[발행인 칼럼] 강경화 장관님, ‘억울한 옥살이’ 두사람에 자유 되찾아주시길

[아시아엔=이상기 발행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님께.

지난 6월말부터 오늘까지 7박11일간 한미정상회담과 G20 정상회의에서 장관님의 적절한 역할로 두 회담 모두 성공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데뷰무대’를 멋지게 장식하신 셈입니다.

저는 그와 같은 결과의 뒤에는 서열의식과 관행에 젖어있는 일부 외교 기득권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관님을 발탁한 문재인 대통령의 과감한 인사와, 장관님의 熱과 誠, 그리고 진정성이 있었다고 봅니다.

존경하는 강경화 장관님.

제가 이 글을 쓰는 것은 취임 한달도 안 돼 장관님께서 맞닥뜨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드배치를 둘러싼 對美·對中 갈등, 한미정상회담과 G20 정상회의 등에 비해 사소하다면 사소하지만, 결코 간과해선 안 될 일이 있어서입니다. 바로 멕시코의 감옥에서 ‘억울하게’ 1년 6개월을 수감 중인 애견옷 디자이너 양아무개(39)씨와 캐나다의 감옥에서 2년3개월 동안 수감 중인 전대근(49) 목사 얘기입니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여야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비해서, 혹은 청문회 전후 업무보고를 통해 장관님께서도 이미 파악하고 계실 수도 있는 사안입니다.

이들이 수감돼 있는 이유는 공교롭게도 유사합니다. 인신매매에 의한 성매매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사건경위는 한동만 재외동포영사대사가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그는 석방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멕시코 양씨의 경우 심재권 외교통일위원장과 설훈·이태규 의원이 지난해 멕시코대사관 현지국감을 연 것은 물론 심·설 두 의원은 교도소에서 양씨를 면회까지 했습니다. 양씨는 지리한 헌법소원(암파로) 끝에 승소했지만 구속연장 결정이 나서 그녀를 구속·기소한 최초의 형사법원으로 넘겨져 재판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2015년 4월 1일 캐나다 연방경찰에 압송되고 있는 전대근 목사

전대근 목사의 경우 역시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재작년 4월 1일 이른 아침 전 목사가 캐나다 연방 검찰에 의해 ‘인신매매에 의한 성매매범’으로 연행되는 장면은 캐나다 대부분 매체는 물론 미국의 CNN 등 북미권 매체, 그리고 한국의 일부매체 등에 의해 ‘추악한 한국인’으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전 목사의 무혐의 사실이 확인되었고, 지금은 캐나다 검찰이 ‘폴리바겐’(사전형량조정제도)을 전 목사측에 제시하는 상황까지 와 있습니다.

존경하는 강 장관님. 멕시코와 캐나다의 감옥에서 자유를 잃고 동쪽하늘만 바라보는 두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시길 간청합니다. 그리고 장관님께서 이들에게 자유를 되찾아주시길 바랍니다.

어떤 이들은 멕시코와 캐나다의 사법제도가 우리의 사법제도와 달라 구금이 장기화되고 있다고도 합니다. 그런 면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법무부와 사법부에는 두 나라의 법체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대응할 만한 전문가들이 틀림없이 계실 겁니다.

어떤 이들은 민감한 사법 사안에 외교부 수장이 나서는 것은 모양새가 안좋다고 걱정하기도 합니다. 그런 면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자국민이 부당하고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는 정부를 존중할 상대국은 지구상 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이들은 현지 공관이 해결하도록 기다리는 게 좋다고도 말합니다.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만일 현지 공관이 그동안 양모씨와 전대근 목사 사건에 대해 제대로 대응했다면 이들이 오랜 세월 억울하게 감옥에 갇혀 있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강경화 장관님의 강력하고 진심어린 조치만이 이들의 자유를 되찾아줄 수 있습니다. 그것만이 제2, 제3의 양모씨·전대근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7월 10일 아시아엔·매거진 N 발행인 이상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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