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누명 캐나다 한인 목사의 옥중육성 “문 대통령님, 제 억울함 들어주세요”
[아시아엔=취재 이상기 기자, 편집·정리 박호경 기자]
캐나다서 26개월 수감중 전대근 목사 ‘옥중통화’
대한민국 한 개인과 캐나다 연방검찰과의 싸움
억울한 누명, 26개월의 외로운 투쟁, 그리고 희망
“문재인 대통령님. 제가 이곳에 있는 동안 주변 사람들이 너희 나라는 힘이 없다고 합니다. 만약 캐나다 시민권을 가지고 있거나 미국인 혹은 일본인이었다면 지금처럼 억울하게 당하지 않았을 겁니다···. 억울한 누명 벗고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대통령님께서 살펴주시길 간곡히 소망합니다.”
캐나다 몬트리얼교도소에서 ‘성매매 주모자’로 몰려 만 26개월 25일째 복역중인 전대근(48) 목사(연행 당시 캐나다 노던라이트칼리지 행정실장)는 24일 이상기 <아시아엔> 발행인과 전화통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그동안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과 자괴감에 하루하루가 너무나 힘들었다”며 “이 싸움은 대한민국 사람 한 개인과 캐나다 연방검찰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사건에 연루된 바가 전혀 없어 반드시 누명을 벗고 풀려난다는 희망을 품고 지금까지 힘들게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지난 22일과 24일에 걸친 두 차례 통화에서 2015년 4월 1일 캐나다 연방경찰에 의해 체포돼 토론토에서 헬기로 몬트리올로 압송된 후 현재 상황을 전하며 “캐나다 연방경찰도 잘못 데리고 온 걸 모두 알고 있다”며 “억울한 누명을 벗고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대통령님께서 살펴주시길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전대근 목사는 2015년 4월 1일 아침 토론토 자택에서 아시아계 여성들을 대거 캐나다에 밀입국시키는 등 ‘국제 성매매조직’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캐나다 연방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전 목사는 토론토 한인거주지역인 노스욕 노던라이트칼리지(Northern Light College, 직업학교 및 고교 3년 크레딧과정)에서 학생들을 상담·모집하는 행정실장 역할도 겸했다.
당시 전 목사가 체포되던 장면은 캐나다 주요 방송사가 생중계하고 신문들이 대서특필했다. 경찰은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한인 여성의 소지품을 검사하다 전 목사의 명함을 근거로 그녀를 추궁했고, 전 목사가 비자를 받는데 도움을 줬다는 증언을 토대로 전 목사를 연행했다. 그러나 체포 당시 현장에 있었던 김병화 캐나다 노던라이트칼리지 원장은 “이 여성은 6개월 관광비자로 캐나다에 온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전 목사는 그에게 유학상담을 해주는 과정에서 명함을 건냈을 뿐 성매매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전했다.
토론토에서 체포된 전씨는 퀘벡주 몬트리올로 이송돼 만 26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주몬트리올 총영사관 직원과 변호인을 제외하고는 면회가 일체 금지되고 있다. 또한 검찰측이 증거자료 수집 등을 이유로 재판을 계속 미뤄 정식재판이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대근 목사는 연세대 사학과 졸업 후 감리교신학대(감신대)를 나와 전도사를 하다 1994년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전 목사는 곧 이어 미국 듀크대에 입학해 설교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캐나다로 다시 가 영주권 취득과 함께 토론토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하며 한인감리교회에서 전도사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2002년께 감리교 미국연회에서 정식으로 목사안수를 받고 감리교 토론토 중앙선교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며 10년 이상 노던라이트칼리지 업무를 병행해 왔다.
다음은 전대근 목사와의 통화 전문이다.
“대통령님 안녕하세요.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대통령에 당선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는 한국 국적자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목회 활동을 하며 한국인이 설립한 사립직업학교에서 행정업무를 도왔던 전대근 목사입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동안 조국의 무한한 발전에 자부심을 느끼며 저도 소임을 다하며 성실히 살아왔습니다. 2015년 4월 1일 캐나다 연방경찰에 의해 아시아 여성을 밀입국시켜 성매매 종사시킨 주모자로 체포되어 토론토에서 헬기로 몬트리올로 압송되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첫날 2시간 조사를 받고 이곳 구치소에서 26개월째 수감되어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 있는 동안 주변 사람들이 너희 나라는 힘이 없다고 합니다. 캐나다 시민권을 가지고 있거나 미국인이거나 일본인이었다면 지금처럼 당하지 않을 거라 했습니다. 캐나다 연방검찰에서도 저를 이곳에 잘못 데리고 온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 싸움은 대한민국 사람 한 개인과 캐나다 연방검찰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과 자괴감에 하루하루가 너무나 힘들었고 몇 번이고 생을 마치려고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사건에 연루된 바가 없어 반드시 누명을 벗고 풀려난다는 희망을 갖고 지금까지 힘들게 버티고 있습니다. 이 곳 검찰이 증거조사를 위한 구실로 재판을 연기시키는 동안 2년이 넘도록 수감되어 있습니다.
대통령님. 한동안 저는 국가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현지 영사관 등에서 도움을 주고 있지만 너무 힘이 듭니다. 이제 억울한 누명을 벗고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대통령님께서 살펴주시길 간곡히 소망하며 새 정부가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으며 성공하는 정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몬트리올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전대근 목사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로 범죄 혐의자로 고초를 겪고 있지만 국민들께서 걱정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이렇게 버티고 있습니다. 제가 누명을 벗고 여러분께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어려움을 당하신 분들에게.
누군지 알 수 없지만 억울한 상황에 놓여 곤경에 처하신 모든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 설령 지금보다 더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건강 챙기시고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지금 이 시간에도 여러분을 애타게 기다리시는 분들을 생각해서 희망을 내려 놓지 마시고 꼭 꿋꿋이 견디시길 부탁 드립니다.
아시아엔 등 언론매체에게.
누명을 쓰고 곤경에 처해 있는 저에게 작은 희망을 주고 있는 아시아엔 이상기 회장님과 소속 기자님들에게 마음으로부터 깊은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가 성직자로서 이곳에서 참담한 현실을 견디고 있습니다. 부디 이곳에서 누명을 벗고 나올 수 있도록 회장님께서 계속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당시 전대근 목사의 혐의에 대한 유.무죄의 판단이 계류중인 상황에서, 한국의 주력 매체들 까지 외면한 재외동포의 억울함을 객관적 시각으로 용기있게 보도해 주신 ASIAN에 진심으로 존경과 경의를 표 합니다. 전대근 목사에게 씌워진 터무니없는 혐의가 하루 속히 풀리길 바라며 ASIAN의 무궁한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