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억울한 옥살이 전대근 목사] 50대 노동자는 강경화 장관에게 왜 진정서를 보냈나?

[아시아엔=박호경 기자] 캐나다 몬트리올 연방구치소에서 29개월째 구속 수감 중인 전대근 목사 사건과 관련해 대구의 한 시민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앞으로 진정서를 보냈다.

대구시 달서구 문정수출포장 노동자 문용식(58)씨는 지난 27일 외교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부가 전 목사 석방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문씨의 “저는 오늘 캐나다 토론토의 두 목사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한다”며 진정서를 써내려 갔다. 문씨는 “한 분은 캐나다 시민권자 임현수 목사로 오랜 기간 북한을 다니며 열악한 아동시설과 노인 요양시설을 지원하는 구호활동 중 2015년 1월 북한당국에 억류되고 종신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최근 석방되었다”며 “캐나다 정부는 임 목사가 억류된 이후 총리까지 나서 특사로 국가안보보좌관을 보내 캐나다로 데려왔다”고 말했다.

문용식씨는 이어 “또 한 분은 토론토에서 십 수년간 목회 활동을 하며 현지 정부가 인가한 사립직업학교에서 종사하던 대한감리교회 소속 전대근 목사로 2015년 4월 1일 황당한 누명을 쓰고 캐나다 사법당국에 구속되어 지금까지 정식재판도 못 받고 29개월째 몬트리올 연방구치소에 구속되어 있다”고 했다.

<아시아엔>은 문용식씨의 진정서를 바탕으로 전 목사 사건을 재구성해 △전 목사 구속의 부당성 △캐나다 검찰의 부실수사 및 폴리바긴 행태 △전 목사의 현재 상황 등을 소개한다.

토론토 중앙선교교회 목사 안수를 받은 전대근 목사(오른쪽)

전 목사가 체포된 시점은 2015년 4월 1일(현지시각) 오전 7시경으로, 무장한 캐나다 연방경찰(RCMP) 8~9명이 토론토 소재 숙소에서 학교로 출근하려던 전 목사를 체포하기 위해 소리치며 문을 따고 들어왔다. 연방경찰은 전 목사와 함께 출근하려던 학교 설립자 김병화(62·여, 현재 서울 서초구 양재동 거주) 원장을 제압해 강제로 넘어뜨린 뒤 수갑을 채웠다. 당시 전 목사는 먼저 수갑이 채워져 밖으로 끌려나간 상태였다.

당시 연방경찰은 체포 및 가택 수색에 대한 이유를 알려 주지 않았다. 전 목사는 본인이 어디로 끌려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승용차 안에 태워져 30분 정도 이동해 토론토공항에 도착했다. 전 목사는 그때서야 자신이 성매매 알선 및 범죄단체를 조직한 혐의로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 목사는 곧바로 헬기편으로 캐나다 몬트리올 소재 연방경찰 조사실로 압송됐다.

전대근 목사 사건은 캐나다 정부가 언론에 사전 정보를 흘려 전 목사가 체포돼 헬기에 태워져 압송되는 과정이 캐나다 국영방송과 미국 CNN 방송 등을 통해 실시간 캐나다 전국과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한국에서도 여러 언론에서 주요 뉴스로 취급되었다.

전 목사는 형식적인 조사를 받은 후 구치소로 신병이 인도돼 6개월간 독방에 갇혀 통제를 받아야 했다. 특히 4촌 이내 친족이 아니면 면회도 거부당해 그를 면회할 수 있는 사람은 변호사와 주몬트리얼 총영사관의 영사뿐이었다. 연방검찰이 예비재판(pro forma) 과정에서 증거확보를 구실로 계속 정식재판을 연기하면서 전 목사는 현재까지 구속돼 있다.

캐나다 검찰은 전 목사 체포 당시 “아시아계 여성 500여명을 밀입국시켜 성매매를 알선하고 이를 주도한 범죄단체의 두목”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금년 3월 1일 예비재판에서 담당 재판부는 전 목사의 혐의 가운데 검찰이 기소 때 내세운 성매매 알선 및 범죄단체 두목에 대해서는 제외시켰다.

앞서 검찰은 작년 말 전 목사에게 “성매매 알선 대신 학생들이 제출한 위·변조 서류를 당신이 보관했다고 진술하면 석방시켜 주겠다”고 했으나 전 목사는 이를 거부한 바 있다. 사법당국은 이와 함께 석방 조건으로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어떠한 이의 제기도 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요구했다고 문씨는 진정서에서 밝혔다. 문씨는 “이같은 사실은 전 목사를 면회한 변호사가 전 목사가 체포되기 전 일했던 직업학교 설립 및 운영자인 김병화씨로부터 전해 들은 것”이라며 “전 목사는 연방구치소 내 공중전화를 통해 나에게도 3~4차례 재판 관련 소식을 알려왔다”고 했다.

전 목사는 검찰의 이같은 제안(폴리바긴)을 거부한 것과 관련 “그런 조건에 부당함을 느꼈고 학생들이 제출한 서류가 어떤 것이 위·변조된 것인지조차 알 수 없었으며 그런 일을 한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연방검찰은 최근까지 “전 목사가 성매매와 관련된 여성의 체류기간 연장에 도움을 주었다”며 통화내역도 문제삼고 있다. 이와 관련 학교 측은 “누군가 체류기간 연장을 위해 문의할 때 설령 당사자가 성매매 관련 일에 종사한다 해도 학교로선 그의 신분을 모르니 체류연장과 관련해 성실히 안내할 뿐이며, 성매매단체와 학교가 연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문씨는 진정서에서 “캐나다 사법당국의 장기 구속과 인권을 무시한 처사가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며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석방 노력을 촉구했다.

전 목사는 이 사건에 연루된 피고인들과 개인적·사회적으로 어떠한 인연도 없었는데 황당하게 범죄단체 두목이 되어 체포 후 2시간 동안의 조사만 받고 29개월째 수감되어 있다. 또한 전 목사는 토론토에서 15년간 거주하며 목사 신분으로 사건 이전까지 목회활동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꾸준히 도왔다. 특히 사건 연루 한국인 1명과 다수의 중국인 모두 사건 초기 보석으로 석방됐지만, 전 목사는 비교적 안정된 신분과 직장이 보증됐음에도 불구하고 보증인과 본인 소유의 집 및 자동차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보석신청이 2차례 기각됐다.

캐나다 사법당국의 처사는 인권보호를 위해 신속한 재판을 보장하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규범에 반하는 일로 개인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1976년 3월23일 발효된 유엔 ‘국제인권 규약’은 “수감중인 누구나 부당하게 지체됨이 없이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진정서를 제출한 문용식씨는 “전 목사 사건은 캐나다 사법당국이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며 우리 국민에 대해 부당한 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속한 석방과 이로 인해 장기간 피해를 당한 전대근 목사, 김병화 원장의 정신적·재산상 피해에 대해서도 국가가 적극 개입해 구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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