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검찰 출장소가 아니다”···검찰개혁 참고서 영화 ‘검사외전’ 강추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임명으로 외무부 문민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비 외무고시 출신 여성장관은 실로 파격적이다. 강경화 장관은 고 강창선 KBS 아나운서의 딸로서 MIT를 나왔다. 미국에서 낳은 장녀가 국내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위장전입한 것이 문제가 된다고 청와대에서 스스로 밝혔다. 이 문제가 아들 병역면제를 위해 위장 출산을 하는 아낙네들과 같은가?
강경화 장관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더불어 우리의 큰 자산이다. 널리 쓰이도록 청문회에서 지혜로운 판단을 하기 바란다. 서울대 독문과를 나온 북미국장이 외교학과 중심의 순혈주의를 개탄하던 일이 생각난다. (그도 결국 외교부장관이 되었지만) 북미국 출신 중심의 외교부에서 강경화 장관 같은 다양한 국제기구 근무경력을 가진 사람을 쉽게 구할 수 있겠는가?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본격 나서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검찰개혁 실패의 쓴 맛을 잘 알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긍정적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한다. 검찰개혁을 위해서 차제에 지금까지 잘 지적되지 않은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그것은 검찰과 법무부의 분리다.
수사권, 수사지휘권, 기소권의 조정, 공수처의 설치 못지않게 법무부가 검찰의 출장소가 되는 것부터 바꾸어야 한다. 법무부 차관은 검사장 가운데 비교적 신참이 임명되고 대검차장은 그보다 훨씬 선임자가 가는 관행이 이를 말해준다. 법무부는 검찰의 수사에는 직접 간여하지 않지만 검찰을 통제해야 한다.
김치열, 김기춘, 우병우는 검찰권력의 상징이다. 국민들이 바라는 검찰개혁의 문제는 이들이 집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검사외전>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조국 민정수석이 그림을 잘 그리고, 윤석열 중앙지검장 등이 이를 잘 따를 지 주목한다.
문재인 정부는 국방부의 문민화에 대해 특히 유의해야 한다. 국방부 문민화가 과거 몇 차례 개혁처럼 민간관료들 자리가 늘어나는 것이라면 잘못된 것이다. 국방부의 문민화를 위해서는 미국 국방부를 잘 보아야 한다. 미국에서는 부장관(deputy secretary)이 서열 2위, 차관(under secretary)이 서열 3, 4, 5위, 합참의장은 그 다음이다. 서열 문제만이 아니다. 국방부는 최고사령부가 아니다. 군을 법과 예산과 정책으로 통제하는 정부부처다. 일본 등과 달리 한국의 국방관료는 군사에도 정통해야 한다.
탱크와 장갑차도 구분 못하는 재무관료가 차관으로 올 수 있는 데가 아니다. 야전 이외 경험이 별로 없는 장교가 오는 곳도 아니다. 국방부 문민화는 일반직 자리 늘리는 것이 아니라 보다 고차원적으로 더 개화된(civilized) 국방부가 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 개혁은 다 같이 개화된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최고의 인재를 모아야 한다. 특정지역이라 안 되고, 지난 정부에서 쓰여서 안 되고···. 이런 유치한 인선을 해서는 안 된다. 모든 부문에서 보다 정상적인 나라를 지향해야 한다. 문명화된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정책실장 장하성의 조부는 신안에서 일으킨 만석꾼의 부를 독립운동에 지원하였고, 장재식 전 산자부 장관이 숙부, 장하성의 사촌은 캠브리지대학 경제학 교수 장하준이다. 이런 인재를 끌어들였다는 것은 주목받을 만하다.
청와대 오찬에 당대표들이 명찰을 달고 앉아 있지 않는 것만 해도 많이 개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