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수 목사의 코로나 묵상②]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개발을

 
나눔을 배우고 실천하는 세상이 앞당겨지고 지속되길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관계에서부터 생활문화와 집단의식 등 여러 분야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긍정적이고 포용적인 사회가 앞당겨지길 바라는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부활절을 맞아 ‘코로나 방콕하면서 묵상하다’란 제목의 메시지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임현수 목사의 길고도 깊은 메시지를 <아시아엔> 독자들과 5차례에 걸쳐 공유합니다. 임 목사는 2015년 1월 북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평양에 들어갔다가 체포돼 ‘국가전복’ 혐의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31개월간 복역한 바 있습니다. <편집자>

보고 싶은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감옥에 혼자 있다 보니 함께하던 가족들, 교회 성도들, 함께 예배하던 성도들, 교제하던 형제들이 너무도 그리웠습니다. 가족들이 너무도 보고 싶었습니다. 어머니 품에 안겨 울고 싶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평범했던 일상생활이 엄청난 축복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누구나 이야기하는 것처럼 평범한 삶의 축복을 알아야 합니다. 날마다 먹는 평범한 식사를 감사해야 합니다. 매일 사용하는 평범한 온수 사용을 감사해야 합니다. 잘 모르고 매일 누렸던 평범한 자유의 소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요즘 방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갇혀있는 우리 국민들이 지난 한달 전 평범하게 살던 삶의 귀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될 것입니다.

폐쇄된 공간에서 해방된 것이 마치 죽음에서 해방된 것 같았습니다. 요즘은 자유의 기쁨을 맘껏 누리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집안에서 1년을 꼼짝없이 지내라고 해도 그리 힘든 일이 아닙니다.

가정의 중요성

오랜만에 집에서 된장국에 집밥을 먹으며 가정을 느낍니다. 겨우 산책하면서 아내와 아이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행복해하는 강아지들 모습도 보게 됩니다.

무너져 가는 로마를 보면서 “애국자여 가정을 지키라”고 했던 철학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지금 가정의 소중함을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 사재기하는 모습들을 보며 인간의 이기성을 봅니다.조금만 더 심해지면 사회폭동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아이티는 확진자가 나타나면서 사재기, 총기 소지, 주민 폭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미국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총과 총알 사재기가 극성입니다. 수퍼마켓에서 사재기는 가관도 아니었습니다.

나눔의 정신이 아직도 빈곤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입니다.

영향력의 청지기

병균의 급속한 전파를 보며 관계를 통한 영향력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스킨십을 통해, 대화하는 가운데 코로나19가 전염되듯이. 반대로 우리는 이런 친밀함 속에서 복음을 편만하게 전파하는 영향력의 청지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초대교회의 영향력을 말하면서 성경은 “전염병처럼 번져갔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복음이 이렇게 무섭게 번져가는 새로운 부흥을 꿈꾸어 봅니다.

과소비 성향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물, 식료품, 약 등 몇 가지라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너무 과소비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별로 필요 없는 것들, 안 먹어도 안 사도 되는 것들이 너무 많지 않나요?

오히려 몸에 해로운 것, 몸을 망치는 것도 살펴보아야 할 시간입니다. 집안에서 썩고 있는 것들, 곰팡이 피고 있는 것들, 전혀 안 쓰는 물건들, 한번도 입지 않고 있는 옷가지들, 신지 않는 신발 등을 전부 내다가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면 좋겠습니다.

자유의지

나누는 삶을 살든가 내것부터 사재기 하던가 우리들의 자유의지가 시험받는 시간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 같은 사람만 있다면 세상이 지상천국이 될 것인가? 세상 지옥이 될 것인가? 자신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자유를 선용하시나요?

생활습관 고침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화장지, 휴지, 물수건, 페퍼 타월, 냅킨 등을 너무 많이 쓰고 있습니다. 신문, 잡지, 책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나무를 수없이 베야하고 그래서 지구의 사막화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현실화시키는 것이 힘들겠지만 화장실 세척도 종이보다는 물이 훨씬 위생적입니다. 원시적인 방법도 있고 비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북한 감옥에서 근 3년 동안 비데가 아닌 물로 세척한 경험이 있습니다. 화장지도 모자랐지만 물로 세척하니 한결 깨끗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개발할 수도 있겠다는 말 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공장이 서고, 비행기가 서고, 자동차가 서니 지구가 건강해졌습니다. 그동안 인간의 소유욕을 넘은 탐욕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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