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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오늘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

[오늘의 시] ‘독도만세’ 이근배 “눈 부릅뜨고 지켜왔거니”

[오늘의 시] ‘독도만세’ 이근배 “눈 부릅뜨고 지켜왔거니”

하늘의 일이었다 처음 백두대간을 빚고 해 뜨는 쪽으로 바다를 앉힐 때 날마다 태어나는 빛의 아들 두 손으로 받아 올리라고 여기 국토의 솟을 대문 독도를 세운 것은 누 억년 비, 바람 이겨내고 높은 파도 잠재우며 오직 한반도의 억센 뿌리 눈 부릅뜨고 지켜왔거니 이 홀로 우뚝 솟은 봉우리에 내 나라의 혼불이 타고 있구나 독도는 섬이 아니다 단군사직의 […]

[오늘의 시] ‘아들에게’ “사랑은 응시하는 것이다”

[오늘의 시] ‘아들에게’ “사랑은 응시하는 것이다”

아들아 詩를 쓰면서 나는 사랑을 배웠다 폭력이 없는 나라, 그곳에 조금씩 다가갔다 폭력이 없는 나라, 머리카락에 머리카락 눕듯 사람들 어울리는 곳, 아들아 네 마음속이었다   아들아 詩를 쓰면서 나는 遲鈍(지둔)의 감칠맛을 알게 되었다 지겹고 지겨운 일이다 가슴이 콩콩 뛰어도 쥐새끼 한 마리 나타나지 않는다 지겹고 지겹고 무덥다 그러나 늦게 오는 사람이 안 온다는 보장은 없다 […]

[오늘의 시] ‘곡강대주’ 두보 “진정 세상과 맞지 않아서라네”

[오늘의 시] ‘곡강대주’ 두보 “진정 세상과 맞지 않아서라네”

곡강대주 부용원밖 곡강가에 앉아 돌아갈 줄 모르고 앉아있노라니 수정궁전(水精宮殿)은 점차 흐릿해지네. 복사꽃은 드물게 버들개지 따라 떨어지고 꾀꼬리는 때때로 하얀 새들과 함께 날아다닌다. 제멋대로 마시는 것은 사람들에게 버림받길 원하기 때문이고 조정의 일에 게으른 것은 진정 세상과 맞지 않아서라네. 벼슬하면서 더욱 창주(滄洲)가 멀어졌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늙어버렸음을 슬퍼하면서도 벼슬을 떨치고 떠나지 못한다네.   曲江對酒 苑外江頭坐不歸 水精宮殿轉霏微 桃花細逐楊花落 黃鳥時兼白鳥飛 […]

[오늘의 시] ‘열반송’ 조오현 “이마에 뿔이 돋는구나 억!”

[오늘의 시] ‘열반송’ 조오현 “이마에 뿔이 돋는구나 억!”

천방지축 기고만장 허장성세로 살다 보니 온 몸에 털이 나고 이마에 뿔이 돋는구나 억!  

[김희봉의 21세기형 인간 82] ‘둔필승총’ 정약용···”기록하면 갱신된다”

[김희봉의 21세기형 인간 82] ‘둔필승총’ 정약용···”기록하면 갱신된다”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원]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얼마나 다른가? 오늘의 나는 1년 전의 나와 얼마나 달라졌나? 오늘의 나는 1년 후의 나와 얼마나 달라질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떠올리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거나 말하기가 쉽지 않다면 당신에게는 ‘기록하라’는 처방이 필요하다. 기록은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자 개인의 소중한 자산이다. 기록을 하게 […]

[오늘의 시] ‘날 부르려거든’ 김종환 “어제 과음했어도 나가리라”

[오늘의 시] ‘날 부르려거든’ 김종환 “어제 과음했어도 나가리라”

날 부르려거든 ‘술이나 한잔 하자’ 고 하지 말고 ‘소주를 한 잔 사겠소’ 라고 말해 주오 좋은 술집, 비싼 술집이 아니라도 좋소 시장 안, 꼭 시장 안이 아니라도 좋소 돼지국밥집이나 순대국밥집이면 더욱 좋소 술을 사겠다니 부담이 없어 좋지만 주머니엔 술값을 넣어 가지고 나가겠소 마시다 보면 술값은 내가 낼 수도 있고 아니면 2차를 내가 내더라도 그게 술 […]

[오늘의 시]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김수영 “소리내서 울고 싶은…”

[오늘의 시]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김수영 “소리내서 울고 싶은…”

취해도 쉽게 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우리는 오랜만이라며 서로 눈빛을 던지지만… 외로움보다 더 가파른 절벽은 없지 살다 보면 엉망으로 취해 아무 어깨나 기대 소리 내서 울고 싶은 그런 저녁이 있다.

[아흔살 청년] 오대산 샘골에 ‘외로운 양치기 소년’ 울려퍼지고

[아흔살 청년] 오대산 샘골에 ‘외로운 양치기 소년’ 울려퍼지고

[아시아엔=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캠프나비 대표] 2018년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30일 낮, 장마비가 오락가락 하는 경기도 양주 조그만 내 아파트에 낯선이 7명이 찾아왔다. 안산시청 지역사회과 직원들과 시 산하단체 직원들이다. 그들은 제종길 전 시장이 지은 책과 난 화분 선물이 손에 들려 있었다. 90이 넘은 노인이 혼자 사는 집을 찾아온 손님들은 해가 질 무렵에야 떠났다. 나는 그들에게 […]

[오늘의 시] ‘담쟁이’ 도종환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오늘의 시] ‘담쟁이’ 도종환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

[오늘의 시] ‘광야’ 이육사 “큰 강물이 드디어 길을 열었다”

[오늘의 시] ‘광야’ 이육사 “큰 강물이 드디어 길을 열었다”

광야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하여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친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고선 지고 큰 강물이 드디어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가득하니 내 여기에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를 타고 오는 […]

[오늘의 시] ‘다리’ 신경림 “남만 건네주는 것일까”

[오늘의 시] ‘다리’ 신경림 “남만 건네주는 것일까”

다리가 되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스스로 다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내 등을 타고 어깨를 밟고 강을 건너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꿈속에서 나는 늘 서럽다 왜 스스로는 강을 건너지 못하고 남만 건네주는 것일까 깨고 나면 나는 더 억울해 지지만 이윽고 꿈에서나마 선선히 다리가 되어주지 못한 일이 서글퍼진다

[책산책] 어려운 고전 쉽게 읽기···’에피소드와 함께 읽기 단테의 신곡’

[책산책] 어려운 고전 쉽게 읽기···’에피소드와 함께 읽기 단테의 신곡’

[아시아엔=김혜원 인턴기자] 인문정신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단테의 <신곡>.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단테 자신이 지옥과 연옥, 천국을 순례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서사는 고대 그리스로마신화와 그리스도교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에피소드와 함께 읽기 단테의 신곡>(차기태 저, 필맥)은 서양 문화와 철학에 별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신곡>을 […]

[오늘의 시] 이백 ‘산중문답’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오늘의 시] 이백 ‘산중문답’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웃을 뿐, 답은 않고 마음이 한가롭네. 복사꽃 띄워 물은 아득히 흘러가나니, 별천지 따로 있어 인간 세상 아니네.   問余何事棲碧山(문여하사서벽산)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답심자한)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오늘의 시] ‘우리들은 지지않았다’ 이도윤 “붉은 함성으로 더 뜨거운 세상을 울리자”

[오늘의 시] ‘우리들은 지지않았다’ 이도윤 “붉은 함성으로 더 뜨거운 세상을 울리자”

우리는 지지않았다 북소리 높여라 장미같은 피들아 너는 이미 낡은 역사위를 딛고선 나의 푸른 발… 머리 떨구지마라… 너는 결코지지않았다 우리 붉은 함성으로 더 뜨거운 세상을 울리자 흔들어놓자 우리의 푸른 아들아.  

[오늘의 시] ‘바닷가에서’ 타고르 “아이들의 위대한 모임이 있습니다”

[오늘의 시] ‘바닷가에서’ 타고르 “아이들의 위대한 모임이 있습니다”

끝없는 세계의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입니다. 한없는 하늘이 머리 위에 멈춰 있고 쉼 없는 물결은 사납습니다. 끝없는 세계의 바닷가에 아이들이 소리치며 춤추며 모입니다. 그들은 모래로 집 짓고 빈 조개껍질로 놀이를 합니다. 가랑잎으로 그들은 배를 만들고 웃음 웃으며 이 배를 넓은 바다로 띄워 보냅니다. 아이들은 세계의 바닷가에서 놀이를 합니다. 그들은 헤엄칠 줄을 모르고 그물 던질 줄도 모릅니다. […]

[오늘의 시] ‘장마전야’ 홍사성 “나이 든 아내와 과년한 딸애가 생각났다”

[오늘의 시] ‘장마전야’ 홍사성 “나이 든 아내와 과년한 딸애가 생각났다”

장마 전야 자정 넘은 헐렁한 시간 구파발행 버스 노약자석은 텅 비어 있었다 네온사인이 빠르게 지나가고 빗줄기는 차창 밖으로 빗금을 그었다 승객 몇은 졸고 청춘 한 쌍은 바퀴벌레처럼 붙어 있었다 민망해서 돌린 눈길 광고 헤드라인이 화살처럼 꽂혀 왔다 “혈관 질환, 당신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술 한잔 마신 덕에 천하가 돈짝만 해 보이던 기분이 찬물에 담근 거시기마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