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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서시’ 윤동주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오늘의 시] ‘서시’ 윤동주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오늘의 시] ‘나에게’ 김영관 “포기 안하고 다시 일어나 줘서 고마운 나의 너 사랑해”

[오늘의 시] ‘나에게’ 김영관 “포기 안하고 다시 일어나 줘서 고마운 나의 너 사랑해”

무엇을 원하는지무엇을 이루어야 하는지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보니 여지껏 쌓아놓았던 것들은 모두 무너져 버리고 보이질 않네   한순간…주저앉아 눈물 나던 순간 눈 들어 세상을 보네   다시 일어서 내 생을 다시 쌓아올려야 해. 한번 더… 무너진 꿈은 그 자리에 있고 새로운 희망이 보여   되돌릴 수 없는 길이라면 슬퍼하지 말고 일어서야 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며 다시 […]

[오늘의 시] ‘가을’ 정호승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오늘의 시] ‘가을’ 정호승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돌아보지 마라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돌아보지 마라 지리산 능선들이 손수건을 꺼내 운다 인생의 거지들이 지리산에 기대앉아 잠시 가을이 되고 있을 뿐 돌아보지 마라

[오늘의 시] ‘미시령’ 이상국 “서울 같은 건 거저 준대도 못 산다며”

[오늘의 시] ‘미시령’ 이상국 “서울 같은 건 거저 준대도 못 산다며”

영을 넘으면 동해가 보이고 그 바닷가에 나의 옛집이 있다 수십년 나는 미시령을 버리고 싶었다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집을 비우면 바다가 심심할까봐 눈 오는 날에도 산을 넘고 어떤 날은 달밤에도 넘는다   서울 같은 건 거저 준대도 못 산다며 한사코 영을 넘는 것이다   바다도 더러 울고 싶은 날이 있는데 내가 없으면 그 […]

[오늘의 시] ‘파지’把指 조오현 “천둥소리 들린다 한다”

[오늘의 시] ‘파지’把指 조오현 “천둥소리 들린다 한다”

2012년 11월1일 조오현 스님(오른쪽)이 압델라힘 엘 알람 모로코작가연합회장(가운데), 바이올린 연주자 배제니씨(왼쪽)와 책을 펼쳐 보며 말씀을 나누고 있다.   조실스님 상당相堂을 앞두고 법고를 두드리는데   예닐곱 살 된 아이가 귀를 막고 듣더니만   내 손을 가만히 잡고 천둥소리 들린다 한다

[오늘의 시] ‘불혹의 추석’ 천상병 “나는 너무 덤볐고 시끄러웠다”

[오늘의 시] ‘불혹의 추석’ 천상병 “나는 너무 덤볐고 시끄러웠다”

침묵은 번갯불 같다며 아는 사람은 떠들지 않고 떠드는 자는 무식이라고 노자께서 말했다.   그런 말씀의 뜻도 모르고 나는 너무 덤볐고 시끄러웠다.   혼자의 추석이 오늘만이 아니건마는 더 쓸쓸한 사유는 고칠 수 없는 병 때문이다.   막걸리 한 잔, 빈촌 막바지 대폿집 찌그러진 상 위에 놓고, 어버이의 제사를 지낸다. 다 지내고 복을 하고 나이 사십에 나는 […]

[오늘의 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김광규 “혜화동 로터리에서 대포를 마시며”

4·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결론 없는 모임을 끝낸 밤 혜화동 로터리에서 대포를 마시며 사랑과 아르바이트와 병역 문제 때문에 우리는 때 묻지 않은 고민을 했고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

[오늘의 시] ‘너는’ 김창수 “장애인여성 곽정숙 전도사···낮은 곳으로 흘러 하늘 된 사람아”

[오늘의 시] ‘너는’ 김창수 “장애인여성 곽정숙 전도사···낮은 곳으로 흘러 하늘 된 사람아”

-곽정숙 전도사 1주기 추모시(2017.3.20) 너는 여성 장애인 여성 장애인 한 가지만도 등외인데도 넘치기를 기다리지 마라 흘러 내려라 솟구치지 마라 무너져 내려라 모든 삶의 정답은 심장이다 너는 장애인 여성 장애인 여성 불가촉천민 많은 조건 갖추고서도 130미터 작은 키는 땅을 껴안는 가슴 등의 혹은 이웃으로 뻗은 천수천안 관음의 손 아, 뉘라서 장애를 아름다움이라 하였는가 너를 떠나 뉘라서 […]

[오늘의 시] ‘레퀴엠’ 김창수 “어머니 영전에 울지 않으리라”

[오늘의 시] ‘레퀴엠’ 김창수 “어머니 영전에 울지 않으리라”

나 울지 않으리라 어머니 영전에 울지 않으리라 가슴으로도 넋을 놓고도 결코 울지 않으리라 당신 길 마음 놓고 가시라고 목울음 한 번만 꿀떡 삼키고 눈으로만 울리라  

[오늘의 시] ‘8月 소나기’ 김명배 “늙은 부처가 낮잠을 깬다”

[오늘의 시] ‘8月 소나기’ 김명배 “늙은 부처가 낮잠을 깬다”

더럭더럭 운다, 8月 소나기. 늙은 부처가 낮잠을 깬다. 숲속 어디에 빤짝이는 것이 있다.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틀림없다.

[오늘의 시] ‘사랑하는 까닭’ 한용운 “당신은 나의 백발도, 눈물도, 죽음도···”

[오늘의 시] ‘사랑하는 까닭’ 한용운 “당신은 나의 백발도, 눈물도, 죽음도···”

인제 만해마을에 있는 만해 한용운 선생 흉상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

[오늘의 시] ‘답십리 무당집’ 민영 “낭자, 내 신수 좀 봐주슈 하면”

[오늘의 시] ‘답십리 무당집’  민영 “낭자, 내 신수 좀 봐주슈 하면”

어미 무당이 세상을 떠나자 열일곱 살 난 딸이 그 뒤를 이었다. 어렸을 때 열병으로 눈이 멀었다는 딸 무당은 얼굴 희기가 배꽃 같았다   점치러 온 손님들이 바싹바싹 다가앉으며 낭자, 내 신수 좀 봐주슈 하면 딸 무당은 안 보이는 눈을 꿈벅이다가 만다라 화 몽우리 피듯 살며시 웃었다.   답십리 언덕배기 바람잡이 동네 ∑자 기(旗) 펄럭이는 토담집 […]

[오늘의 시] 백중···시인 백석은 ‘칠월백중’에서 이렇게 묘사했다

[오늘의 시] 백중···시인 백석은 ‘칠월백중’에서 이렇게 묘사했다

마을에서는 세불 김을 다 매고 들에서 개장취념을 서너 번 하고 나면 백중 좋은 날이 슬그머니 오는데 백중날에는 새악시들이 생모시치마 천진푀치마의 물팩치기 껑추렁한 치마에 쇠주푀적삼 항라적삼의 자지고름이 기드렁한 적삼에 한끝나게 상나들이옷을 있는 대로 다 내입고 머리는 다리를 서너 켜레씩 들어서 시뻘건 꼬둘채댕기를 삐뚜룩하니 해꽂고 네날백이 따배기신을 맨발에 바뀌 신고 고개를 몇이라도 넘어서 약물터로 가는데 무썩무썩 더운 […]

[오늘의 시] ‘처서 지나서’ 이상원 “어제는 이미 없고 빈 그 공간을 잠자리···”

[오늘의 시] ‘처서 지나서’ 이상원 “어제는 이미 없고 빈 그 공간을 잠자리···”

어제는 이미 없고 빈 그 공간을 잠자리, 볼 붉은 채 무심히 떠 있다   햇살은 하얀 포말 가벼이 날개짓에 부서지고 떠나가는 것들의 집은 어디인가   입술을 닫고 나무들 그리움에 젖어 있다   말하지 않는 그의 말들이 날개 끝에 반짝여, 오늘은   자꾸만 옛날을 뒤따라가는 저문 날이 보인다

[오늘의 시]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박노해 “때인가? 능能인가? 뜻인가?'”

[오늘의 시]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박노해 “때인가? 능能인가? 뜻인가?'”

그토록 애써온 일들이 안 될 때 이렇게 의로운 일이 잘 안 될 때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뜻인가” 길게 보면 다 하늘이 하시는 일인데 이 일이 아니라 다른 일을 시키시려는 건 아닌가 하늘 일을 마치 내 것인 양 나서서 내 뜻과 욕심이 참뜻을 가려서인가 “능能인가” 결국은 실력만큼 준비만큼 이루어지는 것인데 현실 변화를 바로 보지 못하고 나 […]

[오늘의 시] ‘비를 맞으며’ 서정윤 “오늘만은 실컷 울어도 좋으리”

[오늘의 시] ‘비를 맞으며’ 서정윤 “오늘만은 실컷  울어도 좋으리”

살아 있다는 것으로 비를 맞는다 바람조차 낯선 거리를 서성이며 앞산 흰 이마에 젖는다 이제 그만 흘러가는 대로 맡겨 두자 태양은 숨어 있고 남루한 풀잎만 무거워진다 숨어 있는 꽃을 찾아 바람이 치이는 구름 낮은 자리에 우리는 오늘도 서 있고 오늘만은 실컷 울어도 좋으리 편히 잠들지 못하는 먼저 죽은 자들의 영혼을 달래며 비는 떨어지고 있다 마음에도 젖지 […]

[오늘의 시] ‘로또를 포기하다’ 복효근 “나는 갑부가 되지 말아야겠다”

[오늘의 시] ‘로또를 포기하다’ 복효근 “나는 갑부가 되지 말아야겠다”

똥을 쌌다 누렇게 빛을 내는 굵은 황금 똥 깨어보니 꿈이었다 들은 바는 있어 부정 탈까 발설하지 않고 맨 처음 떠오르는 숫자를 기억해두었다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려운 두 누나 집도 지어주고 자동차를 바꾸고 아내도 아니, 아내는 이쁜 두 딸을 낳아주었으니 남 보는 눈도 있고 하니 좀 더 생각해 볼 것이다 직장도 바꾸고 물론 시는 쓰지 않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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