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Posts tagged with » 시

[오늘의 시] ‘幸福의 나라로’ 한대수 “고개 숙인 그대여”

[오늘의 시] ‘幸福의 나라로’ 한대수 “고개 숙인 그대여”

帳幕을 걷어라 너의 좁은 눈으로 이 世上을 떠보자 窓門을 열어라 춤추는 산들 바람을 한번 또 느껴보자 가벼운 풀밭위로 나를걷게해주세 봄과새들 소리 듣고 싶소 울고 웃고 싶소 내 마음을 만져줘 나는 幸福의 나라로 갈 테야 접어드는 初저녁 누워 空想에 들어 생각에 陶醉했소 壁에 작은 窓가로 흘러 드는 산뜻한 노는 아이들 소리 아 나는 살겠소 太陽만 비친다면 […]

[오늘의 시] ‘협립양산’ 이태순 “햇살 몇 개 부러진 오후만큼 기울어진”

[오늘의 시] ‘협립양산’ 이태순 “햇살 몇 개 부러진 오후만큼 기울어진”

햇살 몇 개 부러진 오후만큼 기울어진 둥근 꽃밭 확 펼치자 무더웠던 그 여름 울 엄마 꽃송이 지고 내 생이 든 꽃그늘 꽃물이 뚝뚝 질까 아까워 들지 못했을 입술연지 훅 퍼지는 꽃밭 빙빙 돌리며 접었다 펴 보는 사이 간간이 꽃이 피네   # 감상노트 하양 분홍 보랏빛 저 자잘하고 화려한 꽃무늬 양산에 고단한 삶을 확 피게 […]

[오늘의 시] ‘등산’ 안직수 “간식 꺼내 먹으면 그곳이 정상이다”

[오늘의 시] ‘등산’ 안직수 “간식 꺼내 먹으면 그곳이 정상이다”

오르다가 힘겨워 짐 내려놓고 간식 꺼내 먹으면 그곳이 정상이다.   # 감상노트 굳이 해발 1950m 정상에 서야 하는가. 당신이 산에 가는 것은 거기 저자의 삶과는 다른 에너지가 있기 때문. 오르면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기 전에 배낭 가벼이 나누는 사과 한쪽. 그칠 줄 모르는 파동을 잠시 잊고 쉬어가는 곳. 물마시고 웃음 나누는 거기가 충전소, 매이지 않는 마음의 […]

[오늘의 시] ‘새아침에’ 조지훈 “출렁이는 파도 위에 이글이글 태양이 솟듯이”

[오늘의 시] ‘새아침에’ 조지훈 “출렁이는 파도 위에 이글이글 태양이 솟듯이”

모든 것이 뒤바뀌어 질서를 잃을지라도 성진(星辰)의 운행만은 변하지 않는 법도를 지니나니 또 삼백예순날이 다 가고 사람 사는 땅 위에 새해 새아침이 열려오누나.   처음도 없고 끝도 없는 이 영겁(永劫)의 둘래를 뉘라서 짐짓 한 토막 짤라 새해 첫날이라 이름지었던가.   뜻 두고 이루지 못하는 한(恨)은 태초 이래로 있었나보다 다시 한번 의욕을 불태워 스스로를 채찍질하라고 그 불퇴전의 […]

[오늘의 시] ‘별똥별’ 정연복 “살아생전에 한번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의 시] ‘별똥별’ 정연복 “살아생전에 한번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어젯밤 딸에게서 재밌는 얘기를 들었다.   별똥별이 밤하늘에 휙 가느다란 줄 하나를 그으며   지상에 떨어지기까지 찰나의 시간 동안   사랑의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단다.   어릴 적에 딱 한번 보았을 뿐인 별똥별   살아생전에 한번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의 시] ‘내가 미안해’ 김영숙···만년의 거장들은 동심으로 세계를 본다

[오늘의 시] ‘내가 미안해’ 김영숙···만년의 거장들은 동심으로 세계를 본다

집채만 한 파도가 큰 바위를 덮쳤어요 바위야 미안해 너무 세게 때려서 보드란 거품 만들어 마사지를 해줘요 덩치 큰 바위가 파도에게 말해요 아니야 내가 미안해 내 몸이 너무 세서 부서진 물방울 모아 가슴 가득 안아요 # 감상노트 피카소가 그랬듯 추사 김정희가 그랬듯 만년의 거장들은 동심으로 세계를 본다. 동심이 천진무구와 고졸담박의 묘용을 펼친다. 아이의 눈으로 보는 파도와 […]

[오늘의 시] ‘임진강’ 이춘우 “침묵과 헛기침 같은 세월을 아는 저 강”

[오늘의 시] ‘임진강’ 이춘우 “침묵과 헛기침 같은 세월을 아는 저 강”

굽어진 길을 돌고돌아 처음 가보는 낯선 곳을 지나 저 멀고 먼 바다를 향해 아무도 반기지 않아도 힘차게 흐르고 있는 저 강을 보라   침묵과 헛기침 같은 세월을 아는 저 임진강은 오늘도 머언 길 떠나는 아들처럼 어서 가라고 어서 가라고 가라고 손을 흔들어대는 저 강을 보라   아, 황홀했던 잉태의 순간들을 기억하는 저 강은 보고도 못 […]

[오늘의 시] ‘희망은 필사적이다’ 박노해 “새해 아침에 나는 혼자다, 혼자여야 한다”

[오늘의 시] ‘희망은 필사적이다’ 박노해 “새해 아침에 나는 혼자다, 혼자여야 한다”

새해 아침에 나는 혼자다 사람들 속에서도 나는 혼자다   이렇게 앞이 보이지 않는 날 소란과 소음이 더 울려오는 날 나는 혼자다, 혼자여야 한다   세상은 늘 혼돈의 세계고 시대는 늘 위기의 시대고 인생은 늘 길 잃은 생이고   그리하여 나는 쓴다 흰 설원의 길 위에 나는 쓴다 ‘희망은 필사적이다’   혼돈 속에서 새로운 혁명이 꿈틀거리고 […]

[오늘의 시] ’13월’ 박시교 “단 하루 마지막 달에 할 일이 아주 많다”

[오늘의 시] ’13월’ 박시교 “단 하루 마지막 달에 할 일이 아주 많다”

올해부터 내 달력에는 13월을 넣기로 한다 한 해를 12월로 끝내는 게 아쉬워서다 단 하루 마지막 달에 할 일이 아주 많다 첫사랑 산골 소녀에게 엽서를 보내고 눈 내리는 주막으로 친구를 불러내고 헐벗은 세월을 견딘 아내를 보듬어주고 또 미처 생각 못 한 일 없는지 챙겨가며 한 해를 그렇게 마무리해 보고 싶다 그렇다, 내 13월에는 참 바쁠 것 […]

[오늘의 시] ‘배경이 되는 기쁨’ 안도현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일”

[오늘의 시] ‘배경이 되는 기쁨’ 안도현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일”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일은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주는 일이다 별을 더욱 빛나게 하는 까만 하늘처럼

[오늘의 시] 아침기도 김남조 “주님께 한 여자가 해드렸듯이”

[오늘의 시] 아침기도 김남조 “주님께 한 여자가 해드렸듯이”

주님, 아직도 제게 주실 허락이 남았다면 주님께 한 여자가 해드렸듯이 눈물과 향유(香油)와 미끈거리는 검은 모발(毛髮)로써 저도 한 사람의 발을 말없이 오래오래 닦아 주고 싶습니다 오늘 아침엔 이 한 가지 소원으로 기도드립니다

[오늘의 시] ‘성탄편지’ 이해인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의 시] ‘성탄편지’ 이해인 “메리 크리스마스”

친구여, 알고 계시지요? 사랑하는 그대에게 제가 드릴 성탄 선물은 오래 전부터 가슴에 별이 되어 박힌 예수님의 사랑 그 사랑 안에 꽃피고 열매 맺은 우정의 기쁨과 평화인 것을. 슬픈 이를 위로하고 미운 이를 용서하며 우리 모두 누군가의 집이 되어 등불을 밝히고 싶은 성탄절 잊었던 이름들을 기억하고 먼데 있는 이들을 가까이 불러들이며 문을 엽니다. 죄가 많아 숨고 […]

[오늘의 시] ‘거울 앞에서’ 최현숙 “가리기 위해 내리고, 올리고 만듭니다”

[오늘의 시] ‘거울 앞에서’ 최현숙 “가리기 위해 내리고, 올리고 만듭니다”

아빠는 대머리를 가리기 위해 머리카락을 내립니다.   엄마는 흰머리 가리기 위해 머리카락을 올립니다.   난 여드름 난 이마 가리려고 깻잎머리 만듭니다.   #감상노트 아빠와 엄마 그리고 아이가 쓸모 따라 머리 만지는 것을 잘 그린 동시라고 <시와 동화>(2018 겨울호)가 발표했다. 좋은 내용이다. 대상은 청소년인 듯하다. 여드름 난 이마가 어린아이 것도 있을까 싶어 그리 나눠본다. 하지만 아무렴 […]

[오늘의 시] ‘파도의 말’ 김호길 “나도, 나도, 나도, 나도, 눈 맞춰달라는데”

[오늘의 시] ‘파도의 말’ 김호길 “나도, 나도, 나도, 나도, 눈 맞춰달라는데”

억조창생(億兆蒼生)이란 말 있는데 파도 너희가 꼭 그렇다. 나도, 나도, 나도, 나도, 눈 맞춰달라는데 도대체 누구와 말해야 하나 내 고민이 실로 깊다. # 감상노트 억조창생이라니. 시인은 군주였구나. 흡사 자꾸 보채며 날 좀 알아달라고 아양 투정 응석을 부리는 파도의 몸짓. 끊임없이 솟았다 스러지는 파랑(波浪)은 나도, 나도, 나도 하며 눈 맞춰달라는 파도의 수다였구나. 만백성의 수다와 실로 고민이 깊다는 […]

[오늘의 시] ‘동짓달 기나긴 밤을’ 황진이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오늘의 시] ‘동짓달 기나긴 밤을’ 황진이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冬至(동지)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春風(춘풍)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오늘의 시] ‘파도’ 조오현 “먼바다 울음소리 홀로 듣노라면”

[오늘의 시] ‘파도’ 조오현 “먼바다 울음소리 홀로 듣노라면”

밤늦도록 책을 읽다가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먼 바다 울음소리를 홀로 듣노라면 千經 그 萬論이 모두 바람에 이는 파도란다   # 감상노트 불교에서는 바다 울음소리 즉 해조음을 불음(佛音) 또는 일음(一音)이라 한다. 부처는 중생의 물음에 따라 많은 설법(答)을 했고, 중생의 근기(根器)에 따라 그 표현은 달리 했어도 그 설법의 근원은 해조음처럼 같기 때문이다. 시인이 자기성찰을 통하여 자신의 울음소리를 듣고 […]

[오늘의 시] ‘정자리 1’ 손영희 “노란 스쿨버스가 없는 아이를 싣고 간다”

[오늘의 시] ‘정자리 1’ 손영희 “노란 스쿨버스가 없는 아이를 싣고 간다”

노란 스쿨버스가 없는 아이를 싣고 간다 봉고차가 하우스 족 할머니들 싣고 간다 동살이 적막 속으로 순찰병처럼 스며든다 노란 스쿨버스가 없는 아이를 부려 놓고 봉고차가 풀죽은 고춧대들 부려놓자 노을이 아랫목으로 밑불을 놓고 있다   # 감상노트 갓난이 울음소리 끊기고 아이들 보기가 별 보기보다 어려워진 게 진주 어디 뿐인가. 동살이 적막 속으로 순찰병처럼 스민다니 아이들은 아침에 학교로 […]

Page 1 of 7123Next ›La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