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 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 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
초 한 대 초 한 대―― 내 방에 품긴 향내를 맡는다. 광명의 제단이 무너지기 전 나는 깨끗한 제물을 보았다. 염소의 갈비뼈 같은 그의 몸
물 자주 주면 도리어 죽기 쉬워요 햇볕 드는 곳에 가만 놔두는 게 가장 좋아요 꽃 피는 걸 보려면 느긋하게 기다려야 해요 예쁘다고 만지려다 가시에 찔리는
길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어머니 어머니! 젖을 빨려 이 마음을 달래어 주시오. 이 밤이 자꾸 서러워지나이다. 이 아이는 턱에 수염자리 잡히도록 무엇을 먹고 자랐나이까? 오늘도 흰 주먹이 입에
내일은 없다 – 어린 마음에 물은 내일내일 하기에 물었더니 밤을 자고 동틀 때 내일이라고. 새날을 찾던 나는 잠을 자고 돌보니 그때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더라. 무리여! 내일은
무서운 시간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삶과 죽음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가 언제나 끝나랴. 세상 사람은―― 뼈를 녹여내는 듯한 삶의 노래에 춤을 춘다. 사람들은 해가 넘어가기
발이 없어야 뱀은 아니다 뱀의 꿈인 용은 발이 네 개다 뱀의 발은 용이 되려는 징후 비웃지마라 발이 없으면 그냥 뱀이다
남쪽 하늘 제비는 두 나래를 가지었다. 시산한 가을날―― 어머니의 젖가슴이 그리운 서리 나리는 저녁―― 어린 영은 쪽나래의 향수를 타고 남쪽 하늘에 떠돌 뿐――
조개껍질 – 바닷물소리 듣고 싶어 아롱아롱 조개껍데기 울언니 바닷가에서 주어온 조개껍데기 여긴여긴 북쪽나라요 조개는 귀여운선물 장난감 조개껍데기 데굴데굴 굴리며놀다 짝잃은 조개껍데기 한짝을 그리워하네 아릉아릉 조개껍데기 나처럼
이별 눈이 오다, 물이 되는 날 잿빛 하늘에 또 뿌연 내, 그리고, 커다란 기관차는 빼―액―울며, 쪼끄만, 가슴은, 울렁거린다. 이별이 너무 재빠르다, 안타깝게도, 사랑하는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