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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엄상익 칼럼] 지도자의 품격, 강영훈 전 총리한테 배운다
왼쪽부터 이한동 강영훈 정원식 전 총리 나는 가끔 친구들로부터 생생한 정보를 얻고, 거기서 깊은 의미를 발견하기도 한다. 소년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두 친구가 우연히 강영훈 국무총리의 보좌관을 맡았던 적이 있다. 어느 날 개인적으로 만난 편안한 자리에서 그중 한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분이 총리직을 마치고 원래 살던 집으로 돌아가셨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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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엄상익의 시선] “아이들과 마음이 엇갈릴 때,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어린이들과 함께 한 프란치스코 교황. 어린이날에 돌아보는 세대 간의 대화 아이들이 대학에 다닐 때였다. 나는 용돈을 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흐뭇했다.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라 용돈을 받아본 기억이 없는 나로선, 친구들에게 짜장면이나 빵을 얻어먹으며 기죽던 지난날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사줄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에, 나는 그것만으로도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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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엄상익 칼럼] 1960과 2016, 그리고 2025: 다시 묻는 민주주의
1960년 4.19 당시 경무대앞 학생시위 내가 일곱 살 때였다. 어른들 사이에서 ‘부정선거’라는 말과 함께 ‘데모’라는 소리가 허공에 떠돌았다. 나는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다. 동네 아이들과 함께 신설동 로터리로 데모 구경을 나갔다. 시위대의 맨 앞에는 찦차 한 대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본넷 위에는 하얀 머리끈을 두른 남자가 도끼를 들고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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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엄상익 칼럼] “국민정신의 성숙도에 문제가 있어요”..대선후보들 동의한다면, 어찌해야 할까요?
시대가 사람들을 좌우로 나누어 서로 다른 길로 헤어지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민주주의란 서로 증오하는 다른 존재도 공존하게 하는 제도이다. 곧 대통령 선거가 있다. 후보들은 함께 이루어야 할 공통된 미래를 이야기하며 통합을 이루어야 하지 않을까.(본문에서) 우리도 사진처럼 손에 손잡고 함께 갈 날 있으리라… 시드니에서 기독교 잡지를 발행하는 친구가 한국에 오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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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엄상익 칼럼] “굽히고 수모당해 보셨어요?”
아들은 바닥 생활의 투사가 된 것 같았다. 아들이 덧붙였다. “한번은 경찰서에 끌려갔는데 미국 경찰이 줄을 세우는데 조금만 비뚤어져도 쇠몽둥이로 막 까더라구. 미국이 민주 법치국가라는 거 당해 보니까 말도 안되는 것 같아. 그렇게 힘이 들 때 미국 사회의 밑바닥에 있는 멕시칸들을 봤어. 한국사람 받는 돈보다 몇분의 일도 되지 않는데 열심히들 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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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엄상익 칼럼] 재판하는 인공지능, 인간 내면도 볼 수 있을까?
인공지능(AI) “10년 안에 AI로 대체될 주제에 잘난 척하기는…” 젊은 여자가 전화 법률상담을 하던 담당 변호사에게 그렇게 소리쳤다는 짧은 기사를 읽었다. 나는 요즈음 인공지능의 역할을 보고 놀란다. 40년 가까이 변호사를 해온 나보다 100배 1000배 실력이 나은 것 같다. 그 많은 법령과 판례들이 순식간에 척척 나온다. 그걸 보면서 젊은 시절 죽어라 법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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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엄상익의 시선] 시골 도시의 다정한 옛 풍경
바닷가 작은 음식점 늙은 개의 눈빛에서는 묘한 감정이 느껴진다. 60대 주인 부부를 측은해 하고 사랑하는 그윽한 눈길이라고 할까. 주인 부부와 같이 출근했다가 같이 돌아간다. 단골손님인 내가 가면 뚱뚱한 몸으로 뒤뚱거리며 다가와 옆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조용히 엎드려 있다. 마치 주인 대신 인사라도 하는 것처럼. 주인 부부는 개의 수명이 얼마 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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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엄상익 칼럼] “성경 다시 보기 시작했다는 윤 대통령 영혼 다시 태어났으면…”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서 나온 게 뉴스가 된 적이 있다. 주변에 그를 움직이는 무속인들이 존재한다는 말이 돌았다. 우리의 유전자에는 어떤 영적인 것에 운명을 의지하고 싶어 하는 요소가 들어있는 것 같다. 회사를 경영하는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 할 때마다 나는 굿을 해.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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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엄상익의 시선] 남은 삶이 10년이라면 무얼 하시겠습니까?
필자 엄상익 변호사 내 나이 예순세살 때였다. 내가 가입했던 보험회사 직원이 연락해 왔다. 연금 타는 기간을 십년으로 할 것인지 종신으로 할 것인지 결정하라고 했다. 복잡한 설명이 덧붙여졌지만 오래 살아야 이익이 있고 빨리 죽으면 손해보는 것 같았다. 나는 앞으로 십년을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왠지 자신이 없었다. 서가에 꽂혀있는 소송실무서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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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엄상익의 시선] 사랑도, 진실도 눈으로 말해요
눈은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는 것인가. “이 녀석이 요새 나 모르게 돈을 쓰고 있네, 혹시 아빠가 돈 줬어?” 딸이 초등학교 5학년인 손자에게 몰래 용돈을 줬느냐고 묻는 것이다. 애를 버리니까 주지 말라고 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치미를 뗐다. “아빠, 내 눈 똑바로 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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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엄상익의 시선] ‘천재성’은 ‘고독’ 속에서 쑥쑥 자라난다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도쿄에서 스시집을 개업해 1년 만에 미쉐린 별을 딴 한국인 청년의 얘기였다. 그는 대학의 외식 조리학과를 나오고 강남의 일식집에서 일하다가 도쿄로 갔다고 했다. 그는 쉐프가 된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일본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봤는데 주인공 쇼타가 꿈을 위해 밤새워 연습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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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엄상익 칼럼] 엄씨종친회 부회장 엄기영 사장님께
엄기영 전 문화방송 사장 문화방송 사장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 엄기영 사장님은 지금 엄씨 문중 전체의 정신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론인으로서 누구보다 세상을 넓게 그리고 깊이 보아오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이따금씩 우편으로 오는 종친회의 책자를 보았습니다. 책자를 펼쳐보다가 사진을 보면서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든 적이 있습니다. 시제를 지내는 종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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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엄상익 칼럼] 어떤 오너 사장의 ‘삼심’···의심·변심·욕심
조지 오웰 표지 법무장교 동기 모임에서였다. 판사를 하다가 로펌의 대표변호사로 나온 친구가 같이 훈련을 받았던 한 사람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그 친구는 참 특이해. 서울상대 재학 중에 행정고시와 사법고시를 다 붙어 버렸어. 법대를 간 고등학교 동기들이 아직 한 명도 붙지 못했을 때 말이야.” 하얀 피부를 가진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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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엄상익의 시선] 길고 긴 노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아버지는 오십대 중반에 정년퇴직을 했었다. 삼십년 동안 다니던 회사였다. 퇴직한 다음 날 아버지는 공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출근 시간에 이렇게 집에 있으니까 이상하다.” 아버지는 어쩔 줄 모르는 불안한 모습이었다. 수십년 다니면서 아버지는 조직의 부품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퇴직한 후에 읽겠다고 평생 애지중지하던 문학전집들도 아버지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았다. 아버지는 공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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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엄상익의 시선] 반세기 전 참선배들의 참충고 덕분에…
내게 진심 어린 충고를 해 줄 때 그들의 나이는 이십대 초반이었다. 나는 그 두 명에게서 ‘깊이 있는 대화’를 하는 법을 배웠다. 말 한마디를 해도 그 의미가 있을 때까지 속에서 말이 여물게 기다렸다. 그리고 짧게 한마디 했다. 지금 생각해도 어디서 그런 깊이와 무게를 얻었을까 신기하기만 하다. -본문에서 대학 2학년 무렵이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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