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모임이 있을 때마다 <레미제라블>에 대한 이야기가 한자리를 차지했다. 영화를 봤니 안 봤니, 재미있니 없니 하더니 언제부터인가 5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의 완역본을 읽기 시작했다는 이가
Author: 고선윤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메이지시대 영웅 아버지의 ‘자식 사랑’
월요일 수업을 마치면 오후 7시다. 늦은 귀가길이지만 김 선생이 있어서 항상 즐거웠다. 나이는 나보다 1살 어리지만 박사과정을 먼저 시작한지라 많은 도움을 받았다. 과연 공부를 더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우동 한 그릇
아이들 책을 정리하다가 <우동 한 그릇>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전 읽은 적이 있는데, 분명 원제는 <잇파이노 가켓소바(一杯のかけそば, 한 그릇의 메밀국수)>로 기억한다. 역자는 ‘메밀국수’를 왜 ‘우동’이라고 했을까,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물 쓰듯 쓰면 안 되는 물
내가 만약 직접 집을 짓는다면 일본사람들처럼 만들고 싶은 공간이 있다. 이런 말을 하면, ‘다다미방’이 그렇게 좋으냐고 질문하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원하는 공간은 ‘다다미방’이 아니라 욕실이다.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신도의 나라 일본의 정월
2013년 새해를 맞이하고 벌써 보름이 지났다. 이맘때가 되면 정월이라고 장식한 이런저런 것들을 정리한다. 마치 크리스마스 다음날 트리의 불을 끄고 다시 시작하는 하루를 맞기 위해 김빠진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연초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신정’은 그냥 하루 쉬는 날에 불과하다. 대치동 학원가는 쉬지 않고, 독서실도 문을 여니 특별한 계획을 세울 수도 없다. 1월 2일부터 바로 일터로 나가야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연말
연하장 우편함에서 여러 장의 봉투를 들고 들어왔다. 보험회사에서 보낸 크리스마스카드가 그래도 반가운 것 중 하나다. 나와는 평생 인연이 없을 것 같은 고급 전원주택지에서 보낸 ‘초대합니다’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사할린과의 만남②
강제 동원된 한인들 일본열도의 최북단 홋카이도에서 더 북쪽으로 가면 가늘고 길게 드러누운 동토의 섬 사할린이 있다. 러시아 연해주 동쪽 끝에 해당한다. 이 섬에는 100여개의 민족이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사할린과의 만남①
사할린 징용자들 헌소 지난 11월 23일 사할린 징용 피해자들은 “강제노동임금을 아직도 받지 못했다. 한국정부가 이에 대해 일본과 적극적으로 교섭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외교통상부를 상대로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어르신 운전중!
초보운전 도로를 달리다 보면 초보운전임을 알리는 문구를 달고 비실거리는 차량을 볼 때가 있다.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하고 차선을 바꾸는데 간혹 재미난 문구에 천천히 뒤를 따르는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안철수와 ‘가라샤’
안철수 대선후보가 사퇴했다고…?! 우리는 항상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자장면을 먹을 것인가 짬뽕을 먹을 것인가’와 같은 일상의 작은 일에서부터 ‘공부를 할 것인가 취업을 할 것인가’, ‘결혼을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나는 지금 교토다
시치고산(七五三) 나는 지금 교토다. 단풍 절정기이다. 교토라고 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가장 교토다운 그림을 볼 수 있는 시기다. 세상은 울긋불긋 많은 이야기를 담지만 시간은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노벨상과 애국심
일본은 침몰할 것이다. 조만간 도쿄에 엄청난 지진이 온단다. 후지산이 폭발한단다. 이런저런 흉흉한 소문이 들릴 때마다 도쿄에서 멀쩡하게 직장 생활 잘 하고 있는 동생에게 귀국해야 하지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짧음의 미학
광화문 글판 비가 촉촉이 내리는 가을, 세종로를 지나다 교보빌딩에 걸린 커다란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이 짧은 글귀가 내걸음을
[고선윤의 일본이야기]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여인
15세기 중엽에서 16세기에 걸친 전국난세, 천하통일을 꿈꾸는 자들의 무대 뒤에서 펼쳐지는 일본 여인들의 삶은 또 하나의 일본을 읽게 한다. 오이치 야마오카 소하치(山岡?八)의 소설 <대망>에 등장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