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새 대통령, 인도네시아 조코위와 ‘친서민 행보’ 닮은꼴
두테르테 최우선 국정과제 3가지···마약근절·부패척결·친환경정책
[아시아엔=문종구 <필리핀 바로알기> 저자] 지난달 30일 취임한 필리핀 두테르테 신임 대통령의 탈권위주의적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8일 자신이 시장으로 일했던 다바오시로 이동하면서 VIP대우를 거부하고 일반시민들과 함께 줄을 서며 탑승절차를 밟았다. 그는 이날 수행원들과 마닐라공항에 도착해 전용기 대신?민간항공기에 탑승하기 전 일반 탑승객들과 같이 움직였다. VIP 전용 창구와 통로를 이용하지 않은 것이다. 두테르테의 이같은 행보는 친서민적은 조코위 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비교되며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그는 평소에도 거칠고 투박한 어투를 즐겨쓰며 서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등 권위주의와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법률가 출신으로 그동안 대통령들과 달리 친재벌보다 친서민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툴포 기자 등 두테르테에 대해 정통한 인사들이 밝히고 있다.
출범 2주째에 들어서고 있는 두테르테 정부는 최우선 국정과제로 다음 세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마약근절이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2개월여 간 100명 이상의 마약용의자들이 경찰작전 중 살해되고 수백명이 자수했다.
둘째, 공직자들의 부패근절이다. 이달 초 마약거래 관련 혐의가 있는 최고위직 경찰간부 5명에 대해 실명을 공개하고 조사토록 지시했다. 이번 주에도 마약거래 혐의가 있는 수십명의 현직 시장, 군수들의 명단이 발표될 예정이다.
셋째, 환경과 자원보호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임명한 기나 로페스 환경부장관은 지난 주 니켈광산 4곳에 대해 채굴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그 중 두 곳은 면허를 취소했다. 새 정부는 앞으로도 모든 광산에 대해 이전 정부보다 훨씬 강력한 환경보호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광산주변 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업과 토호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광산업에 엄격한 기준을 제시할 방침이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과 관련해 한국에서는 그의 강력한 범죄척결 조치를 놓고 전두환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보도가 종종 있으나 이는 사실과 많이 다르다. 두테르테는 젊은 시절 공산주의 활동을 한 적이 있으며 스스로 사회주의자라고 말하고 있다.
두테르테는 불법단체로 규정되어 지하활동을 하는 필리핀 공산당도 정치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공산 반군들에게 마약상들을 살해하도록 공개적으로 당부하기도 했다. 실제 두테르테 대통령은 애초 노동부장관과 환경부장관을 필리핀 공산당에 제안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