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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아시아 주요 이슈 13] 이란 청년들이 이끄는 조용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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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기자협회(Asia Journalist Association, AJA) 언론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창간한 온라인 뉴스플랫폼 ‘아시아엔’은 올 한해 아시아 주요 공동체와 각 국가들을 관통한 주요 이슈들을 조명합니다. – 편집자

[아시아엔=알리레자 바라미 이란 ‘아스레 로우샨’ 편집장]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부터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이어진 이라크의 침공 이후 10여년 간 강력한 통제사회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처럼 억압적인 환경도 사회구성원 개개인의 개성까지 억누르진 못했다. 이란에서 해외로 이주한 예술가들, 특히 미국 LA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뮤지션들은 저항 정신에 기반한 결과물들을 창작해 이를 다시 이란으로 역수출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또다시 세월이 흐르면서 이란을 둘러싼 국내외 압박도 조금씩 완화되기 시작했다. 이슬람혁명으로부터 20여년이 흐른 어느 날에는 사상 최초의 대규모 학생 시위가 발생했고, 또 그로부터 10년 후에는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전국적인 시위가 촉발됐다. 또다시 10여년이 흐른 뒤 또 하나의 커다란 파도가 출렁이며 지난 수년간 지속된 대규모 학생시위가 발발했다.

이 모든 역사적 사실들은 비슷한 패턴을 따르고 있다. 정부는 시위 초기에는 강력히 탄압했지만, 종반부에는 대중의 압박에 못 이겨 어느 정도 뜻을 굽힐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이란의 젊은 세대는 집단적인 저항과 지속적인 주장을 통해 변화를 관철시켰던 경험을 갖고 있다. 이란의 대도시들도 그 결과들이 응축되면서 과거에 비해 놀랄만한 변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신화사/연합뉴스>

성숙해진 시민의식, 청년들의 범 국가적 연대

현대사회로의 전환은 가족의 정의를 끊임없이 바꿔왔고, 이란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일 수는 없었다. 여전히 가족의 사회적 가치는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지켜져 온 많은 전통들은 점차 뒤편으로 물러나고 있다. 이란의 젊은 세대는 이전에 비해 부모에 대한 경제적인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서는 주저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반려동물에 대한 선호도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다수의 이란의 청년들이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에 대한 불만으로 서방으로의 이주를 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의 이른바 ‘12일 전쟁’ 기간 동안 예상치 못한 장면이 연출됐다. 정치적 견해가 달랐음에도 국내외의 많은 청년들은 조국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하나의 목소리를 냈다. 이 같은 범국가적 연대는 이례적이었다. 이를 ‘조용한 혁명’이라 부르는 시각도 있지만, 넓게 보면 단편적인 사건이 아니라 시민의식이 성숙해지면서 나온 당연한 결과였다.

최근 몇 년간 이란의 Z세대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이들은 사회 문화적인 지식이나 헌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곤 했지만, 오히려 이들은 외국어 능력, 디지털 문해력, 커뮤니케이션 활용 등에서 이전 세대와는 비교할 바 없는 성취를 보이고 있다. 이란의 Z세대는 자신의 약점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으며, 그들의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 그 과정에서 이들이 만들어낸 변화는 굳이 ‘혁명’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카페에 모인 청년들, 이란 경제 구조 개편

청년층이 주도한 변화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영역이 경제 부문이다. 그 중 세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첫째, 청년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관행에 따라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이란 주요 도시의 카페들이 비공식 창업 허브로 자리 잡아왔으며, 젊은이들도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디지털 기반의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흐름은 경제 불안정 속에 더욱 가속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의 제재가 심화됐고,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도 이뤄졌다. 그러나 이란의 경제가 흔들릴수록 큰 소비 보다 작은 소비를 늘리는 이른바 ‘립스틱 효과’가 강화됐고, 소규모 소비재 시장이 확대됐다. 이는 시장 접근성과 편의성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청년들의 사업과 잘 맞아 떨어진다.

둘째는 소비 취향의 변화다.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취향을 거부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그 결과 카페나 펫샵 같은 리테일 경제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셋째는 경제적인 투명성과 책임성을 요구하는 움직임의 확산이다. 석유 의존도가 높고 폐쇄적인 이란 경제는 구조상 부패에 매우 취약했다. 특히 공직자 비리에 대한 분노는 대규모 시위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의 확산과 청년들의 적극성이 더해지면서 공공 영역에서의 부정부패를 억제하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경제적 변화는 필연적으로 사회·정치적 지형을 재편한다. 최근 시위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청년들, 특히 젊은 여성들의 용기 있는 행동이다. 오늘날의 청년들은 자신의 요구를 공개적으로 표현하고, 또 그에 따른 잠재적 불이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청년 세대는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갔다. 때로는 정부의 억압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이란 사회는 점진적인 변화를 이어왔다.

변수는 인구 구조다. 이란의 인구 피라미드는 향후 30년 내 고령화 위기를 시사하고 있으며, 그 주축인 청년층의 해외 이주율도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15세에서 35세 사이의 젊은 세대는 이란 사회의 핵심 동력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으며, 여러 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도 결정적 변화를 이끌어 왔다. 지금 이 시대 이란의 청년층은 그 어느 세대보다도 강한 에너지로 미래를 개척해 갈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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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 영어판 : From Political Changes to Economic Growth, from Wars to Disasters: Asia’s Defining Year 2025 (XIII) – THE AsiaN

알리레자 바라미

이란 'Asre Rowshan' 편집인, 이란 ISNA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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