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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기자협회(Asia Journalist Association, AJA) 언론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창간한 온라인 뉴스플랫폼 ‘아시아엔’은 올 한해 아시아 주요 공동체와 각 국가들을 관통한 주요 이슈들을 조명합니다. – 편집자
[아시아엔=군짓 스라 인도 sbcltr 발행인] 2025년은 인도에 있어 역설적인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은 확대됐지만, 국내 정치 갈등은 한층 격화됐다. 팬데믹과 국경지대의 연이은 갈등으로 인해 얼었던 외교채널이 조심스럽게 기지개를 켰지만, 오랜 갈등 구도가 또다시 불거졌다.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문화와 스포츠 부문의 약진은 꽉 막혔던 사회 전반에 숨 고를만한 여지를 남겨줬다.부정선거 의혹, 정치권 대립 심화
2025년 인도 정치권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이슈는 부정선거 의혹이었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 지도자인 라훌 간디는 올해 선거에서 유권자 명부의 조직적 조작, 선택적 삭제, 행정적 편향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시위가 장기화됐고 국회가 파행됐으며, 선거 기관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문제 삼는 소송들이 이어졌다.
사법적인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논란 자체는 정치 지형도를 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다가올 2026년 인도 정치권은 선거제도에 대한 감시 강화와 절차적 투명성에 대한 요구로 시끄러워질 전망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유권자 명부 제도에 대한 ‘특별 개정’에 착수했다. 이는 인도 민주주의가 정당간 합의에 근간을 둔 체제에서 법률에 근간한 체제로 이동하면서 상호 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의회 선거 충격이 일깨운 ‘지역 행정’의 중요성
지난 2025년 2월 실시된 델리 주의회 선거는 연방 정치에 큰 화두를 던졌다. 현 여당인 인도국민당(BJP)과 INC 양강 체제의 대안으로 여겨지며 지역을 장기 집권했던 아암아드미당(AAP)이 BJP에 패배한 것이다. 공공서비스 및 행정 붕괴, 대기 오염 악화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BJP의 손을 들어줬다. 그 여파가 한 지역을 넘어 인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6년 치러질 선거는 주요 정당들에게 ‘행정 역량’ 제고라는 숙제를 던질 것이다. 델리 주는 공공서비스, 치안, 행정 역량을 강화한 지역 모델을 제시할 것이며, 다른 정당들도 주요 선거구의 리더십을 개편하는 가운데 델리 주 사례를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높다.
2025년 말 치러진 비하르 주의회 선거는 최근 수년 동안 보기 어려웠던 압도적인 결과가 나왔다. 니티시 쿠마르 주총리와 BJP가 손을 잡은 국민민주연합(NDA)이 완벽한 대승을 거뒀다. 과거 권력 분열과 불안정한 정치연합으로 유명했던 비하르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그 파장이 더욱 컸다.
NDA는 해당 선거를 통해 안정적인 정치연합이 커다란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경험을 얻었다. NDA가 비하르 주의 인프라 개발, 복지서비스, 행정 개혁 등에 총력을 기울여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다면 차기 선거에 내세울만한 주요한 업적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야권은 급조한 조직으로는 통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얻었다.
중국과는 일보전진, 파키스탄과는 일보후퇴
2025년 인도 외교의 주목할 만한 진전 중 하나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다. 양국은 뉴델리에서 2020년 이후 중단됐던 일부 직항편을 재개하고, 지정된 국경지대에서의 무역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갈등의 원인이 됐던 핵심 국경지대는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관계 안정화라는 틀에서 일정 부분 합의에 도달했다. 양국의 교류 재개는 향후 무역과 비즈니스 측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인도와 파키스탄은 국경 부근의 사건과 무장 충돌, 외교적 공방으로 관계가 악화됐다. 양국은 2021년 카슈미르 실질통제선 부근에서 충돌한 이후 휴전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에도 최소한의 대화 채널이 유지되며 전면전 직전에 휴전에 합의할 수 있었다. 양국의 관계는 앞으로 몇 년간 개선이 아닌 동결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안보 중심의 접근을 통해 문제를 풀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근본적인 해결까진 시일이 걸릴 것이다.

와크프법 개정, 종교 투명성 개혁과 자율성 침해의 사이
올해 통과된 와크프(개정)법은 인도 종교 및 사회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됐다. 와크프는 이슬람법에 따라 개인이 종교·자선·공공복지를 위해 영구 기부한 자산으로, 매각이나 양도가 불가능하며 그 수익은 모스크, 학교, 묘지, 병원, 빈곤층 지원 등에 사용된다. 개정법은 와크프의 관리 구조를 개편해 이사회 구성 등 국가의 감독권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지자들은 종교의 투명성과 개혁을 위한 조치라 환영했지만, 반대편은 소수 종교의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 법을 둘러싼 논쟁은 2026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위헌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상업적인 가치가 높은 토지에 대해서는 지역 단위의 시위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입법의 주체인 중앙 정부와 연방 정부와의 갈등까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환경회복력, 부차적 의제에서 핵심 쟁점으로
주변의 남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인도 역시 올 한해 자연환경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우타라칸드의 돌발 홍수는 히말라야 지역의 무분별한 개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펀자브 대홍소는 지역 농업과 농촌 생계를 흔들었다. 수도 뉴델리는 장기간의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신음했다.
이러한 사안들을 감안하면 향후 인도 사회는 재난 대비, 도시 계획, 기후 적응을 둘러싼 정책 논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사법부의 개입과 행정적 검토, 사회구성원들에 대한 압박이 강화된 가운데, 사후 대응 중심인 거버넌스의 한계도 명확해졌다. 이에 따라 환경 회복력도 부차적 의제를 넘어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언론 내러티브 경쟁 심화
2025년 말 인도-러시아의 정상회담 중 이뤄진 러시아 국영방송사의 인도 진출은 언론의 서사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사례다. 2026년은 인도 미디어를 둘러싼 규제, 해외 영향력, 편집자율성 등에 대한 논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다원적 미디어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정보가 지정학 전쟁의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면서 관련 규제가 전면 재검토될 수 있다.

여자 크리켓 월드컵 우승, 분열된 사회를 하나로…
인도 사회와 정치권이 양극화로 치닫는 가운데 2025년 11월 인도 여자 크리켓 대표팀의 ICC 월드컵 우승은 인도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인도 사회는 이번 대회를 통해 여성의 스포츠 참여와 프로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이들의 성취는 여성 스포츠 인프라 확대, 풀뿌리 프로그램 강화, 스폰서십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또한 스포츠라는 영역을 넘어 사회적 진보와 포용을 강조하는 소프트파워의 자산으로 작용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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