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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인도산 수입품 전반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대미 불공정 무역과 러시아와의 밀접한 관계가 그 배경으로 전해졌지만, 2026년 브릭스 의장국 인도 외교의 현주소는 이보다 더 복잡하다.
2025년 7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든 인도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8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이번 조치에는 러시아산 원유 및 군수장비를 구매해 온 것을 겨냥한 “제재”도 포함돼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는 인도를 ‘우방’이라 부르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가혹하고 불쾌한 무역장벽을 유지하는 나라”라고 비판했다.
표면적으로는 무역 분쟁처럼 보이지만, 이 사안에는 지정학 전략과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패권 경쟁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미국은 브릭스 주축 국가인 인도의 리더십 확대와 국제정세의 다극화에 대해 압박을 느끼고 있다.
본질은 관세가 아닌 대외정책의 충돌
인도는 그동안 낙농업, 제조업 등 주요 산업군에서 평균 12~16% 수준의 높은 관세를 유지해 왔다. 이는 미국과 인도 간 무역협상의 해묵은 쟁점이었다. 그러나 이번 갈등의 본질은 관세 그 자체가 아니다. 러시아와의 경제·에너지 협력을 지속하는 인도에 대한 미국의 임계점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인도의 이러한 대외정책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를 고립시키고자 하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충돌하고 있다.
트럼프가 언급한 모호하지만 위협적인 ‘제재’는 강도 높은 무역 혹은 금융 제재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러시아산 저가 원유 수입이나 방산 협력 분야가 그 표적이 될 수 있다. 미국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와 긴밀히 협력하지 않는다면 그 대가를 치를 것이다”
‘전략적 자율성’과 ‘기회주의적 중립’의 경계
브릭스의 주축국가인 인도의 대외 영향력이 커져갈수록 미국과 인도의 긴장이 깊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제도 개혁과 지속가능한 발전,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해 있는 개발도상국)의 연대를 강조하며 리더십을 공고히 다졌다.
인도는 서방과 개발도상국 양쪽 모두와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나 러시아와 달리 반미 담론이나 전면적인 탈 달러화를 주장하진 않는다. 인도는 그 대신 개발, 기후문제, 글로벌 거버넌스 등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인도와 러시아와의 지속적인 협력은 미국이 새롭게 구축하고자 하는 양자 구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도가 추구해온 ‘전략적 자율성’은 점점 더 ‘기회주의적 중립’으로 퇴색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이 대 인도 수입품에 대한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인도 경제는 발표 직후 혼란에 빠졌다. 인도 루피의 달러 대비 가치가 수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수출 중심지인 구자라트 주의 화학, 세라믹, 섬유 기업들은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기존의 계약들을 취소할 것이라 밝혔다. 금융전문가들은 루피화의 급락을 막기 위해 인도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치권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모디 정부는 “관련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야권은 “미국과의 친분에 의존한 외교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산업계는 무역다변화를 강조했다. 인도의 대기업인 RPG 그룹의 회장 하르쉬 고엔카는 “이제는 미국이 아닌 유럽과 아시아로 중심축을 돌려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인도가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무역 파트너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무역을 비롯한 인도의 전반적인 대외 전략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 러시아와의 협력을 지속하면서도 미국 경제의 파트너로 자리할 수 있을까? 개혁을 주도하는 브릭스의 구심점이면서도 서방의 인도·태평양 핵심 파트너로 자리할 수 있을까?
균형을 추구해온 인도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관세 정책에 대응하거나 특정 진영을 달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략적 자율성’은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노선 위에서 자국의 이익을 추구할 때 빛을 발한다. 인도는 국제관계에서의 우유부단함을 감추기 위해 ‘전략적 자율성’을 내세웠는가, 아니면 스스로의 힘으로 지위를 구축해 왔는가? 증명의 순간이 다가왔다.
아시아엔 영어판: India at the Crossroads: Trump’s 25% Tariff and the BRICS Balancing Act – THE AsiaN
아시아엔 러시아어판: Индия на перепутье: 25% тариф Трампа и балансирующий акт БРИКС – THE AsiaN_Russ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