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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기자협회(Asia Journalist Association, AJA) 언론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창간한 온라인 뉴스플랫폼 ‘아시아엔’은 올 한해 아시아 주요 공동체와 각 국가들을 관통한 주요 이슈들을 조명합니다. – 편집자
[아시아엔=노릴라 다우드 말레이시아월드뉴스 편집장] 2022년 11월 24일 공식취임한 말레이시아 제10대 총리인 다툭 세리 안와르 이브라힘은 2025년 한해 동안 아세안 순회의장직을 수행했다. 그는 지난 1년간의 행보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말레이시아와 아세안의 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혁 성향 정치인으로 알려진 안와르는 1998년 9월 당시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에 의해 부총리직에서 경질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사건은 훗날 그의 정치적 정체성을 구축한 ‘레포르마시’(Reformasi) 운동의 출발점이 되었다. 오늘날 안와르가 이끄는 연립정부의 핵심 통치 원칙은 마다니(MADANI)로, 겸손, 포용성, 투명한 거버넌스, 지역 협력을 강조한다. 이는 말레이시아 외교의 기준으로도 적용되고 있다.
안와르 총리는 취임 이후 부정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안와르 행정부는 공공기관, 정부 부처, 정치권 전반의 부패를 줄이고 책임성을 강화해 왔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부패와 권력 남용을 조사하고 관련자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 결과 2024년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말레이시아는 50점을 기록하며 180개국 중 57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세안, 단순 소비시장에서 장기성장의 거점으로
올해로 집권 3년차를 맞이한 안와르는 아세안 순회의장을 맡으면서 국제 사회에서의 보폭을 넓혔다. 2025년 10월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제47회 아세안 정상회의는 역내 평화, 공동 번영, 회원국 간 격차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이 기회를 통해 급변하는 지정학적 환경에 대응했고 아세안의 경제·정치적 입지도 강화했다.
안와르는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동안 말레이시아–미국 간 상호무역협정(ART)을 체결해 미국의 말레이시아 관세를 25%에서 19%까지 낮추기도 했다. ART는 무역 안정과 수출 확대를 골자로 하지만, 포괄적 자유무역협정(FTA)과 달리 범위가 한정된 협정인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 협정은 말레이시아 내에서도 잡음을 불러일으켰다. 국회나 내각의 승인 절차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고, 법적 검토 가능성을 거론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안와르 정부는 ART가 전면적인 FTA가 아니며, 적절한 범위 내에서 추진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논쟁과는 별개로 아세안 정상회의 그 자체는 국제사회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안와르 아세안 순회의장은 말레이시아가 그러했듯, 아세안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 잡힌 외교를 추구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세안이 캄보디아와 태국 간 분쟁을 중재하고 역내 정세를 안정시켰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안와르는 취임 이래 균형잡인 외교와 실용적인 협력을 강조해 왔으며, 말레이시아는 미중 경쟁의 심화, 미얀마의 정치불안정 지속, 남중국해 긴장 재점화 속에서 조정자이자 중재자로서 제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안와르의 외교 노선은 초강대국에 치우치지 않는 중용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는 아세안 의장직을 수행하는 동안에도 이 같은 원칙을 지켰다. 아세안은 미중과 동시에 외교·안보 협력을 이어갔으며, 교역 및 투자에서도 성과를 이끌어냈다. 또한 첨단기술, 스마트 제조,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한국, 일본과의 협력을 확대시켰다. 이 같은 성과들은 아세안을 단순 소비 시장을 넘어서 생산·투자·기술 개발이 결합된 장기 성장의 거점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한다.
안와르는 아세안을 단순한 지역경제 협의체가 아닌 국제사회 중대사에 기여할 수 있는 중견국들의 연합체라 여기고 있다. 그에 따라 아세안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에 대해 보다 명확한 입장을 표명했으며, 팔레스타인과 미얀마 등지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아세안이 G20·APEC·유엔 등의 국제무대에서 제 목소리를 뚜렷이 낼 수 있었던 이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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