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박명윤의 건강칼럼]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정부와 치매안심센터가 권장하는 <치매예방수칙 3·3·3>은 다음과 같다. ▲3권(즐길 것): 빠르게 걷기, 균형 잡힌 식사, 독서 ▲3금(참을 것): 절주, 금연, 뇌손상 예방 ▲3행(챙길 것): 건강검진, 소통, 치매 조기검진. 치매 예방을 위한 12가지 수칙으로는 ▲주 3회 이상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절주 또는 금주 ▲과일·채소·생선 위주의 건강한 식사 ▲인지훈련 지속 ▲사회활동 참여 ▲적절한 체중 유지 ▲혈압 관리 ▲당뇨병 관리 ▲콜레스테롤 관리 ▲우울증 예방 및 치료 ▲청력 저하 방치하지 않기 등이 제시된다.

대한치매학회(Korean Dementia Association)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치매(癡呆) 인구 100만 시대를 맞아 치매 조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2025 치매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白書)는 현재 보건복지부가 수립 중인 ‘제5차 치매 관리종합계획(2026~2030)’에 발맞춰 대국민 인식 개선과 건강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기획됐다. 치매 환자는 2030년에는 142만 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2025 치매 백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치매 상병코드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한 결과 65세 이상 노인 열 명 중 한 명(10.2%)이 치매 환자로 추정된다. 노인 인구 대비 치매 환자 비율은 전라남도가 14.7%로 가장 높았고, 서울시는 8.3%로 가장 낮았다. 대국민 치매 인식 조사에서는 50대 이상부터 치매를 암(癌, cancer)보다 더 공포스러운 질병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지만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7%에 불과했다. 이에 백서는 경도인지장애의 조기 발견 중요성을 강조한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기타 인지기능 저하가 객관적 검사에서 확인될 정도로 뚜렷하지만,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비교적 보존돼 아직 치매로 진단되지는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정상 노인의 경우 매년 1~2%만이 치매로 진행되는 반면,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고위험군으로 매년 약 10~15%가 치매로 진행한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를 가장 이른 시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단계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는 장애가 나타나는 인지 영역에 따라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와 ‘비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로 분류된다.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는 대부분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으로 이행되는 반면, 비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는 이마관자엽치매(frontotemporal dementia)나 혈관성 치매(vascular dementia)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도인지장애의 특징은 명백한 인지기능 저하로, 주로 기억력 감소가 나타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일상생활 동작과 기능 수준은 대체로 유지되지만, 도구적 일상생활동작을 수행하는 데 불편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인지기능 저하와 함께 다양한 정신행동증상이 정상 노인보다 더 흔하게 관찰되며,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불쾌감, 무감동, 불안 등이 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다수는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적 소견을 보이며, 임상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전구 단계로 간주된다. 치료로는 콜린에스터레이즈 억제제(cholinesterase inhibitor), 항산화제, NMDA(N-methyl-D-aspartate) 수용체 길항제 등을 활용한 약물요법이 시도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혈관성 위험 인자를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는 한 번 발병하면 되돌릴 수 없는 질환으로, 경도의 인지장애에서 시작해 경도·중등도·중증 치매로 점차 악화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치매는 중증으로 갈수록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이 증가해, 중증 치매의 관리 비용은 경도 치매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연간 총 국가 치매 관리 비용은 약 22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1%에 해당한다.

치매 위험이 있을 경우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적절한 운동, 사회활동, 건강한 식사를 병행하면 증상이 악화되지 않고 지내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에 의료진 역시 약물 처방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일상생활 속 잘못된 습관을 교정하는 등 종합적인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대한치매학회는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Korean Society for Cognitive Intervention)와 함께 인지중재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인지중재치료는 인지훈련, 인지자극, 인지재활로 구분되며, 치매와 같은 뇌 질환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비약물적 치료 활동을 의미한다. 인지훈련은 기억력이나 주의력 등 특정 인지 영역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반복 시행해 뇌의 가소성(腦可塑性, neuroplasticity)을 유도하는 치료다.

인지중재치료 관련 연구는 전국 18개 병원에서 경도인지장애 환자 293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을 통해 그룹 인지중재치료군, 학습지 형태의 재가 인지중재치료군, 대조군으로 나눠 12주간 진행됐다. 연구 결과, 그룹 및 재가 인지중재치료군은 대조군에 비해 12주 후 인지기능이 유의하게 개선됐으며, 치료 종료 후 6개월까지도 그 효과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자극에는 지남력 훈련, 회상요법, 토론, 음악치료, 미술치료, 원예치료 등이 포함된다. 인지재활은 남아 있는 인지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일상생활 기능 장애를 줄이는 치료로, 메모장이나 타이머 활용 등이 그 예다. 인지중재치료는 전국 치매안심센터와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에서 주요 치매 치료법으로 시행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치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며, 예방과 진행 속도 지연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연구진이 동물 실험에서 치매 완치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뇌의 대사 균형을 회복시키는 치료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정 에너지 분자의 수치를 회복시키면 뇌가 손상을 복구하고, 질병이 진행된 단계에서도 인지기능 회복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치매는 개인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뿐 아니라 가족의 부담도 가중시킨다. 따라서 치매 예방은 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동시에 가족의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정부와 치매안심센터가 권장하는 <치매예방수칙 3·3·3>은 다음과 같다. ▲3권(즐길 것): 빠르게 걷기, 균형 잡힌 식사, 독서 ▲3금(참을 것): 절주, 금연, 뇌손상 예방 ▲3행(챙길 것): 건강검진, 소통, 치매 조기검진.

치매 예방을 위한 12가지 수칙으로는 ▲주 3회 이상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절주 또는 금주 ▲과일·채소·생선 위주의 건강한 식사 ▲인지훈련 지속 ▲사회활동 참여 ▲적절한 체중 유지 ▲혈압 관리 ▲당뇨병 관리 ▲콜레스테롤 관리 ▲우울증 예방 및 치료 ▲청력 저하 방치하지 않기 등이 제시된다.

선진국의 치매 정책은 환자의 인권과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위험 요소를 제거한 거리 환경, 직관적인 안내 표지판, 지역사회 구성원의 자연스러운 도움을 통해 치매 환자가 안전하게 생활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한다. 우리나라도 돌봄 중심을 넘어 환자의 삶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방향으로 치매 정책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박명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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