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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윤 건강칼럼] 연극인 윤석화와 뇌종양

사진은 AI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우리나라 1세대 연극 스타인 배우 윤석화(尹石花)가 지난 12월 19일 뇌종양(腦腫瘍)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69세. 고인은 이날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유족과 측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윤석화는 1956년 1월 16일 서울에서 출생해 이화여자대학교 병설 금란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윤석화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가족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그는 이모 댁에 머물며 고등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으며, 이후 연극과 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1983년 연극 ‘신의 아그네스’는 그를 슈퍼스타로 만들었다. 1994년부터는 돌꽃컴퍼니 대표이사를 맡아 대학로에서 160석 규모의 소극장 ‘정미소’를 17년간 운영했다. 아들과 딸을 입양한 고인은 자선 콘서트 개최 등 입양 문화 개선에도 힘써왔다.

그는 2022년 8월 박정자, 손숙, 윤석화가 함께한 연극 ‘햄릿’ 공연을 마친 뒤 영국 방문 중 쓰러졌다.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전조 증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왼쪽 팔이 약해져 힘을 쓸 수 없어 쑥뜸 치료를 받던 중 “큰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차일피일 미루다 영국에서 결정적인 상황을 맞은 셈이다.

영국에서 에어 앰뷸런스(air ambulance, 空中救難)를 통해 서울로 긴급 이송돼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검사 결과 뇌에서 악성 뇌종양이 발견돼 세 차례의 대수술을 받은 뒤 투병 생활을 이어갔다. 퇴원 후 2개월 만에 종합검사를 받았으며, 주치의는 상태가 매우 호전됐다고 전했다고 한다. 병원에서 처방한 항암제는 복용 여부에 따른 변화를 한두 달 정도 비교한 뒤 복용을 중단했다. 많은 암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민간요법을 시도했으나 극적인 반응은 없었다.

그는 하루 종일 PM주스(몸에 유익한 채소와 과일을 혼합한 가공 음료)를 휴대하며 꾸준히 마셨고, 쑥뜸 치료와 기도에도 힘썼다. 투병 사실을 공개한 뒤 2023년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토카타’에 약 5분간 우정 출연한 것이 그의 마지막 무대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뇌종양(brain tumor)은 두개골(頭蓋骨, 머리뼈) 내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말하며, 뇌 및 뇌 주변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포함한다. 2022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에서 새로 발생한 암은 247,952건이었고, 이 가운데 뇌종양은 1,795건(남자 984건, 여자 811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7%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21.7%로 가장 많았으며, 70대 17.9%, 50대 17.1% 순이었다.

뇌종양은 발생 부위에 따라 원발성 뇌종양과 전이성 뇌종양으로 나뉘며, 성격에 따라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된다. 양성 뇌종양은 성장 속도가 느리고 주위 조직과의 경계가 비교적 뚜렷하다. 반면 악성 뇌종양은 뇌암이라고도 하며,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위 조직으로 침투하는 성향이 강하다.

원발성 뇌종양은 뇌 자체에서 발생하며, 대부분 다른 신체 기관으로 전이되지 않는다. 다만 수모세포종은 림프절, 골수, 폐 등으로 퍼질 수 있으나 신경계 밖으로의 전이는 드물다. 원발성 뇌종양은 다시 주변 신경조직을 침윤하는 신경교종과, 뇌조직을 침윤하지 않고 압박하는 비교종성 종양으로 구분된다. 악성도에 따라 신경교종, 교모세포종 등의 악성 뇌종양과 뇌수막종, 신경초종 등의 양성 뇌종양으로 나뉘며, 구성 세포에 따라 신경교종, 뇌수막종, 신경초종, 뇌하수체 종양 등으로 세분된다.

뇌종양이 증상을 유발하는 기전은 크게 네 가지다. ▲종양이 커지면서 뇌압이 상승해 나타나는 두통과 구토 ▲주위 신경 압박으로 인한 팔·다리 마비 등의 신경마비 증상 ▲뇌피질 자극에 따른 간질 발작 ▲종양으로 인해 뇌가 밀리면서 발생하는 시력 장애, 안면신경 마비 등이다.

뇌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이며, 간질 발작이나 점진적인 운동 및 감각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오심과 구토, 시력 손실, 두통과 동반된 복시(複視)도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은 신경학적 검사 후 뇌종양이 의심되면 추가 검사를 시행한다.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이 기본이며, 혈관 분포와 주변 혈관과의 관계를 보기 위해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악성도 평가를 위해 단일광자단층촬영(SPE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활용하기도 한다.

치료는 약물 치료, 수술적 치료, 방사선 치료, 화학 요법, 면역 요법, 유전자 치료 등이 있으며, 약물 치료는 항암 요법과 호르몬 치료를 제외하면 주로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 치료가 중심이다. 임상적으로 가장 흔한 문제는 종양으로 인한 뇌압 상승과 신경학적 결손이다.

수술적 치료에는 진단 목적의 뇌조직 생검술(生檢術, biopsy), 종양 제거를 위한 개두술(開頭術, craniotomy), 종양으로 인한 수두증 등의 합병증을 치료하는 수술이 포함된다. 개두술은 전신 마취하에 두피와 두개골, 경막을 절개한 뒤 종양을 직접 노출시켜 제거하는 수술이다.

뇌종양은 신경계 밖으로 전이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국소 재발이 흔하다. 종양세포가 정상 뇌조직 사이로 침투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완전 제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국소 재발 시에는 재수술, 정위적 방사선 수술, 항암 화학요법 등을 병합해 치료한다. 재발한 경우 조직학적으로 악성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아 예후는 좋지 않다.

뇌종양 환자의 뇌부종 치료에는 스테로이드(steroid) 제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당뇨병이 발생하기 쉬워 혈당 조절에 주의가 필요하다. 영양 관리 역시 암 치료에서 중요한 요소로, 치료 전·중·후에 걸쳐 올바른 식이 섭취가 중요하다.

뇌종양은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경우 전체 5년 생존율이 65%에 이른다. 양성 뇌종양인 뇌수막종은 95%, 뇌하수체선종은 97%, 신경초종은 94%의 높은 생존율을 보인다. 반면 악성 신경교종은 38%, 가장 악성도가 높은 교모세포종은 7%, 역형성 성상세포종은 24%, 저등급 성상세포종은 61% 정도다.

대한뇌종양학회(Korean Brain Tumor Society)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매년 2,500~4,500명의 뇌종양 환자가 발생하며, 현재 약 2만 명이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악성 뇌종양으로 2년 생존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약 76%다. 뇌종양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생존이 가능하므로, 희망을 갖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명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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