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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건 아나운서의 가요무대 40년, 세월을 노래하고 세대를 잇다

김동건 아나운서와 가요무대 40년

필자와 동년배(同年輩, 39년생 토끼띠)인 김동건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가요무대’가 40주년을 맞아 11월 3일(월)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특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80대 중반인 김동건 씨는 현역 아나운서로, 필자는 현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김동건 아나운서는 북한 황해도 사리원에서 출생하여 광복 이후 월남해 서울에서 살았다. 6·25전쟁 때 대구로 피난을 가 초등학교는 필자의 고향인 대구 소재 경북사범대부속국민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경기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58학번)에 진학하여 교육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1963년 3월 동아방송 공채 1기 아나운서로 입사했으며, TBC와 KBS 아나운서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가요무대’ MC를 맡고 있다.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했다.

필자는 KBS 1TV가 매주 월요일 저녁 방송하는 ‘가요무대’를 즐겨 시청하고 있다. 가요무대에서 들을 수 있는 가사의 내용은 한 편의 시와 같아 우리 삶에 깊은 울림을 준다. 11월 3일 40주년 특별방송은 ‘가요무대’ 제1921회로, ‘가요무대 40년,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꾸며졌다. 국민가수들이 총출동해 명곡 무대를 선보였다.

김동건 아나운서는 40주년을 맞아 “만약 가요무대를 사랑하고 기다려주신 시청자분들이 안 계셨다면 가요무대를 어떻게 40년이나 할 수 있었겠나 싶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40년간 출연해 준 가수, 방송국 스태프들도 고맙지만, 변함없이 오랜 기간 박수치고 응원하고 기다려주신 시청자분들이 제일 고맙다”고 덧붙였다. 김동건 아나운서는 33년간 ‘가요무대’를 진행했다.

서유석(80) 현 마포문화재단 이사장은 독특한 허스키 보이스를 가진 레전드 가수이다. 그는 가요무대에 출연해 ‘가는 세월’을 불렀다. ‘가는 세월’은 김광정 작사·작곡으로 1977년 발표된 느리고 서정적인 발라드 곡이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가는 세월 그 누가 잡을 수가 있나요 / 흘러가는 시냇물을 막을 수가 있나요
아가들이 자라나서 어른이 되듯이 / 슬픔과 행복 속에 우리도 변했구려
하지만 이것만은 변할 수 없어요 / 새들이 저 하늘을 날아서 가듯이
달이 가고 해가 가고 산천초목 다 바뀌어도 / 이 내 몸이 흙이 되어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

마지막 순서에 출연한 이미자(84) 가수는 ‘동백 아가씨’와 ‘내 삶의 이유 있음은’을 불렀다. 이미자씨는 서정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정통 트로트를 고수하며 우리나라 대표 가수의 맥을 이어가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 데뷔 50주년 기념행사 때 부른 ‘내 삶의 이유 있음은'(김소연 작사, 장욱조·장지연 작곡)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나 이제 노을길 밟으며 음— / 나 홀로 걷다가 뒤돌아보니
인생길 구비마다 그리움만 고였어라
외롭고 고달픈 인생길이었지만 / 쓰라린 아픔 속에서도 산새는 울고
추운 겨울 눈밭 속에서도 동백꽃은 피었어라
나 슬픔 속에서도 살아갈 이유 있음은 음— / 나 아픔 속에서도 살아갈 이유 있음은 음—
내 안에 가득 사랑이 / 내 안에 가득 노래가 있음이라
황혼 밤하늘에 별이 뜨듯이
나 사는 외로움 속에서도 들꽃은 피고
새들이 노래하는 푸른 숲도 의미 있으니
나 슬픔 속에서도 행복한 날이 있었고 음—
나 아픔 속에서도 당신이 거기 계시니 음—
내 안에 가득 사랑이 / 내 안에 가득 노래가 있음이라.

박명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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