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Posts tagged with » 박현찬

경청·마중물 작가 박현찬은 ‘작가의 책상’ 역자후기를 이렇게 썼다

경청·마중물 작가 박현찬은 ‘작가의 책상’ 역자후기를 이렇게 썼다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중고책방에 들러 퀘퀘한 종이냄새에 파묻히다 보면 때아닌 횡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오래 전 읽었다 내곁을 떠난 책을 발견하기도 하고, ‘이런 책 없을까?’ 하고 상상해온 책들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새봄 내가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 번역되어 내 손에 들어오게 된 것도 중고책방 덕택이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얘기하면 중고책방을 들러 그 책을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49회 “코끼리 생각”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49회 “코끼리 생각”

며칠 동안 새벽마다 비가 내렸다. 먼 산 계곡에서는 물이 쏟아져 흐르고 숙소 가까이 오솔길은 온통 안개에 잠겨 있었다. 나무들은 소리 없이 비에 젖어들 뿐 초록빛으로 뒤덮인 열대의 숲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길가에는 건기가 곧 시작될 것을 알리는 듯 푸릇푸릇한 대나무 싹이 여기저기 돋아나고 있었다. 무성한 잡초와 썩은 나뭇가지로 뒤덮인 개울가를 지나 수풀 안으로 들어가니 시냇물 소리가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44회 “신성한 언덕”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44회 “신성한 언덕”

? 미 로 기준과 안젤라는 깜짝 놀랐다. 병상에 누워 있을 줄만 알았던 총지배인이 혼자서 병원 주변을 산책하고 있으니. 그는 휠체어도 없이 자기 발로 걷고 있었다. “어머!” 안젤라가 달려가려는데 기준이 손을 잡아끌었다. “잠깐만.” 두 사람은 그대로 멀찌감치 총지배인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곁에 간호인이 조용히 따라 걷고 있었지만 그는 온전히 제 힘만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확실히 상태가 많이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43회 “나무로 만든 닭”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43회 “나무로 만든 닭”

몇 주 사이 링크빌리지는 모습이 많이 바뀌어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며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주차장용 공터를 지나 야트막한 언덕 위에 새로이 정비된 부지와 그 위에 조립식으로 지어지고 있는 여러 채의 건물이었다. 얼핏 보기에도 현장에는 마을 사람들 외에 서양인들을 비롯한 외지인들이 여럿이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아직 지붕과 벽체만 어설프게 서있는 상태이지만 불과 한 달여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41회 “지혜로운 코끼리”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41회 “지혜로운 코끼리”

성수기와 비교하자면 왕위앙의 여행자거리는 텅 비다시피 했다. 수많은 여행객들이 카약을 즐기고 다이빙을 하던 계곡은 제멋대로 쏟아 붇는 집중호우 때문인지 찾는 사람이 드물어 을씨년스럽게 변했고 쏭강에는 황토색 강물만 넘치게 흐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일부러 특별한 체험을 즐기기 위해, 더불어 저렴한 비용을 이유로 우기의 라오스를 찾는 여행객들이 늘어가는 추세라고 하지만, 리조트는 조용한 일상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40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40회

제 4부 ? MISS LAOS 동이 트기 전부터 요란하게 쏟아지기 시작한 비가 오전 내내 그치지 않았다. 사무실에서 바라보는 강 건너 풍경이 물안개와 구름에 휩싸여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산봉우리를 휘감아 도는 구름띠는 시시각각 기묘하게 움직였고, 물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강은 점점 길어져서 마을의 경계는 저 멀리 아득하게 보였다. 행사가 끝난 이후 투숙객들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39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39회

“아무래도 그렇겠지?” “ …… 그렇다면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라오스 사람들의 내면적인 마음씀씀이와 관련이 있을 것 같네요.” 무숙자가 자기의 생각을 말하고는 조심스럽게 기준의 반응을 기다렸다. 잠시 후 기준이 입을 열었다. “언제까지 현재의 모습이 유지될지는 모르지만, 라오스 사람들에게는 ‘나 혼자 마음대로’ 하기 보다는 ‘너와 나 사이의 마음을 따르는’ 행동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더군.” ‘‘나 혼자 마음’과 ‘너와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38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38회

“제 생각에는 그게 라오스의 힘이 아닌가 싶어요.” 무숙자가 음료수 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목이며 팔뚝이며 피부가 검게 그을리고 온 몸에 피로의 흔적이 쌓여있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뭐가?” 마주 앉은 기준이 반문했다. “왜 다들 라오스 하면, 순수하고 따뜻한 사람들의 나라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게 그저 하기 좋은 표현이라고만 생각했어요. 라오스도 이미 예전의 라오스가 아닐 것이다, 외국인들과의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37회

??사이의 힘 모처럼 객실은 풀 하우스가 되었다. 하지만 즐거워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연수단 일행이 도착하고 이틀 뒤 VIP 골프투어팀이 들어올 때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장기투숙객들이나 사전 예약객들 외에 뜻하지 않게 수십 명의 일반객까지 추가로 한꺼번에 맞이하게 되자 리조트는 과부하가 걸릴 정도로 풀가동을 해야 했다. 강 전무 이하 모든 관리 직원들은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과연 우리가 잘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36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36회

“왜 저렇게 고집이 세신 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안젤라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얼마 동안이나 입원해 계셔야 할까?” 기준은 그게 가장 궁금했다.???? “좀 더 큰 종합병원으로 옮겨야 될 거예요. 만약의 경우… 라오스의 의료시설로는 부족해서요.” “만약의 경우라니?” “이번에는 수술을 받으셔야 될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일단 약물로 좀 진정이 되었어요.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안젤라의 목소리에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34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34회

“김형, 이것 좀 봐.” 업무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는데 상기된 표정의 변형섭이 기준에게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그건 예약확인서였다. “4박 5일 VIP 골프투어?” “메이저급 방송국 국장을 비롯해서 전, 현직 언론사 임원들, 여행사와 국내 호텔 임원들까지 전부 강 전무 인맥이야. 예약한 객실 등급은 물론 조, 석식 메뉴며 부대시설과 골프코스 투어 예약까지 그야말로 초호화 풀 패키지인 셈이지.” “멤버들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29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29회

“누가 상한 음식을 먹였나 봐요.” 쏭이 코끼리 주변에 버려진 음식물 봉지들을 가리키며 울먹였다. 라오스 관광청 주관으로 주말 동안 진행된 국제 공정 여행 전문가 세미나에 참석하고 오니 코끼리 사육장에 문제가 발생해 있었다. 매일 아침 쏭과 함께 산책을 나서곤 하던 코끼리가 어제는 사육장 밖으로 나서기를 거부하더니 오늘 아침에는 마침내 푹 주저앉아 버렸다는 것이다. 먹는 양도 반으로 줄었다고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21회

④ 라오스의 별 “책임자가 누군가?” 이튿날 오전, 강 전무가 피트니스 건물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전날의 사고 이후 잔뜩 예민해져 있는 상태에서 또 다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기준이 재빨리 상황을 파악했다. “스파 시설은 이상이 없었잖아?” 기준은 뒤에서 잔뜩 주눅이 들어 있는 직원들에게 물었다.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스위치를 눌렀는데 갑자기 전기가 팍…….” 시설부 전기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20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20회

“사람이 떨어졌다!” 기준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정신없이 내달렸다. “어디야, 어디?” “피트니스센터 2층입니다!” 개관을 불과 일주일 앞둔 날,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실내에 러닝머신을 배치하던 중 열어놓은 창문으로 몸을 내놓은 채 무리하게 기계를 밀어보려다 발을 헛디딘 것이다. 바쁜 마음에 저지른 사소한 실수였다.? 피트니스센터 건물 앞에 벌써 많은 직원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루앙이 어느새 달려와 다친 직원을 응급조치하고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9회

③ 매트릭스 “변전실 직원 한 명이 퇴사한 것 같습니다. 벌써 일주일 째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기준이 강 전무에게 보고했다. “이유가 뭔가?” “일을 감당하기 힘들었나 봅니다.” 이어지는 야근과 타 부서와의 갈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던 직원이었다. 그는 작업장을 ‘일 지옥’이라고 말한 뒤 모습을 감추었다. “변전실 업무에는 얼마나 차질이 생길 것 같은가?” “일단 개관 때까지는 큰 문제가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8회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8회

일정에 쫓기는 사람들에게는 주말에도 편히 쉴 수 있는 여유가 없다. 상시적으로 스트레스가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으니 작은 긴장도 갈등으로 비화되기 십상이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오전부터 객실과 레스토랑 등을 담당하고 있는 개별 부서와 전체적인 관리를 맡고 있는 시설부와의 사이에 불협화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완벽한 임무 수행이 지상과제로 떠오르면서 시설부 사무실의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려대기 시작한 것이다. […]

[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17회

② 라오 프로그램 “총지배인님, 건강은 좀 어떠십니까?” 따가운 햇볕이 비껴간 오후, 방갈로 공사장에서 기준은 모처럼 총지배인과 마주할 기회가 생겼다. “건강? 허허.” 총지배인은 뜬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꾸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마치 그날 있었던 일을 아예 기억에서 지워버리라는 듯 기준을 외면했지만 낯빛은 여전히 어두웠다. 그는 지금도 틈만 나면 원주민마을의 비밀 숙소에서 지내고 있을 터, 속 깊은 이야기 […]

Page 1 of 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