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짜인 스토리는 작가의 우상을 피해 가고” “단어 하나 찾는데 밤을 꼬박 새우며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시죠. 그러다 베란다에 나가면 새벽 4~5시경, 멀리 한강 변
Author: 윤일원
[가볼만한 곳] 감꽃당, 운현궁 지나 계산초당에 이르다
몇 년 전에는 나를 키운 지인이 모두 직장 동료이거나 학교 동창이었다면, 지금의 나를 키우는 지인은 모두 글로 만난 지인이다. 이 둘 차이를 한마디로 하면, 만나는
[윤일원의 시선] 안성 바우덕이축제…”어름사니, 아무리 아파도 떨어지면 안 돼”
나는 여자로서 이름은 김암덕(金岩德)이다. 가난한 머슴의 딸로 태어나 일찌기 꼭두쇠의 눈에 띄어 염불과 소고춤, 줄타기를 배웠다. 그때 내 나이 다섯 살, 내가 사는 고장은 안성장터로
“난, 한글을 미치도록 사랑해”
한 어미가 태몽을 꾼다. 태몽이 길하여 사내가 틀림없다며 그 꿈을 기록하고 사내를 낳는다. 사내가 태어나자 온 집안에 경사가 벌어졌다. 태어난 사주를 기록한다. 남자를 귀하게
[윤일원의 시선] 영양 두들마을 이문열 생가에서 든 상념들
뜰 안에는 곧은 향나무 한 그루가 떡하니 250년을 버티고… “나는 김구 선생의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는 말씀을 실천한 분이 이문열 소설가라
[윤일원 칼럼] ‘벼’의 가르침…”풍요로우면 성장에, 결핍이 오면 열매에 집중한다”
추석날 이슬 머금은 꽃을 찾아 헤매며 추석날 이른 아침 이슬 맺힌 꽃을 찾으러 안개 자욱한 들판을 걸었다. 야트막한 산에 자리잡은 산소 언저리를 헤매다가 문득 깨달은
한가위 고향 앞으로···”반쯤 비운 술잔에 보름달 가득”
내일이면 추석이다. 나는 언제나처럼 고향으로 간다. 산천은 의구한지? 친구는 변함 없는지? 부모님 계신 곳은 편안한지? 내 가서 살펴보리라. 남들은 추석을 고향이라는 향수보다는 가족의 만남이라 여겨,
[윤일원 칼럼] 건군 75주년 국군의날 퍼레이드 현장 ‘소회’
어제 26일은 종일 비가 내렸다. 이른 아침 남산에 올라 성곽 사이로 핀 구절초를 보고, 한강을 앞에 두고 북악산, 인왕산, 낙산에 둘러싸인 서울 모습을 봤다. 그리고
‘벌거숭이두더쥐’…집단평화 뒤에 숨은 잔혹한 번식경쟁
호모 사피엔스 인간은 지독한 사회성 동물이며, 인간도 흰개미나 벌거숭이두더지(naked mole rat)와 마찬가지로 진사회성 동물이다. 진사회성(eusociality)이란 “집단 내 성체들이 여러 세대 아울러 살고, 서로 협력하여 새끼를
왜 어미는 새끼를 잡아 먹지 않을까?
수컷 사자가 무리를 장악한 후 암컷의 새끼를 죽이는 사례나 수컷 원숭이가 무리를 이끈 후 암컷의 새끼를 죽이는 사례는 흔하게 보고 된 바 있다.이는 성미가 급한
[윤일원의 차마고도⑦] “자기야 사랑해…담에도 함께 떠나요.”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에 얼마 떨어지지 않은 벤처 회의실에서 열띤 토론이 이어진다. “AI가 말을 문자로 전환하여 요약정리를 해주는 시스템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 일찍이 연암 박지원이 이 문제
[윤일원의 차마고도⑥] “차 마시고, 경극 보고, 귀지를 후비다”
“한 나그네가 있었다. 허리에 검 하나만 차고 있을 뿐 차림새는 참으로 초라했다. 눈썹은 짙고 입술은 붉었으며, 눈동자는 총명해 보였고, 뺨은 두툼했다. 늘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윤일원의 차마고도⑤] 인상여강(印象麗江), 사랑이 무엇이 관대?
한 사내가 있었다. 평소 소심하여 무슨 일을 대차게 하지는 못했지만, 언어에는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금세 하와이에 이민 온 노동자를 통해 6개 외국어를 배울 수 있었고,
[윤일원의 차마고도④] 여강고성, 자유여행의 ‘천국’
“문득 아름다운 것을 보았을 때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는 중이다.” 또 “맛난 음식 앞에 두고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면 그대는 정말 강하거나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윤일원의 차마고도③] 중도객잔, 도도히 흐르는 흙탕물에 넋 놓고
한 가운데 ‘상사니양대'(爽死??台, 쐉스니양타이로 발음)를 세로로 쓰고, 우측에 동경 100° 8′ 4”, 좌측에 북위 27° 14′ 25”, 맨 아래 해발 2,345미터라고 적혀 있는 곳, 이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