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여행길이네 인생은 여행이라네 하루에서 다른 하루로 미지의 길을 떠나는 우리 모두는 여행자라네 나에게는 집도 없네 안주할 곳도 없네 온 우주와 대지가 나의 집이라네 계절이
Author: 박노해
[오늘의 시] ‘묻지 말자’ 박노해
좋은 일을 하면서 앞일을 묻지 말자 사랑하는 이에게 받을 걸 묻지 말자 나의 길을 가면서 비교를 묻지 말자
[오늘의 시] ‘너의 때가 온다’ 박노해
너는 작은 솔씨 하나지만 네 안에는 아름드리 금강송이 들어있다 너는 작은 도토리알이지만 네 안에는 우람한 참나무가 들어있다 너는 작은 보리 한 줌이지만 네 안에는 푸른
[오늘의 시] ‘아가야 나오너라’ 박노해
한 점은 온전하다 씨앗은 온전하다 둥근 것은 작아도 온전하다 둥근 엄마 뱃속의 아가는 처음부터 이미 온전한 존재 신성하여라 너는 우주의 빛과 사랑으로 잉태된 존재 다만
[오늘의 시] ‘나무가 먼저였다’ 박노해
나무가 먼저였다 사람보다도 나무가 오래였다 역사보다도 나무가 지켜줬다 군사보다도 나무가 치유했다 의사보다도 나무가 가르쳤다 학자보다도 나무가 안아줬다 혼자일 때도 나무가 내주었다 죽는 날까지
[오늘의 시] ‘흰 철쭉’ 박노해
이 땅의 봄의 전위, 진달래가 짧게 지고 나면 긴 철쭉의 시절이다 화려한 철쭉은 향기가 없다 그런데 어쩌자고 흰 철쭉에서만 이리 청아한 향기가 나는 걸까 4월에서
[오늘의 시] ‘무임승차’ 박노해
두 손에 짐을 들고 저상버스를 오르다 고마웠다 미안했다 나의 무임승차가 나 대신 불편한 몸을 끌고 울부짖고 나뒹굴고 끌려가면서 끝내 저상버스를 도입한 휠체어의 사람들 오만하게 높아만
[오늘의 시] ‘내 발자국에는 수많은 발자국이’ 박노해
나의 눈물이 나 하나의 슬픔이라면 그만 울어도 좋으리 나의 분노가 나 하나의 것이라면 그만 끝내도 좋으리 홀로 길을 걷다가 문득 울리는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에 걸음을
[오늘의 시] ‘정월正月 언 가지에’ 박노해
정월 빈 가지에 바람이 운다 이 밤에 나는 아직 울지도 못했는데 정월 흰 가지에 바람이 운다 이 아침 나는 아직 울지도 못했는데 멀리서 눈이 오는
[오늘의 시] ‘정靜한 마음으로’ 박노해 “오늘부터 내가 먼저”
새해 새날 아침에 정靜한 마음으로 쓴다 오늘부터 내가 먼저 내가 먼저 달라지기 내가 먼저 인사하기 내가 먼저 손내밀기 내가 먼저 들어주기 내가 먼저 고와지기 내가
[오늘의 시] ‘겨울 산책’ 박노해
아찌, 왜 입에서 하얀 게 나와? 음 겨울엔 사람들 마음이 따뜻해지니까 근데 왜 어깨를 웅크리는 거야? 자기 안으로 뿌리를 깊이 내리느라고 그럼 왜 손을 꼬옥
[오늘의 시]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박노해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나는 울었다 내가 이룬 것들은 눈처럼 흩날리고 내가 이룰 것들은 앞이 보이지 않고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벌거벗은 나무처럼 나는 울었다
[오늘의 시]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박노해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바라기를 단 하나의 새로운 만남을 단 하나의 새로운 독서를 단 하나의 새로운 물건을 단 하나의 새로운 장소를 단 하나의 새로운 감동을 마주하고
[오늘의 시] ‘새날이 와요’ 박노해
태양은 둥글고 지구는 둥글어요 계절은 둥글고 인생은 둥글어요 산 것은 죽은 것에서 나오고 죽음은 산 것에서 나오죠 살아있는 모든 것은 동그란 길로 돌아 나와요 편리하고
[오늘의 시] ‘빛의 통로를 따라서’ 박노해
우리가 먼 곳으로, 더 먼 곳으로 떠나려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이다 오늘 현란한 세계 속에서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