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⑥] 당신의 선택은?···모래성·바벨탑 혹은 공든탑

공든탑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사진 김희봉>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작은 돌탑 하나를 쌓으려고 해도 정성과 생각이 깃들어져야 한다.

산행을 하다보면 길가에 정성스럽게 쌓아 놓은 돌탑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그 주변을 둘러보면 크기와 높이가 다른 탑들도 눈에 들어온다. 누가 언제 쌓아 올렸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무엇인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쌓여진 돌탑 위쪽 또는 그 주변에 작은 돌 하나를 쌓은 기억이 있다. 행여나 그 돌탑이 무너질까 걱정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주의를 기울였고 원하는 무언가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기원도 했다.

이렇게 쌓은 것은 산행 길에 볼 수 있는 작은 돌탑뿐만이 아니다. 요즘은 보기 어렵지만 예전 마을 어귀에는 서낭당이 있었다. 이 역시 주변에 있는 돌을 쌓아 만든 형태인데 돌탑과 마찬가지로 무엇인가를 기원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쌓여진 돌의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데도 높게 올라가고 쉽게 무너지지 않은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어 보인다.

우선 그 돌을 쌓는 사람의 마음, 즉 정성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평평하고 쌓기 좋은 돌일지라도 쌓는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높이 올라가지 않는다.

더군다나 한 눈에 보기에도 정성들여 쌓은 것이 느껴지면 쉽사리 무너뜨리지 못한다. 설사 타인의 실수에 의해 무너졌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에 의해 바로 복구된다. 이 점이 바로 돌탑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정성이 들어갔는지 혹은 들어가지 않았는지는 대부분 직관으로 알 수 있다.

다음으로는 그 돌을 쌓는 사람이 생각하면서 쌓았기 때문이다. 지금 놓은 돌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 그리고 또 그 다음에 올라갈 돌을 생각하면서 쌓기 때문에 높게 쌓았지만 잘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생각하면서 쌓으면 자기 주변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돌만 찾지는 않는다. 쌓게 될 돌탑의 높이를 생각하고 있으니 이에 적합한 돌과 적합하지 않은 돌들이 구분된다. 그리고 적합한 돌을 찾기 위해 지금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도 기꺼이 움직이고 둘러보게 된다. 이렇게 찾은 돌들이 쌓여져 자신이 생각한 높이와 안정성을 갖춘 돌탑이 되는 것이다.

이제 쌓아야 할 대상을 자신의 삶으로 전환해보자. 당신의 삶에서 쌓아올리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명예, 명성, 부(富), 덕(德), 또는 선(善)인가?

개인별로 차이가 많겠지만 무엇인가 쌓아올리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한마디로 정성을 기울이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주변만 볼 것이 아니라 멀리 내다봐야 하고 직접 움직이기도 해야 한다. 아울러 쌓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 되었건 한번에 쌓아질 리는 만무하니 인내심과 끈기와 같은 내면의 힘도 있어야 한다.

돌탑 하나를 쌓더라도 정성과 생각이 깃들여지는데 하물며 자신의 삶에서 무엇인가를 쌓고자 한다면 훨씬 더 많은 정성과 생각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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