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 콘택트 리더십으로 심리적 거리 좁히자
[아시아엔=김희봉 <아시아엔> 칼럼니스트, 교육공학박사, <휴먼웨어101> 저자] 비대면(非對面), 비접촉(非接觸) 등과 같은 단어가 낯설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이는 얼마 전부터 일상의 곳곳에서 이른바 혼밥, 혼술, 혼놀 등 혼자 하는 생활을 즐기는 사람을 총칭하는 용어인 ‘혼족’의 등장과 함께 이른바 언택트(untact)의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더군다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과 같은 캠페인은 여러 영역에서의 언택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몸소 실천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예를 들면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영상회의, 화상면접 등을 비롯해서 택배나 음식배달에 이르기까지 개인이나 사회 곳곳에서 언택트는 이미 일상이 되었다.
이와 같은 언택트가 불편하지 않도록 소프트웨어(software)적인 측면에서 각종 어플리케이션이나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으며 제도나 시스템 등과 같은 하드웨어(hardware)적인 측면에서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착각 또는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는 휴먼웨어(humanware)적인 측면에서의 리더십이다. △비대면 △비접촉 △혼족 △사회적 거리두기 등과 같은 언택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에 초점이 맞춰진 개념으로 심리적 거리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언택트 시대의 리더는 구성원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더욱 좁혀나가야 한다. 다시 말해 ‘언택트 시대’에 ‘콘택트(contact)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다.
콘택트 리더십이란 구성원 개개인에 초점이 맞춰진 리더십으로 리더가 구성원들과의 심리적 거리와 간격을 줄이기 위해 행하는 일련의 사고와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구성원들과의 심리적 거리는 호칭, 복장 등과 같은 말이나 겉모습이 바뀐다고 해서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비전이나 전략 등도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데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리더로서 구성원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방법은 “관심에서 나오는 소소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행동은 많다.
그동안 수줍어서 하지 못했던 행동이나 매일 같은 공간에서 마주보고 있었기 때문에 하지 못했던 행동 등을 해보는 것이다. 또 형식이나 의무감에서 비롯된 행동 등을 바꿔보는 것도 이에 속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하는 행동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행동, 친한 친구에게 하는 행동을 떠올려보면 된다. 물론 이런 행동들은 구성원에 대한 관심이 선행되어야 할 수 있다. 관심은 같은 공간에 있다고 해서 저절로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에 대한 생각과 진정성이 있어야 생긴다.
그리고 자신이 구성원들로부터 듣고 싶은 말이나 표현 등을 구성원들에게 하는 것도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데 도움이 된다.
구성원들에게 어떤 말이나 표현을 들었으면 하는가? 적어도 비난이나 질책의 성격을 지닌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구성원들에게 칭찬과 격려 등의 말이나 표현 등을 직접 해보는 것이다. 이왕이면 지난 기억을 더듬어 구체적인 상황이나 사례가 포함되면 좋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게 된 요즘의 상황은 구성원들에게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생각이나 감정을, 말이 아닌 SNS나 메신저 등을 이용한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하기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는데 이번 기회에 몸이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워졌다는 선례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떤가? 아울러 물리적 언택트 상황에서 심리적 콘택트가 형성되고 활성화된다면 이후에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지금보다 훨씬 더 나아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