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재 95] 당신의 굳어버린 두뇌를 깨우려면···

인간의 두뇌를 컴퓨터처럼 활용할 수 있다면.<사진=KISTI 홈페이지>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원]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가방 속을 뒤적거리다가 펜 한 자루를 찾았다. 그런데 종이 위에 단 한 글자도 적을 수 없었다. 펜 속의 잉크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주 쓰는 펜이 아니어서 잉크가 부족하거나 다 썼을 리는 없는데 몇 번을 종이 위에 끄적거려 봐도 마찬가지였다.

생각해보니 그 펜을 구입한지가 꽤 오래된 듯 했다. 그동안 거의 사용하지 않았으니 아마도 잉크가 굳어버렸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그 펜은 굳어버린 잉크와 함께 버려졌다. 계속 사용하지 않아 굳어버린 잉크를 가지고 있는 펜은 더 이상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구입 당시에는 잘 써졌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경우는 비단 필자의 펜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머릿속에는 맴도는데 막상 설명하기가 쉽지 않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힘든 것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마음먹은 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거나 주변에 대한 무관심이 커진 것도 그렇다.

그러나 잠시 예전을 돌아보면 지금과는 조금 달랐을 수도 있다. 무엇인가에 대해 물어보면 바로 대답을 하거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샘솟은 시절도 있었을 것이고 궁금하면 물어보는 것이나 새로운 것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자연스러웠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날렵하게 몸을 움직여 공을 잡았던 때는 물론, 어렸을 때 주변의 어른들을 보고 자연스럽게 인사하거나 작은 일에도 웃으며 박수치고 반응했던 적도 떠오를 것이다.

이처럼 예전에는 잘 되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것들이 있다면 그 이유 중 하나는 그러한 생각이나 행동 등을 일상에서 반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이 지닌 지식·기술은 물론, 태도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경우 이미 보유하고 있는 능력이거나 해봤던 경험 혹은 할 수 있는 것일지라도 일정 기간 방치하거나 반복해서 하지 않으면 점차 그 기능은 퇴화되기 마련이다. 사용하지 않아 굳어버린 잉크와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거나 실제로 그렇게 느껴진다면 한 숨을 내쉴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해봐야 한다. 이러한 증상을 나타내는 것들의 상당수는 조금만 시도해보면 예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미 스스로가 그 능력과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능력이 일정 기간 동안 사용되지 않거나 발휘되지 못해 퇴화되었다는 것을 역으로 생각해보면 일정 기간 동안 다시 반복하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과거나 현재의 능력을 포함해서 앞으로 갖추게 될 능력에 이르기까지 언제든지 다시 복원해서 제 기능을 발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 능력이나 기능이 숙달될 때까지는 끊임없이 반복해서 연습해야 한다. 이는 비단 신체적인 기능이나 능력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생각하거나 표현하는 능력 등을 포함해 대부분의 경우가 해당된다. 어떤 것이 되었든지 간에 이 과정은 대부분 길고 지루하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당신이 필요할 때 해당되는 기능이나 능력이 발휘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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