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⑫] 설 연휴 “새해, 묵은 습관·당연한 것에서 벗어나자”

컴퓨터엔 마우스가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게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당연한 걸 벗어나려는 시도와 노력으로 인류는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

[아시아엔=김희봉 <아시아엔> 칼럼니스트,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교육공학 박사]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키보드와 마우스를 쓰려면 당연히 컴퓨터와 유선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했던 시절도 있었다.

“몸무게가 있으니까 당연히 물이 넘치지”, “가을이니까 사과가 떨어지는 건 당연하잖아?”

만일 아르키메데스와 뉴턴이 이처럼 자신이 경험하거나 본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면 우리는 제2의 아르키메데스나 뉴턴이 나오기 전까지 수많은 시간을 당연함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이는 비단 과학이나 기술의 영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도 당연하다고 여겨져 왔던 것들이 많고 그 중 일부는 당연함에서 벗어났거나 벗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소유에 관한 것들이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굳이 사지 않아도 된다.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벗어나 ‘공유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만들어낸 결과다. 물론 아직까지도 필요한 것이 있다면 구매하거나 구입해야 하는 것이 다반사지만 점차 공유의 대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자명하다.

물건에 대한 소유뿐만이 아니다. 사람간의 관계나 하고 있는 일을 비롯해서 지금까지 사회 곳곳에서 당연하게 여겨지거나 수행되어 왔던 것들이 당연함이라는 틀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당연함에서 벗어난 결과,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새로운 접근방식이 적용되기도 하고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비즈니스 모델 등이 생겨나기도 했다.

일상에서 빈번하게 접하는 ‘당연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에게 ‘왜?’라는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던지는 ‘왜?’라는 질문은 상황이나 경우에 따라 다소 공격적이고 호전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자신에게 하는 ‘왜?’라는 질문은 스스로 빠져버린 ‘당연하지’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튼튼한 밧줄이 되기도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활동 혹은 계획 등에 ‘왜?’라는 의문사를 붙여보는 것이다. 이에 대한 만족스러운 답변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당연함에서 빠져나오는 길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맥락을 달리 보는 것도 ‘당연하지’에서 벗어나는 방법 중 하나다. 만일 조직을 관리하거나 운영하는 입장에서 그동안 조직을 리더 중심의 맥락에서 봐왔다면 이번에는 팔로워 중심의 맥락으로 바꿔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맥락만 바꿔보더라도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의 상당수가 달리 보이게 된다. 고객중심으로 보거나 사용자 중심으로 접근하자는 것도 이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당연하지’에서 벗어나는 또 다른 방법 중 하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이와 같은 범주 내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범주에 있는 사람과 만나보는 것이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문제해결을 하려고 하면 매번 엇비슷한 과정과 결론에 다다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 만날 필요가 있다. 만일 사람이 어렵다면 책으로 접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당연한 것조차 모른다는 것은 큰 문제다.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당연한 것에 대한 의문을 품지 않는 것이다. 당연함에 매몰되어 있는 개인과 조직은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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