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내려다 본다. 어떤 땐 다르고 어떤 땐 다같다. 왜 그럴까? <사진 김희봉>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원] 위에서 보면 평지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도 보인다. 연필, 종이컵, 자동차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려보자. 약간의 시간이 있다면 종이 위에 그려보는 것도 좋다. 아마 어렵지 않게 각각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도 쉽다.

다음으로는 자신이 떠올리거나 그린 사물은 어느 쪽에서 바라본 것인지 확인해보자. 아마도 대부분 측면을 바라 본 모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거나 바라볼 때 익숙한 쪽이 있다.

그런데 같은 사물도 어느 쪽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보이는 모습이 다르다. 그것도 확연히 다른 경우가 많다. 일례로 연필을 측면에서 바라보면 끝이 뾰족하고 길쭉한 형태가 먼저 떠오르지만 정면에서 바라보면 육각형으로 보인다. 종이컵의 모습을 측면에서 바라보면 사다리꼴로 보이지만 위나 아래에서 바라보면 원형으로 보인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측면이 아닌 위 또는 정면에서 바라 본 자동차는 직사각형에 가깝다.

이밖에도 주변의 사물들을 다양한 방향이나 각도에서 바라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그 모습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달리 보이는 것은 사물뿐만이 아니다. 사람도 비슷하다. 누구나 사람을 보는데 있어 자신만의 익숙한 방향이 있다. 사람을 자기가 익숙한 방향으로 본다는 것은 편견과 선입견을 갖고 본다는 것으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편견과 선입견이라는 단어가 지닌 뉘앙스는 부정적인 측면이 많다. 그래서 여기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지금까지와는 달리 익숙하지 않은 방향에서 보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익숙하지 않은 방향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같은 사람, 같은 사물 그리고 같은 장소일지라도 카메라의 방향과 구도를 다양하게 해서 찍는 것을 생각해보면 된다.

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가 움직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오히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피사체의 다양한 모습을 담는다. 그래서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을 유심히 살펴보면 한 곳에 고정되어 있기 보다는 사다리 위에도 올라가고 앉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바닥에 눕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같은 피사체일지라도 위에서 바라본 모습, 아래에서 바라본 모습, 대각선으로 바라본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을 보는 것 역시 비슷하다. 마치 사진을 찍는 것과 같다. 매번 정면만 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봐야 한다. 사물도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면 다른 모습들이 나타나는데 하물며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여러 방면에서 사람을 보면 단편적인 모습이 아니라 전체적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니 이제는 그동안 익숙하게 봐왔던 것에서 벗어나 조금 움직여보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당신 옆에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그 사람을 얼마나 다른 면에서 볼 수 있는 눈이 많은가에 따라 장점이나 잠재력도 보이고 끄집어낼 수도 있다.

보는 방향 따라 느낌도 다르다 <사진 고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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