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②] 안동 월영교에 비친 낙동강 바라보니 “당신은 누구의 데칼코마니?”

낙동강 수면에 비춰진 월영교(경북 안동 소재, 김희봉 촬영)

[아시아엔=글·사진 김희봉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교육공학박사] 종이 위에 물감을 바르고 이것을 반으로 접거나 그 위에 다른 종이를 겹쳐 놓았다가 떼어내면 좌우 혹은 상하의 모양이 같은 그림이 나온다. 경우에 따라서는 예상하지 못한 다소 신비로운 무늬나 재미있는 모양이 나오기도 한다. 이를 데칼코마니(decalcomanie)라고 하는데 어렸을 적 한번쯤은 해봤을만한 미술기법이다.

데칼코마니는 겹쳐진 종이가 펼쳐져 전체 모양이 나왔을 때 완성된다. 결국 종이의 한쪽 면에 그려진 모양이나 칠해진 색상에 따라 전체의 모양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그래서 데칼코마니의 완성도는 한쪽 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쪽 면의 모양이나 색깔이 비어있는 옆면에 그대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데칼코마니는 비단 미술의 영역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데칼코마니와 같이 한쪽의 영향을 받아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들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관계적인 측면에서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이를테면 부모와 자녀, 리더와 팔로워, 스승과 제자, 친구 관계 등이다. 이와 같은 관계에서는 반드시 어느 한 쪽에 영향을 주거나 받게 되어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물이 흐르는 것과 같이 연장자나 상급자가 맞은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것 같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하겠지만 간간히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상대방으로부터 자신이 원치 않는 영향을 받고 싶지 않거나 반대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영향을 주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영역에서 스스로 색상을 선택하고 기대하는 모양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 당신이 선택한 색상과 그려 놓은 모양이 다른 사람의 채워지지 않은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단 당신이 그림을 그리겠다고 생각했다면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생각나는 대로 아무렇게나 그려놓게 되면 당신과 관계된 사람의 색상과 모양은 당신으로 인해 형편없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우(愚)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당신이 기대하는 상대방 모습을 떠올려보는 것이다.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떠올려볼수록 결과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진다.

다음으로는 이렇게 떠올려 본 모습을 스스로 구현해보는 것이다. 당신이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말이나 행동 혹은 생각까지 모두가 그 대상에 속한다. 여기까지가 당신이 그려야 할 부분이다. 남은 것은 당신이 그린 그림에 상대방이 포개졌다가 펼쳐져 당신과 함께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 ‘팔로워는 리더의 또 다른 이름’,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등과 같은 말은 데칼코마니를 관계적으로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 볼 시간이다. 나는 누구의 데칼코마니이며 어떤 데칼코마니를 만들고자 하는가? 아울러 상대방이 당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당신이 기대하는 상대방의 모습을 당신으로부터 만들어보는 것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