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③] 당신만의 공간 ‘치타델레’는 어디인가요?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지금 앉아 있는 곳에서 자주 아이디어가 샘솟거나 심적인 안정감을 느끼는가? 아니라면 자신에게 이런 느낌을 주는 별도의 공간이 있는가? 만일 이런 공간이 없다면 나만의 치타델레(Zitadelle)를 찾을 때가 되었다.
치타델레는 독일어로 ‘요새 안의 작은 보루’를 의미한다. 일종의 개인공간인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인 몽테뉴(Michel Eyquem de Montaigne)도 자신만의 치타델레가 있었다. 그의 성(城) 안에 있는 작은 탑을 자신만의 서재로 만든 것이다. 그곳에서 그는 수상록(Les Essais)을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고 역시 치타델레의 좋은 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의 젊은 시절 창업 준비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치타델레는 몽테뉴와 같은 철학자나 빌 게이츠(Bill Gates), 스티브 잡스(Steve Jobs) 등과 같은 기업가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치타델레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 이는 치타델레가 생각의 공간이자 성찰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휴식의 공간이기도 하고 치유의 공간도 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치타델레가 있는 사람은 그곳에서 새로운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무엇인가를 시도해보기도 한다. 조금 더 나아가면 그 공간에서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치타델레가 되기 위해 특별한 조건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치타델레가 반드시 물리적인 공간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책이나 음악, 영화 등도 자신만의 치타델레가 될 수 있다. 생각의 흐름이 막히거나 시작조차 할 수 없을 때 이와 같은 매체는 숨통이 트이게 해 줄 수 있다.
또한 치타델레는 폐쇄되거나 분리된 공간이 아니어도 괜찮다. 숲이나 공원 등과 같은 개방된 공간도 나쁘지 않다. 다만 개인이 중심이 된 공간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왁자지껄하는 공간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치타델레는 어딘가에 새롭게 만들어야만 하는 공간은 아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공간을 활용해도 좋다. 필자의 경우, 도서관이 바로 필자의 치타델레다. 도서관은 생각하고 성찰하며 휴식을 취하기에 적합한 공간이다. 더군다나 예전에 비하면 꽤나 많은 곳에 있어 이용하기에도 좋다.
사람에게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공간도 중요하다. 자신이 있는 공간의 특성이나 느낌 등에 따라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 그리고 사람간의 관계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제 당신의 치타델레는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보자. 당신의 치타델레는 어디인가? 아쉽게도 아직 없거나 머릿속에 이내 떠오르지 않는다면 미루지 말고 서둘러 마련해보자. 그 공간이 일상에 지친 당신, 새로움을 추구하는 당신에게 큰 힘이 되어 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