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재 99] 망설이지 말고 일단 시작해 보세요

엄홍길, 그는 도전의 아이콘이다. 물건도 길도 내가 만들고 낸 것이라야 더 가치가 있다

“내가 만든 것이라야 애착이 생긴다”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현대차 인재개발원] 어렸을 때 종이로 비행기를 접어서 날려 본 기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어디 비행기뿐이겠는가. 배도 만들어보고 꽃이나 동물 등도 만들어 보았을 것이다. 조금 더 성장하면서 나무나 플라스틱 블록을 비롯한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서 집이나 자동차, 로봇 등과 같은 다채로운 물건들을 만들기도 했다.

물론 종이나 나무, 플라스틱 등과 같은 가공된 재료가 없어도 문제없다. 흙이나 모래를 이용해서 성을 쌓기도 하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놀기 위해 스스로 만든 것이다.

오랜 시간 생각하고 고민하고 즐기면서 만들다보니 자신이 만든 것에 대한 애착도 강하다. 그래서 누군가 자신이 만든 것을 변경하거나 치우려고 하면 마음이 상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미흡하고 조잡해보일지언정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나만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이 되어서도 특별한 일이 없다면 자신만의 피조물을 만드는 일은 반복된다. 그것도 어제와는 다른 모양이나 색으로 만들어진다.

이렇듯 하루도 빠짐없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고 놀면서 지내왔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와 같은 활동은 점차 사라지거나 그 빈도가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더군다나 그 때 만든 것은 스스로의 필요나 요구 혹은 의지에 따라 만들었지만 성인이 되면서 만드는 것은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개인보다는 사회적 환경이나 조직에서의 요구 등에 의해 만들게 되는 것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무엇인가를 만들 때 자발성이나 주도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예전처럼 자신이 만드는 것에 대해 애착을 갖고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

일단 시도를 해보는 것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그것도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거나 모든 준비가 되었을 때가 아니라 머릿속에 떠오를 때 해보는 것이다. 일종의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만들어보거나 파일럿 테스트(pilot test)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최종 결과물에 대한 심적인 부담이 절감되는 것은 물론, 진행과정에서 수정 또는 개선에 대한 생각이나 의견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진다. 그야말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에 대해 즐길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상태가 되면 처음에는 생각지도 못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

반드시 눈에 보이고 손에 잡혀야 하는 것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무엇이든 스스로 만들어 볼 필요는 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만든 것에 대한 애착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애착은 발전을 낳는다.

앞으로 당신은 무엇을 만들고 싶은가? 만들고 싶은 것이 있다면 머뭇거리기보다는 한 발 먼저 내딛어 보았으면 한다. 그 발이 닿는 곳으로 머리와 가슴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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