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간 88] 케네디·간디·드골의 공통점은?···“메카를 넘어 허브가 돼야”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원] 정치, 경제, 교육, 문화, 스포츠 등 각 분야별로 해당 조직이나 하고 있는 일 또는 지역의 위상을 표현하는 수식어 중 하나는 ‘메카(mecca)’라고 할 수 있다.
메카는 종교적 의미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어떤 분야의 중심이나 중심지를 뜻한다. 그래서인지 개인이나 개인이 속한 조직에 메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 상당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의 메카’라는 말을 들으면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된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는 메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거나 실제와 다르게 과장되어 사용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것은 아마도 메카가 되고 싶은 소수 혹은 개인의 희망을 담았기 때문일 것이다. 각종 홍보물이나 소개 등에서 사용된 경우가 그렇다.
그래서 메카라는 수식어가 적합하게 쓰이려면 조직의 내부나 소수의 개인에 의해 자의적으로 붙여지기보다는 조직의 외부 또는 다수의 인정을 통해 부여되어야 한다. 그리고 개인이든 조직이든 메카가 되기 위해서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물론, 함의된 의미에 걸맞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한편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메카가 되는 것을 넘어 다른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은 바로 허브(hub)가 되는 것이다. 허브는 메카와 비슷하게 중심지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메카와는 사뭇 다르다. 메카가 고정성이 강하다고 한다면 허브는 유연성이 강하다. 메카가 독립적이고 독보적이라고 한다면 허브는 관계적이고 상호적이다. 허브에는 연결과 분배 등과 같은 속성이 있다. 즉 허브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가 오고 갈 수 있는 연결고리나 통로가 된다는 것이기도 하다.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인디라 간디(Indira Gandhi), 샤를 드 골(Charles-de-Gaulle).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이름들을 나열했다. 혹 이들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까?
공통점 중 하나는 이 세 가지 모두 국제공항의 이름이며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들 모두가 각 국의 허브 공항(Airline hub)이라는 것이다. 허브 공항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한 환승이나 연결의 거점이 되는 공항으로써 밤낮없이 수많은 사람과 다양한 물류가 이동한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24시간 변화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물론, 변화에 익숙하고 새로움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새로움을 추구하거나 성장을 원한다면 허브 공항과 같이 개인과 조직 모두 허브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고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허브가 되어야 하는 배경에는 이미 우리 생활에 자리 잡고 밀접하게 다가와 있는 참여, 개방, 공유, 연결 등과 같은 키워드가 있다. 융ㆍ복합이나 창의성, 집단 지성 등도 포함된다. 이와 함께 수많은 개인의 지식과 경험, 아이디어가 오가는 것을 넘어 이러한 것들이 비선형적으로 연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특정 분야에서 메카가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더 이상 메카만으로는 매력적이지 않다. 개인과 조직 모두 메카를 넘어 허브가 될 때, 즉 사람이 오가고 지식이 오가고 경험이 오갈 수 있도록 만들었을 때 경쟁력이 생기고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