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재 98] 진정한 ‘인싸’가 되어 보시렵니까?···노무현 일정표 참고하시구요

‘노무현 대통령 주간일정표’. 분 단위로 작성돼 있다.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 박사, 현대자동차 인재개발원] 당신은 ‘인싸’인가? 언제부터인가 사회 곳곳에서 ‘인싸’라는 신조어가 자연스럽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인사이더(insider)를 줄여서 세게 발음한 것인데 통상 여러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인싸’에 대한 관심이나 필요성이 증대되었는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는 소위 ‘인싸가 되는 법’ 등과 같은 질문도 많고 이와 관련된 조언이나 방법 등을 다루는 내용도 다양하다.

이러한 신조어가 확산되고 스스럼없이 사용되는 이유 중 하나는 여러모로 개인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여전히 인적 네트워킹이나 대인관계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사람마다 일부 차이는 있을지언정 많은 경우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싶은 마음도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관계는 인위적으로 구축되기 어렵다. 공식적 혹은 사무적으로 맺어진 관계가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을 보면 짐작이 간다. SNS상에서 연결된 친구나 팔로워 등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외형적으로는 맺어졌을지 몰라도 그 이상의 관계가 이어지는 경우는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호간 양적인 축적과 질적인 축적이 필요하다. 양적인 축적은 얼마나 오랫동안 알고 있었느냐 등과 같이 시간적 측면에서의 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오랜 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이라면 진정한 관계를 맺는데 한층 수월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의 축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서먹서먹한 경우도 있고 말 그대로 아는 사람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질적인 축적을 생각해봐야 한다.

질적인 축적은 시간적인 측면보다는 무엇을 같이 하느냐 혹은 어떤 경험을 공유하고 있느냐 등과 같이 내용적인 측면에서의 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질적인 축적의 경우 서로가 알고 지낸 시간의 많고 적음은 관계를 형성하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짧은 시간일지라도 서로의 생각과 의견이 오가고 관계를 이어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질적인 축적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공통분모는 다양하다. 작게 보면 개인의 취미나 관심사 등을 떠올려 볼 수도 있다. 개인을 넘어 조금 넓게 보면 비전이나 추구하는 가치 등도 공통분모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서로에게 이와 같은 공통분모가 많으면 많을수록 질적인 축적이 잘 이루어지게 된다.

진정한 관계가 구축되고 지속되려면 관계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개인과 개인 혹은 개인과 조직간 양적인 축적과 질적인 축적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만일 어느 한 쪽에 편중된다면 관계의 폭과 깊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이제 당신의 일정표를 펼쳐보자. 만났거나 만나야 할 사람들과는 어떤 공통분모가 있고 얼마나 연락하고 지내는가? 진정한 관계는 누군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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