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역린’으로 되살아난 ‘중용’과 ‘하인리히 법칙’
[김희봉의 21세기형 인재 90] “사소한 일이 결국 당신을 만든다”
[아시아엔=김희봉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교육공학박사] 운전 중 계기판에 경고등이 표시됐다. 계속 가야 했지만 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차를 멈추고 살펴보니 2cm 남짓한 작은 나사못 하나가 타이어에 박혀 있다. 이로 인해 타이어 속 공기가 조금씩 새어나갔고 결과적으로 작은 나사못 하나로 인해 주행을 멈춰야 했던 것이다. 만약 출발하기 전에 주변을 한번 둘러보기만 했더라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작다고 생각하는 것 혹은 사소하게 여겨지는 것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작고 사소한 것들을 무시하다가 난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거나 더 큰 문제가 야기되는 경우를 종종 접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내용은 일찍이 미국 보험회사의 직원이던 하인리히(H. W. Heinrich)에 의해 ‘1대29대300’의 법칙으로 제시된 바 있다.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라고도 한다. 그는 대략 5000여건의 산업재해를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대형사고 1건은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냈다. 그에 의하면 1건의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 사고의 원인과 비슷한 29건의 경미한 사고가 평균적으로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고들은 그야말로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300건의 아주 작은 사고나 실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즉 사소한 일들이 모여 큰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인데 이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것에 대한 관심을 갖고 즉각적인 행동을 취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하기에 손색이 없다.
일상에서 우리가 간과하거나 무시하고 있는 작고 사소한 일들은 상상 이상으로 많은 편이다. 일례로 한적한 도로에서 교통신호를 은근 슬쩍 무시하고 지나치거나 ‘이 정도는 괜찮겠지’ 혹은 ‘전에도 문제없었는데’ 등과 같은 안일한 생각으로 임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이는 대부분 사고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하며 단지 발생시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반면 하인리히 법칙은 사고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성취와 성공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자신에게 부여된 일이 아무리 사소하다고 생각할지라도 정성과 최선을 다한다면 그 일로 인해 또 다른 기회와 새로운 자리가 마련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모든 분야와 직종에서 나타난다.
이런 일을 두고 혹자는 ‘인생역전’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그 사람 운(運)이 좋았다” 등과 같이 말하기도 한다.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거나 부러워하는 정도로 넘기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그 사람은 다른 이들이 작고 사소하다고 생각한 일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정성껏 했던 것이다. <중용> 23장에 나오는 내용이 이를 뒷받침한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우리에게 영화 <역린>을 통해 잘 알려진 내용이기도 하다.
자신이 성취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리고 성공하고 싶다면 그동안 사소하다고 생각해서 방치했거나 대충했던 일은 없는지 살펴보자. 그런 연후에 그 일들을 예전과 달리 정성껏 해보자. 당신을 다시 보게 되는 것은 물론, 당신 역시 남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