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국경제 결산⑤] 김영란법 시행과 트럼프 당선 명암 엇갈려

[아시아엔=강승용 경제평론가] 2016년 마지막 달이다. 올해는 유난히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낸 것 같다. 대내적으로는 아직도 가슴 아픈 많은 사건들이 있고, 대외적으로는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중요한 일들이 있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운 국면을 향해 나아가는 매우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일에는 언제나 시작과 끝이 있고, 그 끝에는 새로운 시작이 있다. 시작은 새롭지만 그 시작점은 과거의 누적이기도 하다. 과거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과거를 돌아보고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12월엔 2016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2017년을 준비하기 위해 올 한해 주요사건들을 정리하고 2017년을 전망하는 글로 <아시아엔>독자들을 찾아가려한다. 오늘은 2016년 하반기 월별 주요이슈들을 간략히 살펴보고 그 의미에 대해 분석해 본다.<편집자>

10월:김영란법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이 9월 28일부터 시행되었다. 김영란법은 공직자와 언론사, 사립학교 임직원 등의 금품수수와 부정청탁을 금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된 법이다.

-김영란법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식사자리일 것이다. 김영란법 한도인 1인당 3만원은 한끼 식사에 충분한 돈일 수는 있으나, 누구에게는 적은 돈일 수 있다. 김영란법 첫날 세종시와 여의도 일대 고급식당들은 무척 한산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대중식당은 오랜만에 호황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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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한 내수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다. 또한 일정 기준에 따른 무조건적인 제한은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부작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첫 신고는 강원경찰청 소속 수사관이 시가를 알 수 없는 떡 상자 한 개를 배달받은 것이었다. 이 신고는 재판으로 이어져 시가 4만5천원 짜리 떡을 줬다는 이유로 과태료 9만원이 부과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일부 선량한 마음의 감사 표현도 원천봉쇄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그러나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이해하기 이전에 김영란법이 생기게 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부작용을 감수하지 않고는 고칠 수 없을 만큼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세태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일정 기간 동안은 골프장, 고급음식점 등의 영업상황이 악화되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것은 숫자로 구체화될 수 있는 객관적 사실이다. 골프장, 고급음식점에 쓰이던 돈은 어디에서 나왔는가? 공무원, 언론인 등의 접대를 위해 민간기업에서 나왔다. 사회가 맑아지는 과정에서 일부 산업에서는 손해를 보지만, 그 비용을 지출하던 민간기업에서는 비용 감소로 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이익은 어디로 갈 것인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인 것이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간접 수혜를 보게 될 기업들이 사회의 긍정적 발전에 기여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11월:미국 대선 /트럼프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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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선 결과는 2016년 하반기 국제적으로 가장 큰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부동산 재벌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트럼프는 대선 전부터 뚜렷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해 왔다. 미국인을 위한 정치, 그것이 그가 말하는 핵심이다.

1)이민자 정책:미등록 이주자 200만명 추방,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 설치, 미국 시민이 아닌 무슬림들의 입국 금지

2)경제정책:고소득층의 세금 인하와 빈곤층 소득세 면제, 법인세 인하

3)의료정책:오바마케어 폐지

4)무역정책:미국 중심의 보호무역, FTA 등 재협상 혹은 전면 재검토

5)환경 정책:파리 협정 취소, 미국 내 석유 시추작업 허용

-당선 전까지 그의 메시지는 뚜렷했다. 그런데, 당선 후 트럼프는 한 발짝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미국 대통령으로서 활동을 하기 전에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확실한 것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금리에 대한 트럼프의 언급이다. 트럼프는 자신을 저금리자로 지칭하면서도,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과 Fed를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상승을 유발하는 인프라 산업의 투자를 이야기하고 있다. 결국 거시적인 차원보다는 미시적인 차원에서 사안 별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불확실성 증가의 요인이기도 하다.

-한국도 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나라로, 미국 금리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최근 2-3년의 한국경제는 주택 건설시장이 경제 성장의 매우 큰 동력이었으며, 분양 열풍 등으로 가계부채도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미국은 경제가 서서히 회복하고 있어 미국 기준금리는 조금씩 상승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측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는 아직까지 회복세가 더디고, 그나마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던 주택 시장도 이제 열기가 식고 있다. 금리가 상승한다면 이러한 주택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해질 것이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불확실성은 위험요소이자 누구에게는 기회이다. 위험 요소가 되느냐, 기회로 활용하느냐는 우리의 준비에 달렸다.

다음에는 2016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 사건들에 대해서 몇 가지 살펴보려고 한다. 2016년 한국경제를 이끌었다고 볼 수 있는 주택시장과 분양열풍, 그리고 그 반대의 수출 감소 및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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