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국경제 결산⑥] 건설시장 때아닌 호황 ‘독’일까 ‘약’일까

[아시아엔=강승용 경제평론가] 2016년 한국경제에서 가장 활발한 시장은 단연 건설시장이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주택 건설시장은 때 아닌 호황을 맞이하였다. 아파트 가격 상승과 맞물려 청약 열풍을 몰고 왔던 2015~2016년은 성장 동력이 식어가던 대한민국에 잠깐의 활기를 찾아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열기가 식어가는 시점에 와 있다.

-주택 공급 증가:건축허가 및 건설수주액 증가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2015년 3분기 건축허가현황은 연면적 기준 57,536제곱미터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2016년에는 다소 낮아졌지만 과거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건설 수주액도 2016년 3분기 37조원 수준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Source: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Source: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건축허가 및 건설수주액은 경기선행지수로, 가까운 장래의 경기동향을 전망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즉 건축허가 및 건설수주액이 직접적인 주택공급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단기간 내에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결국 주택 공급의 증가는 향후 일정기간 더 지속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한국의 주택 건설시장은 대부분 선분양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주택공급이 이루어지기 전에 가계부채 및 집값 등으로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수요의 동반 상승: 미분양 감소 및 주택가격 급등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2015~2016년 대한민국의 주택 공급은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든다고 이야기하는 시점에서 주택 공급이 이렇게 늘어날 이유가 있을까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주택 공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주택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5년 4분기에는 전국 기준 28,093호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주었다.

2015년에는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 주택 수도 줄어들었지만, 미분양주택의 감소는 주로 수도권 외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16년에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기는 했으나, 이는 수요 부족이라기보다는 경기, 충남, 대구의 주택 공급 증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Source: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Source: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수도권과 수도권 외 지역의 변동성이다. 전체 미분양 수는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대부분 수도권 외 지역에 기인한 것으로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 물량을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2015년에는 주택 분양시장의 과열로 전체적인 미분양 물량이 줄었지만, 수도권 외 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더 눈에 띄게 감소하였다.

-주택 수요의 두 모습:투기 vs 실수요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증가가 더뎌진 한국사회에서 장기적으로 주택 수요가 증가할 요인은 많지 않아 보이나, 최근의 주택 수요 증가는 아래 두 가지 요인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요인 1)실수요 증가:베이비붐 세대의 자식들, 독립하다

베이비붐 세대는 전쟁 후 또는 혹독한 불경기를 겪은 후 사회적, 경제적 안정 속에서 태어난 세대를 지칭하는 말로,한국의 경우 6.25 전쟁 이후인 1955년부터 1963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의미한다. 안정된 사회 속에서 빠른 경제 성장을 경험하는 이 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베이비붐,말 그대로 높은 출산율이다.

(Source: 통계청 나라지표)
(Source: 통계청 나라지표)

베이비붐 세대의 중간(1959년)에 태어난 사람이 27살에 결혼(1985년)해서 2년 후(1987년)에 아이를 낳으면, 그 자식은 2016년 30살이 된다. 이와 같이 출산율이 높았던 베이비붐 세대의 자식들이 2016년을 전후로 결혼할 나이가 되었으며, 독립을 위한 새로운 주택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과거와 달리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인구 구성은 해당 지역의 주택 수요 증가를 더 크게 가져왔다. 여기에 전세와 매매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한국인의 내집마련 정서가 덧붙여져 주택 수요는 더 증가하게 된 것이다.

요인 2)투기적 수요: 저금리, 재테크 수단으로 이용하다.

위에서 언급한 실수요 증가와 더불어 투기적 성격의 주택 수요 증가가 있다. 어쩌면 투기적 수요의 주택 수요가 더 클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은 역사상 가장 금리가 낮은 시기로,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물론 금리가 다소 상승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최근 미국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는 했지만, 최근 몇 년간 금리는 지속적으로 떨어져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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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낮은 금리는 시장의 돈이 대체투자 쪽으로 흐르게 만들었다. 대체투자라 함은 전통적인 투자 수단인 주식과 채권 외의 투자를 일컫는다. 개인들의 관점에서는 더 이상 예금이나 적금으로 부를 축적하거나 관리할 수 없으니, 새로운 수단을 찾게 되는 데 그 가장 첫 번째가 부동산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부를 축적한 많은 사람들은 부동산이 가장 큰 부의 축적 요소였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과 낮은 금리는 부동산 투자에 아주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줬으며, 거기에 부동산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하자 투기적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을 것이다. 투기적 주택 수요의 증가는 추가적인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으며, 주택 가격 상승은 또 다른 투기적 주택 수요 증가를 수반하였다. 이러한 과정으로 대한민국의 주택/분양 시장이 과열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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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하회하던 주택매매가격은 2014년 후반부를 지나면서 상회하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서울 아파트매매가격은 2015년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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