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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기자협회 창립 20주년] “아자, 국적·문화 배경 너머의 열린 공동체”

아시아기자협회(Asia Journalist Association, 이하 아자)는 2004년 11월 창립된 아자는 국제언론인 단체로, “한 줄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피와 땀을 아끼지 않는다”는 모토 아래 공정보도·언론자유 수호·저널리즘 발전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자는 창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협회 20주년 주요사와 동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권역 협업 콘텐츠인 회원국 20년 주요사를 소개합니다. 아자 언론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창간한 온라인 매체 아시아엔은 2025년 4월 15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10회에 걸쳐 아자 창립 20주년 특집기사를 보도합니다. – 편집자

하산 후메이다는 수단 출신의 언론인이자 작가로, 현재 독일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는 독일에서 영향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독일의 대학 강단에서 영양과 건강, 농업과 식량안보, 기후변화 등을 강의하고 있다.
[아시아엔=하산 후메이다 독일 키일대학 교수] 필자는 아자의 지난 20년이 치열한 노력과 헌신의 결과라고 믿는다. 2004년 11월 창립한 아자는 그로부터 7년 뒤 온라인 매체 ‘아시아엔’을, 9년 뒤에는 오프라인 잡지 ‘매거진 N’을 창간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이상기 창립회장의 강한 추진력과 에너지였다. 아자 사무국의 젊은 팀원들도 협회가 올바른 목표를 세워 집중할 수 있도록 조력했다.

이상기 창립회장은 지금도 아시아 각국의 언론인들과 교류하며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짧지만 힘 있는 그의 메시지는 언론인들의 연대를 독려해 왔다. 이상기 창립회장은 평화와 인권, 언론의 자유를 추구해 왔으며 지금도 그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런 그가 내게 종종 부탁하던 것이 있다. 독일 키일대학교 교수이자 내전으로 분단된 수단 출신인 내게 한반도 통일이 반면교사 삼을 수 있는 기고문을 써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필자는 그 권유를 수락해 독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설문 형식의 글을 쓰고 있다.

다시 아자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필자는 아프리카 수단에서 태어나 유럽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아시아에 연고를 두고 있진 않지만 아자는 언제나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 준다. 아자의 이름 아래에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은 더이상 장벽이 되지 않는다. 필자가 그렇듯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회원들도 아자의 구성원으로 함께 하고 있다. 아자가 열린 시선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상기 창립회장의 뒤를 이은 아이반 림 회장, 아시라프 달리 회장, 그리고 소팔 차이 현 회장이 아자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아자는 회장·부회장·집행위원 등 집행위원회를 선출하며, 집행위원회는 회장, (권역별) 부회장, 집행위원으로 구성된다. 집행위원회에 속해 있지 않은 회원들도 활발히 활동하며 협회에 기여하고 있다. 필자가 아자를 바라보며 가장 놀란 것은 집행위원회가 선출된다는 점이다. 이처럼 투명하고 민주적인 운영방식은 세계 언론단체 중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사례라는 생각이 든다.

아자가 적지 않을 세월을 함께 해왔듯, 더 이상 우리 곁에 없는 이들도 있다. 필리핀의 알린 페레, 말레이시아의 나시르 유소프, 인도의 프라모드 마터. 이들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남아있는 사람들이 그 빈자리를 채워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날카롭고도 정직한 저널리즘, 그리고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 이들과 나눴던 따뜻한 우정에 지금도 깊은 감사를 느낀다.

아자 정기 화상회의에 참석 중인 필자(가운데)

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래 매달 줌 화상회의를 개최해 오고 있다. 30대 초반의 젊은 언론인부터 70대 중반의 원로까지 세대를 초월한 목소리들이 들려온다. 각국의 언론 현안부터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이르기까지 주제도 다양하다. 이는 하비브 토우미 아시아엔 영문판 편집장과 강석재 동아시아 권역 부회장의 공이 크다. 이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조율하며 회의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이끌어왔다.

아자를 기반으로 창간한 아시아엔에 기쁜 소식이 들려온다. 오는 7월을 전후로 중앙아시아를 아우르는 러시아어판과 인도-파키스탄 지역을 아우르는 신디어판이 추가될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언어판이 확장되면 아시아엔은 5억명 이상의 잠재적인 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다양한 언어판 기반의 활동이 아자의 미래를 빛낼 시금석이 될 것이라 믿는다.

오늘날 세계는 눈부신 기술발전과 고도의 경제성장 안에 전쟁과 인권유린이라는 그림자를 품고 있다. 언론은 중동, 유라시아, 그 너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결코 외면해선 안된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지금 우리는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고, 또다시 사라지는 어둡고 끝없는 터널 속에 있다.” 개인적으론 이러한 현상이 철학의 빈곤, 즉 문명의 발전 속도에 비해 정신세계의 발전이 한참 뒤떨어졌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 생각한다. 아자 회원들이 불러올 소리없는 혁명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믿는다.

필자가 이렇게까지 자신하는 이유가 있다. 모범국가로 일컬어지는 한국도 최근 계엄에 따른 민주주의의 위협을 겪었다. 이에 아자는 2025년 2월 관련 성명을 채택했고, 3월에는 소팔 차이 회장과 에디 수프랍토 전 부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특별기자회견을 열었다. 필자는 이것이 아자의 가장 큰 힘이자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머나먼 독일에서 관련 뉴스를 접할 때마다 아자의 일원이란 자부심을 느꼈다. 필자의 학생들에게 이 날의 이야기를 수차례 들려줄 정도였다.

아자가 언론단체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이유로 2024년 하반기에 새로이 제정한 협회 규정을 꼽고 싶다. 아자는 이에 맞춰 새로운 회원을 모집하고, 또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회원 명부의 숫자도 중요하지만 아자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연대감을 더 중시하는 단체로 성장하고 있다.

한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 잠시 휴간 중인 아시아엔 아랍어판이 다시금 재개돼 아랍세계의 다양한 소식들을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시아엔 아랍어판은 아자와 아랍세계를 연결하는 중요한 채널로 아랍의 숨겨진 보물과 통찰을 세상에 전달해 주길 바란다.

아자는 최근 각국에서 일어나는 주요 이슈를 짧은 코멘트로 요약해 독자에게 전달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필자 또한 내가 속해 있는 공동체의 소식을 알리기 위해 힘을 보탤 것이다. 나는 아자가 참신한 아이디어와 끝없는 도전, 그리고 회원 간의 연대를 통해서 아시아는 물론 세계 언론의 롤모델로 자리할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회원들 모국에 일어나고 있는 중요한 이슈들을 세계와 공유하는 프로젝트는 아자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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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후메이다

독일 키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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