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아시아기자협회 창립 20주년] 키르기스스탄 ‘최초의 정치혁명이 불러온 정국 불안’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의 광장 뜰에 만개한 튤립꽃 <사진=신화사/연합뉴스>

아시아기자협회(Asia Journalist Association, 이하 아자)는 2004년 11월 창립된 국제언론인 단체로, “한 줄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피와 땀을 아끼지 않는다”는 모토 아래 공정보도·언론자유 수호·저널리즘 발전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자는 창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협회 20주년 주요사와 동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권역 협업 콘텐츠인 회원국 20년 주요사를 소개합니다. 아자 언론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창간한 온라인 매체 아시아엔은 2025년 4월 15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10회에 걸쳐 아자 창립 20주년 특집기사를 보도합니다. – 편집자

아자 중앙아시아 권역 기고자: 쿠반 압디멘(키르기스스탄), 알포미쉬 마슈라브코노프(우즈베키스탄), 카투나 차피차드제(조지아)

쿠반 압디멘 아시아기자협회 중앙아시아 권역 부회장은 키르기스스탄 국영통신사 ‘카바르(Kabar)’ 사장을 거쳐 현재 비슈케크 국제알라토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3년 모스크바국립대학교 언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BBC 프로듀서(1996~1998)를 역임했다. 언론발전 공헌을 인정받아 키르기스스탄 문화공로상(2016)을 수상했다.

2005년 튤립혁명

2005년 초 아스카르 아카예프 정부는 키르기스스탄 국토 중 분쟁지역 일부를 중국에 이양하고자 했다. 이에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시위가 국가 전역으로 확산되며 2005년 튤립혁명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아스카르 아카예프 대통령은 러시아로 도피해 대통령직을 공식적으로 사퇴했다. 이 사건은 키르기스스탄 최초의 정치 혁명이자 약 20년간 이어진 정국 불안의 시발점으로 기록됐다.

2010년 4월 혁명

2005년 튤립혁명을 등에 엎고 대통령직에 오른 쿠르만벡 바키예프의 일관성 없는 정책은 러시아와 미국 모두의 불만을 샀다. 바키예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미군이 주둔하는 대테러 군사기지를 폐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명칭만 변경해 운영을 이어갔다. 키르기스스탄에 상당한 규모의 경제지원을 해오던 러시아는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반면 미국은 키르기스스탄과 러시아의 밀착관계가 못마땅했고, 이는 2014년 미군기지가 키르기스스탄에서 철수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러시아가 석유제품에 대한 면세를 철회하고 휴대전화 통신요금을 부과하자 키르기스스탄 국민들은 또다시 거리로 나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부정부패와 경제난으로 곤궁에 몰렸던 바키예프는 결국 축출되고 말았다. 권력을 이양 받은 임시정부는 키르기스스탄 헌법 개정에 착수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2010년 민족 분쟁

바키예프 대통령이 탈주함에 따라 키르기스스탄 중앙정부는 통제력을 상실했다. 이에 키르기스스탄 남부에서 벌어지고 있던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간의 민족분쟁이 폭력사태로 비화됐다. 우즈베키스탄 측은 자치권을 요구하며 당국과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했다. OSCE(유럽안보협력기구) 특별위원회가 실사에 나섰지만 우즈베키스탄 측에 편향된 보고서를 발표해 키르기스스탄 국민들의 빈축만 샀다. 이 사건은 다수의 인명 피해, 피난민, 장기간 지속된 민족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2020년 부정선거와 대규모 시위

노골적인 부정선거와 금품살포가 만연했던 2020년 총선의 후폭풍은 거셌다. 야권의 대규모 시위와 격렬한 대치 끝에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정부가 무너졌다. 당시 야권을 이끌었던 사디르 자바로프와 캄치벡 타시예프는 제엔베코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주도해 그의 사임을 이끌었다. 2020년 발발한 시위는 훗날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헌법개정으로 이어지며 키르기스스탄의 권력 구조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2021년 대통령 체제 강화

새로이 선출된 자파로프 대통령은 ‘대통령 중심제’를 골자로 하는 헌법개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격상된 권한을 바탕으로 국정운영의 전반을 책임지게 됐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최측근인 캄치벡 타시예프를 국가안보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조직범죄와 공권력에 만연해 있는 부정부패를 척결할 것이라 천명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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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반 압디멘(Kuban Abdymen)

키르기기스탄 국영통신사 KABAR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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