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고향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곱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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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 윤동주 시선] 장 “가난한 생활을 골골이 벌여놓고 밀려가고 밀려오고”
장 이른 아침 아낙네들은 시들은 생활을 바구니 하나 가득 담아 이고…… 업고 지고……안고 들고…… 모여드오 자꾸 장에 모여드오. 가난한 생활을 골골이 벌여놓고 밀려가고…… 밀려오고…… 저마다
[윤동주 시선] 달밤 “정적만이 군데군데 흰 물결에 폭 젖었다” 唯月光?慰无?寂?
달? ?밤 흐르는 달의 흰 물결을 밀쳐 여윈 나무그림자를 밟으며, 북망산을 향한 발걸음은 무거웁고 고독을 반려한 마음은 슬프기도 하다. 누가 있어만 싶던 묘지엔 아무도 없고,
[3.1운동 100년 윤동주 시선]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秋??瑟 落??零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 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
[3.1운동 100년 윤동주 시선] 초한대 “선녀처럼 촛불은 춤을 춘다” ?佛是仙女之婆娑
초 한 대 초 한 대―― 내 방에 품긴 향내를 맡는다. 광명의 제단이 무너지기 전 나는 깨끗한 제물을 보았다. 염소의 갈비뼈 같은 그의 몸
[3.1운동 100년 윤동주 시선] 길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길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3.1운동 100년 윤동주 시선] 별 헤는 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一?星是一段回? 一?星是一???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3.1운동 100년 윤동주 시선] 어머니 “부서진 납인형도 슬혀진 지 벌써 오랩니다”
어머니 어머니! 젖을 빨려 이 마음을 달래어 주시오. 이 밤이 자꾸 서러워지나이다. 이 아이는 턱에 수염자리 잡히도록 무엇을 먹고 자랐나이까? 오늘도 흰 주먹이 입에
[3.1운동 100주년 윤동주 시선] 내일은 없다 “무리여! 내일은 없나니” 朋友? 我? 不能?迷于明日之?
내일은?없다?– 어린 마음에 물은 내일내일 하기에 물었더니 밤을 자고 동틀 때 내일이라고. 새날을 찾던 나는 잠을 자고 돌보니 그때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더라. 무리여! 내일은
[3.1운동 100년 윤동주 시선] 무서운 시간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究竟?在呼?着我
무서운 시간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3.1운동 100주년 윤동주 시선] 자화상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我莫名恨起了男?之影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3.1운동 100주년 윤동주 시선] 삶과 죽음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至今日 死亡之曲
삶과 죽음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가 언제나 끝나랴. 세상 사람은―― 뼈를 녹여내는 듯한 삶의 노래에 춤을 춘다. 사람들은 해가 넘어가기
[3.1운동 100년 윤동주 시선] 남쪽하늘 “제비는 두 나래를 가지었다. 시산한 가을날” 秋日?昏? 霜?天
남쪽 하늘 제비는 두 나래를 가지었다. 시산한 가을날―― 어머니의 젖가슴이 그리운 서리 나리는 저녁―― 어린 영은 쪽나래의 향수를 타고 남쪽 하늘에 떠돌 뿐――
[3.1운동 100주년 윤동주 시선] 조개껍질-바닷물소리 듣고 싶어(??-思海曲)
조개껍질?– 바닷물소리?듣고 싶어 아롱아롱 조개껍데기 울언니 바닷가에서 주어온 조개껍데기 여긴여긴 북쪽나라요 조개는 귀여운선물 장난감 조개껍데기 데굴데굴 굴리며놀다 짝잃은 조개껍데기 한짝을 그리워하네 아릉아릉 조개껍데기 나처럼
[3.1운동 100주년 윤동주 시선] 이별 “눈이 오다, 물이 되는 날” 雪花?至半空中化?雨滴
이별 눈이 오다, 물이 되는 날 잿빛 하늘에 또 뿌연 내, 그리고, 커다란 기관차는 빼―액―울며, 쪼끄만, 가슴은, 울렁거린다. 이별이 너무 재빠르다, 안타깝게도, 사랑하는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