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년 윤동주 시선] 어머니 “부서진 납인형도 슬혀진 지 벌써 오랩니다”

 

어머니

어머니!
젖을 빨려 이 마음을 달래어 주시오.
이 밤이 자꾸 서러워지나이다.

이 아이는 턱에 수염자리 잡히도록
무엇을 먹고 자랐나이까?
오늘도 흰 주먹이
입에 그대로 물려 있나이다.

어머니
부서진 납인형도 슬혀진 지
벌써 오랩니다.

철비가 후누주군이 나리는 이 밤을
주먹이나 빨면서 새우리까?
어머니! 그 어진 손으로
이 울음을 달래어 주시오.

 

致母亲

母亲 漫漫长夜里
只有无尽伤悲陪伴着我
您能否给孩儿喂一滴乳汁
安慰孤寂无助的心魂

母亲 我已是下颚上稀疏出现
根根胡须的年龄了
可是竟忘了究竟食用何物
过活到了今日
且还在舔舐着自己的手指

母亲 年少时的铝制人形玩具
早已被磨损为无形无状
母亲 我不想
口含着自己的纤弱手指
度过淫雨霏霏的黑夜
母亲 请您以神圣之双手
抚慰孤寂无助的心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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