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이우근 변호사, 숙명여대 석좌교수] 한여름의 열정을 속 깊이 안으로 삭이던 9월이 저물어간다. 이제 곧 농익은 가을이 붉디붉은 단풍과 함께 그 속살을 드러낼 것이다. “9월이/ 지구의
Author: 이우근
[이우근 칼럼] 고난, 그 소망의 날개
무릇 예언은 어둠의 세계에서 빛을 찾아 날개를 펴는 소망의 몸짓이다. 그 소망은 어두웠던 과거의 기억과 절망스러운 현실의 인식 곧 뚜렷한 역사의식에서 솟아난다. 역대기하에는 선지자 이사야가
[이우근 칼럼] “의로운 종이 많은 사람을 의롭게 하며…”
‘예언의 꽃’이라 불리는 이사야서에는 네 개의 ‘고난받는 종의 노래'(Songs of the Suffering Servant)가 기록돼 있다.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수르가 남유다까지 쳐들어와 예루살렘 성을 공격하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우근 칼럼] 차마고도와 한반도 DMZ의 ‘오래된 미래’
“거의 수직으로 깎아지른 산허리는 아득히 먼 옛적 지각 변동으로 생겼을 것이 틀림없는 바위 틈 사이로 빠져들고 있었다. 멀리 희미한 녹색으로 뒤덮인 계곡의 밑바닥은 보는 이의
[이우근 칼럼] “믿음과 소망의 남은 자들이 되라”
기원전 8세기 이스라엘은 강대국 앗수르의 침략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수르가 남유다까지 침략해 예루살렘을 공격하는 위기에서, 선지자 이사야는 하나님의 심판과 구원을 외쳤다. 이사야의 이름은
[이우근 칼럼] 윤동주와 이효석의 9월이 오면
[아시아엔=이우근 변호사, 숙명여대 석좌교수] 첫 시(序詩)를 ‘죽는 날’로 시작한 스물네 살의 청년이 또 있을까?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이우근 칼럼] “믿음은 예배나 신앙고백 속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니다”
[아시아엔=이우근 변호사, 숙명여대 석좌교수] ‘몸의 철학자’로 불리는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Ponty)는 “인간의 몸이 모든 지식의 토대”라고 했다. 지식은 머릿속의 의식이나 생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외부 감각으로
[이우근 칼럼] 진리가 자유케 하리라
[아시아엔=이우근 변호사, 숙명여대 석좌교수] 성서의 역사는 연면한 해방의 기록이다. 천지창조는 혼돈의 카오스를 깨뜨리는 해방의 코스모스였고, 이스라엘의 이집트 탈출은 권력의 억압과 착취로부터의 해방이었다. 또 뭇 예언자들의 선포는
[이우근 칼럼] ‘욥’…의인의 고통, 선한 사람의 불행
“강도의 장막은 형통하고, 하나님을 분노하게 하는 자는 평안하구나.”(욥기 12:6) 뜻밖의 재난으로 가족과 재산을 모두 잃고 몸에 병까지 얻은 욥의 탄식이다. 욥기의 주제는 ‘왜 악한 자가
[이우근 칼럼] 보수와 진보, 젊음과 늙음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권을 주어야 한다.” 한여름의 무더위를 더욱 뜨겁게 달군 폭탄선언이었다. 이 말을 한 제1야당 혁신위원장이라는 사람은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호소하는 발언의 진의(眞意)가 잘못 전달되었다”고
[이우근 칼럼] 삶의 토대가 흔들릴 때
[아시아엔=이우근 변호사, 숙명여대 석좌교수]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삶의 토대가 흔들리는 불안과 공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진과 해일이 세계 곳곳을 덮치고 한쪽에는 극심한 가뭄이, 다른 쪽에는
[이우근 칼럼] ‘젖먹이 신자’와 ‘밥 먹는 신앙인’
[아시아엔=이우근 변호사, 숙명여대 석좌교수] 신약성경 히브리서는 저자가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히브리서를 바울이 썼다는 견해도 있고, 누가 또는 바나바가 썼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고린도교회에서 바울의
[이우근 칼럼] ‘히말라야의 슈바이처’ 강원희 선교사의 천국
산상수훈(?山上垂訓 마태복음 5~7장)의 여덟 가지 복된 삶을 마치 그대로 살아낸 듯한 분이 있다. 재물과 명예를 얻을 수 있는 의사이면서도 그것들을 좇지 않고 스스로 가난한 삶의
[이우근 칼럼] 국회의사당, 서글픈 아이러니
영국의 11월 5일은 ‘가이 포크스의 날'(Guy Fawkes Day)이다. 1605년 어느 날, 가톨릭 신도인 가이 포크스와 그의 동료들은 가톨릭을 탄압하는 국왕 제임스 1세가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서 연설하기로
[이우근 칼럼] 우월감과 열등감 그리고 ‘비교의식’
자존심은 때때로 사람을 추하게 만든다. 자존심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아주 비인간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천박하고 비열한 자존심이다. 사실은 그 밑바닥에 열등감이 깊숙이 웅크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