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요셉…풀린 인생, 여전히 풀리지 않는 꿈

창세기 41장

“바로와 그의 모든 신하가 이 일을 좋게 여긴지라”(창 41:37)

요셉은 이집트 전역의 14년을 내다본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나라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은 언제나 민감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이익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손해가 따르는 법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놀랍게도 바로와 모든 신하가 그 자리에서 만장일치로 찬성하고, 요셉을 총리로 임명합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풍년이 있을 동안 매년 각 소출의 1/5을 저장했다가 흉년에 대비해야 한다는 정도의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요셉이 제안한 정책은 방법론보다는 사람을 세우는 것이 본질이었습니다. “이제 바로께서는 명철하고 지혜 있는 사람을 택하여 애굽 땅을 다스리게 하시고”(창 41:33)

바로가 요셉에게 눈길이 간 이유는 요셉이 제시한 대안이 탁월했기 때문이라기보다, 요셉이라는 사람 자체가 탁월한 대안이었기 때문입니다. 자기 신하들에게 이 일을 맡겨놓으면 담당자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될 일도 그르치게 된다는 것을 바로는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일의 적임자는 학연으로도, 지연으로도, 혈연으로도 아무와 얽혀 있지 않으면서 지혜와 명철은 충만하고, 거기다가 이집트를 잘 알기까지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은 딱 한 사람밖에 없었습니다. 요셉입니다.

요셉이 갇혔던 감옥은 정치범 수용소였습니다. 그는 수감생활을 하며 이집트 국정 운영에 있어 문제를 일으켰던 인물들을 다 만나보았습니다. 주요 보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요셉만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집트 각 주요 인사들이 범했던 대부분의 오류와 잘못을 알고 있었습니다. 감옥이 아니었으면 요셉이 절대 알지 못했을 것들입니다. 그는 감옥에서 총리 수업을 이미 다 끝낸 것입니다. 술 맡은 관원장이 요셉을 잊어버린 덕분에 그는 2년간의 보충수업까지 완벽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총리직에 오르며 인생이 풀리는 것 같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의문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꿈은 그렇게 쉽게 해석되는데, 자기 꿈과 자기 인생은 도무지 해석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는 바로의 꿈을 해석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어렸을 적에 꾸었던 꿈을 또 한 번 떠올려보지 않았을까요? 총리 자리가 감옥보다야 낫겠지만, 자신의 꿈과는 인생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에 여러모로 복잡했을 요셉의 심정을 한 번 헤아려 봅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 모든 상황을 신실하게 인도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이집트 총리가 된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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