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비키의 명상24시⑪] 바쁜 직장인들에 권하는 창의력·열정 되살리는 명상법

[아시아엔=천비키 본명상 코치] 최근 대기업과 공기업에 근무하는 임원 두분을 연거푸 만났다. L기업 K상무는 내가 코칭을 하러 처음 그 기업에 갔을 때 나를 보는 눈빛이 “이건 뭐지?” 하며 반기지 않는 기색이었다. 첫 인사 때 내게 “도대체 명상이 뭡니까?”하고 묻고는 “명상은 잘 모르겠지만, 회사가 실적이 좋지 않고 바쁜 상황에서 휴식과 여유를 찾는 명상은 사치”라고 부정적인 어투로 말했다.

그러던 K상무가 <매거진 N> 명상칼럼을 읽으면서 “일에 쫓기고 바쁜 사람일수록 명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하루에도 고민을 거듭하면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닌데 내면의 힘을 키우는 명상으로 평정심을 얻어 집중력이 높아졌다”고 했다.

이럴 때 나는 꼭 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L기업은 상당한 역량을 갖춘 신입사원이 오는 곳이지요. 인재가 몰리는 곳인데 그들이 팀장이 될 때까지 입사 때처럼 패기와 열정과 도전정신을 지속적으로 발휘한다면 회사경쟁력은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생산성이 좋아질 수밖에 없겠죠? 그게 ‘정서 생산성’(Emotional Productivity)입니다. 즉 직원들의 정서상태에 따라 생산성이 큰 폭으로 영향을 받는 거죠. 정서 생산성을 잘 관리하는 게 핵심 경쟁력이랍니다.”

K상무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이때다 싶어 이야기를 이어간다.

인간행동 9할은 무의식이 좌우
“요즘 신세대 직원은 회식이나 승진, 성과급 등으로만 동기부여가 되지 않지요. 조직 안에서 일을 하면서도 자신만의 삶의 가치와 의미, 행복 같은데 관심이 많아서입니다. 그들의 정서와 기분을 알아채서 풀어주는 리더십이 중요한 시대가 된 거죠. 원가절감이나 품질관리를 통한 제품생산성 확보보다 화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빠져나가는 에너지를 막아주고,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정서를 편안하게 해 주는 감정관리 능력이 생산성 향상의 주요 요소가 된 거죠.”

그런데 L기업 K상무와 달리 다른 두분의 임원들은 “명상이 좋다는 건 알겠는데 정확히 무엇 때문에 필요한지는 모르겠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골프나 등산, 사우나로 풀고 있는데 명상을 하면서 마음을 비우라고 하니 기업환경과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리더는 시대의 변화를 잘 읽고 기업의 성과창출에 앞장서야 하는데 천비키 코치 말처럼 생각을 멈추고, 판단은 하지 않은 채 마음을 비우면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
M기업 A상무는 “나는 생각의 힘을 통해 오늘 이 위치까지 올랐고 이 힘으로 전략수립 등 업무를 보고 있는데 생각을 놓아버리면 어떻게 일을 하라는 건지, 아니면 진짜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막연하다”고 했다.
A상무 말에 나는 이렇게 말했다.

“에너지를 적게 투입해서 많은 효과를 보려는 욕망은 기업뿐 아니라 학생, 주부, 운동선수 심지어 명상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길 원합니다. 자신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바꾸고 싶어하지요. 근본적인 변화는 결국 자기 내면에서 시작하고 그를 발견하는 게 근본적 변화의 시작이고 명상을 하는 이유이지요.”

나는 “구체적으로는 뿌리 깊은 무의식이 변화될 때 진짜 변화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며 “우리에게 의식과 무의식이 어느 정도 비율로 존재하는 것 같으냐”고 물었다.

그는 여느 사람들처럼 머뭇거리다 “의식 20%, 무의식 80%….”라고 말꼬리를 흐린다.

“그보다 훨씬 무의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많아요. 90~95% 정도랍니다. 그러니 무의식이 바뀌면 우리 삶의 그만큼이 바뀌는 거지요. 그래서 무의식의 작동원리와 변화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단순화시키면 두가지로 들 수 있습니다.”

놀랍다는 듯 그가 내 말에 집중한다.

“생존 위협을 느낄 정도로 충격을 받는 거지요. 큰 사건 이후 사람이 돌변하는 게 이런 경우입니다. 또하나는 ‘의식의 무의식화’로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으로 수행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무의식은 힘들고 어려운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있는 반면 편안하고 쉬운 데 익숙하지요. 가장 편안한 상태인 수면 중에 무의식이 활발하게 작동하는 것은 그런 이치입니다. 우리의 정신이 이완되고 평안하며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그걸 무념무상이라고도 하죠?-에서 오히려 쉽게 일처리를 하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므로 능력 밖의 성과를 낸 경험이 있을 거예요.”

A상무가 공감했다는 듯 얼굴이 환해진다.

“평안한 상태에서 뇌의 알파파가 시작돼 우뇌와 직관력, 창의력 그리고 무의식이 활짝 열리게 됩니다. 알파파는 명상수행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보다 더 깊고 높은 세계도 명상을 통해 열립니다. 고요 속에 침잠하여 점점 깊이 들어가면 잡념이 사라지고 무의식을 지나 그 너머 있는 내 본래의 평화와 사랑, 지혜 등 무궁무진한 세상을 만날 수 있게 되지요. 본연의 나의 상태에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때 떠오르는 생각으로 어떤 결정을 내려보세요. 놀라운 결과가 펼쳐질 겁니다.”

“눈 감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라”

A상무의 눈이 번쩍 뜨인다. 이 때 세계적인 CEO들의 경험담을 전해준다. 그들은 복잡하고 고려해야 할 일이 많은 사안일수록 관련 자료를 충분히 모은 후, 기존 생각을 내려놓는다는 사실을.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직관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무의식은 거대한 저장 탱크 같아서 우리가 경험한 것을 분별 하지 않고 무조건 담아줍니다. 업무현장에서는 잘했니 못했니 따지거나 시비분별하는 대신 해야 할 일에 깊이 몰입합니다.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고 지금 이 순간 무엇에 집중하는지 잘 들여다 보면 답이 저절로 튀어나오지요.”

마지막으로 나는 A상무가 그토록 바라는 생산성 향상에 대해 언급했다.

“기업에서는 더 이상 개발할 자원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탐사되지 않은 무한한 자원이 있습니다. 상무님이 바라시는 것들 가령 직원들의 창의력이나 열정, 도전정신, 실험정신, 이 모든 자원들은 아직 무한대로 남아 있어요. 진정한 생산성은 바로 이같이 무궁무진한 인재를 계발하는데서 나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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