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비키의 명상24시 ③] 명상으로 잡념 다스려 ‘신의 숨결’ 찾다
마음의 중심 잡고 잡념 다스리는 호흡명상
[아시아엔=천비키 본명상 코치] 필자는 한때 병을 고치기 위해 호흡법에 한동안 매달린 적이 있다. 하루에 적게는 1000번, 많게는 3000번씩 8시간을 단전호흡하며 고행을 했었다. 호흡이 얼마나 효과가 있기에 이렇게 했을까? 과연 호흡을 통해 병을 고쳤을까? 호흡이 무엇이길래 많은 사람들이 명상한다 하면 호흡을 떠올릴까?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지금 어떤 운동을 하고 있는가? 글을 읽는다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인가? 당신은 끊임없이 운동을 하고 있다. 눈 감고 주의 깊게 살펴보라. 당신이 살아있다면, 의식하든 못하든, 정지하고 있든 움직이든, 당신은 생명운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 그게 바로 호흡이다. 운동 하고는 담을 쌓고 사는 사람도 무슨 운동 하냐고 물으면 “숨쉬기 운동한다”고 하지 않는가.
생물은 호흡을 통해 이 세상에 나온다. 일평생 호흡과 함께 하다가 죽을 때면 숨이 목에 차여 ‘목숨’이 끊어진다. 바로 저 세상으로 가는 죽음이다. 이처럼 우리의 삶은 숨과 함께 시작하여 숨과 함께 살다가 끝난다. 삶의 어원이 ‘숨’(息)인 것을 보면 더욱 명확하게 뜻이 전달된다. 사전은 삶을 ‘사는 일. 또는 살아 있음, 목숨 또는 생명’이라고 적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은 숨과 뗄레야 뗄 수 없으며 숨의 질에 따라 생명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무병장수와 불로장생, 해탈을 꿈꾸는 동양전통 수련법에서 호흡을 중시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필자가 병을 고치겠다고 호흡에 매달린 이유이기도 하다. 즉 어떻게 숨 쉬느냐에 따라 건강이 좌우된다. 충분한 산소의 공급은 노화의 근본인 활성산소를 없애며,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줄인다. 평안하고 충분한 호흡은 신체조절능력을 높이고, 몸의 기운을 골고루 돌게 하여 치유력을 극대화시킨다. 그래서 동양의 신선법이나 도인 양생법에는 호흡을 중요하는 수련법으로 두었다. 올바른 호흡은 몸뿐 아니라 마음의 안정과 감정조절, 이완 및 집중력에도 도움을 준다.
호흡은 최근 정신과나 심신의학 치유요법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숨쉬기를 통한 치유와 음식물 섭취 없이 수년간 호흡만으로 연명한 경우도 종종 등장한다. 우주의 연결성이나 의식적, 영성적 개념으로 더 깊어지면 호흡을 통해 영성적인 깨달음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호흡은 신체, 심리, 미용, 정서, 영성 및 에너지 측면 등 어느 하나에도 빠지지 않고 우리에게 두루 영향을 미친다. 이와 함께 호흡은 존재의 완성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숨결을 만드는 자체가 유일무이한 나로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만의 꽃을 피우고, 나만의 독특한 우주를 만드는 것이다.
호흡운동의 자기인식에서 출발한다. 호흡 위치와 방향, 장소만 바뀌어도 충분한 산소공급을 통해 몸에 이완이 온다. 호흡은 크게 상단폐호흡, 가슴호흡, 복식호흡 등 셋으로 나뉜다. 호흡이 짧고 위로 올라붙을수록 긴장과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복식호흡은 깊은 이완과 평정심 속에 몰입의 상태를 준다. 호흡하면서 마음을 바로 잡고, 현재에 온전히 머물러 수행할 일에 몰입해 보라. 당신은 지고지순한 존재의 영적 깨달음에 도달할 것이다.
마음의 중심을 잡는 호흡명상
? 호흡을 잘 살피기 위해 눈은 감지 않고 반쯤 뜬다. 깨어 관찰하기 위해 시선은 15도 아래에 둔다. 코끝과 가부좌를 튼 양 다리가 보이게 된다. (호흡명상의 바른 자세는 <매거진 N> 2월호에서 소개했던 자세를 취하면 된다)
? 세 번의 심호흡을 통해 머리와 가슴, 배, 척추를 세우며 이완한다. 미소를 지어 얼굴도 이완한다.
? 호흡은 조절하지 않은 채, 하던 호흡에 주의를 준다.
? 호흡의 깊이와 부드러움, 빠르기를 본다. 들숨과 날숨, 정지할 때의 흐름을 따라가 보며 각 호흡의 순간에 어떤 근육이 움직여지는지 살펴본다.
– 상단폐호흡 시 어깨가 올라가고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 가슴호흡 시 흉곽 양옆의 근육이 크게 벌어진다.
– 복식호흡 시 양 흉곽이 벌어지면서 횡격막 아래가 내려가고 배가 나오고 들어가게 된다.
? 생각이 올라오면 호흡으로 부드럽게 주의를 가져온다. 호흡의 들숨과 날숨에 주의를 줌으로써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에서 벗어난다.
? 좀 더 효과적으로 호흡에 집중하는 방법은 들숨을 쉴 때 ‘들’, 날숨을 쉴 때 ‘날’, 멈출 때 ’지’ 하고 마음 속으로 이름을 붙인다. 단 이름붙이기엔 5%의 주의만 주고, 나머지는 숨에 따른 몸의 이완과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느낀다.
? 호흡의 시작과 중간, 끝을 세세하게 관찰하면서 몸의 변화도 알아차린다.
? 모든 것을 호흡으로 온전히 느껴본다. 몸 안의 모든 감각과 에너지를 느끼며 몸과 마음, 호흡과 하나 된다.
여기서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 위의 호흡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온전히 알아차림으로써 현존의 힘을 키우는 게 첫째 목적이다. 또한 호흡을 베이스캠프 삼아 방황하는 마음에서 부드럽게 빠져나오면서 일어나는 일체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의 호흡은 조절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호흡명상 때는 반드시 미소를 짓도록 한다. 미소는 실질적으로 뇌를 여유롭고 편안하게 조율해주기 때문이다. 미소 없는 호흡은 자칫 지나치게 몰입하게 돼 상기(上氣)가 된다.
앞서 필자는 병을 고치기 위해 고행처럼 단전호흡을 하였다고 했다. 과연 치유 효과를 보았을까? 한마디로 죽는 줄 알았다! 오직 병을 낫겠다는 목적으로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고, 무리하게 호흡을 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기가 체해서 울렁거리고 가슴은 답답해지며 두통으로 인해 수많은 나날을 불면으로 보냈다. 상기병에 걸린 것이다.
이처럼 호흡은 욕심내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하게 되면 큰 부작용을 겪게 된다. 따라서 초보자의 경우 기본에 충실해야 하며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호흡에 주의를 주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호흡은 나를 지켜주는 신비스러운 친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