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비키의 명상 24시⑤] ‘폰 모니터 증후군’서 해방시켜주는 ‘눈명상’
“하루 세번 푸른하늘 바라보자”
[아시아엔=천비키 본명상 코치] 계절의 여왕 5월, 하지만 도심에서 이런 감흥을 느끼기가 어디 쉬운가? 언제 하늘을 보았던가? 우리 눈은 무엇을 향해 바라보고 사는가? 바라보는 것이 싱그럽고 생기가 있어야 우리의 삶도 그럴진대 도심에서의 눈은 쉬이 피로할 수밖에 없다.
눈은 간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눈이 피로하면 신체적으로 피로할 수밖에 없고 시신경은 머리와 직결되어 눈의 피로는 두통마저 유발한다. 눈의 피로는 업무 몰입을 방해하고, 명료한 판단이나 의사결정에 저해 요인이 된다.
손·발비비면 혈액순환 잘돼
눈이 어떤 환경에서 무엇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일의 능률, 마음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실험도 있다. 과거 사무실이나 독서실을 기억하는가? 칸막이나 블라인드로 창밖을 차단했다. 내부 조명은 컴컴하여 밝은 실외에서 독서실 안으로 들어가면 적응 못한 눈동자의 조리개로 발을 헛딛거나 주춤거린 기억도 있다. 주변을 컴컴하게 하고 차단시킨 이유는 집중 때문이었다. 아직도 이런 환경에서 일한다면 어서 커튼을 열고 탁 트인 창밖으로 눈길을 던져라. 실제는 반대 결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우크스 초등학교는 낮에도 형광등을 켤 정도로 어두운 교실이었다. 학생들의 집중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커튼까지 치고 공부시켰을 때, 학생들의 성적은 꼴찌였으나 창문이 넓은 새 학교에 이사 간 후 평균성적은 1년 만에 20%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최근 주목을 끌고 있는 <왓칭>(Watching)에 소개된 사실이다.
얼마 전 지방의 모 기업 팀장 코칭에 갔을 때다. 바쁜 일정으로 수면이 부족한 상태로 졸린 데다 안구건조증으로 내 눈은 충혈상태였다. 오전 그룹코칭과 점심식사 뒤 부산히 1대1 코칭을 위해 회의실로 갈 때였다. 몸은 천근만근, 그래도 눈을 감고 호흡을 깊이 내렸다. 그리고 눈을 떴는데 창밖이 보였다. 눈에 정원수의 탐스러운 꽃들이 한 가득 들어왔다. 사실 놀란 것은 이 아름다운 꽃을 발견했다는 점보다 이제서야 보았다는 사실이다. 이 통로를 몇번이나 지나갔던가. 그런데 전혀 보지 못했으니 나의 무심함이란? 잠시 멈추어 정면으로 나무를 응시했다. 처음 만나는 님을 보는 것처럼 정성스레 뜯어보았다. 눈길을 천천히 좌에서 우, 우에서 좌로, 위에서 아래로 훑어봤다. 나무만 보다가 그 나무를 전체 배경과 어우러져 보았다.
순간 입에서 “아~!” 소리가 터져나왔다. 가슴이 나무를 배경으로 한 창공처럼 시원하게 열렸다. ‘저 나무가 진정 나의 생명력을 활기있게 해주는 님이구나.’ 아름다운 꽃나무가 내 눈 앞에 있어준 것도, 내 눈에 대해서도 절로 감사한 마음이 일었다. 불과 3분만에 일어난 일이다. 눈가에 눈물이 고이면서 생명의 느낌 속에, 그 눈빛으로 호흡을 하며 절로 지어지는 미소 속에 시야를 확 열고 천천히 코칭룸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나를 기다리는 팀장의 눈빛은 조금 전 나처럼 피곤하고 약간 짜증도 있어 보였다. 나와 함께 하는 코칭 시간에서도 그의 눈길은 밀린 업무에 대한 염려와 언제 올지 모르는 업무전화로 눈길은 수시로 폰에 머물러 있었다. 게다가 점심 후 눈빛은 나른하고 쳐져 있다. 이런 상태에서 어떤 대화인들 잘 풀리겠는가. 본격코칭에 들기 전, 내가 경험한 눈을 열어 마음을 틔우고 시야를 여는 눈명상부터 시작하였다.
긴장된 눈이 풀리면서 그와 나는 서로를 온전히 바라보며 한 마음이 되었다. 그런 초롱초롱한 눈빛 속에 우리는 코칭대화를 통해 웃으면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이제 독자들을 눈명상으로 초대한다.
? 손을 뜨겁게 비빈다. 발도 함께 비비면 전신운동이 될 뿐 아니라 온몸의 혈액순환이 더 빠르게 일어나 사지가 금세 따뜻해진다.
? 뜨거워진 손을 눈 위에 살며시 올린다. 호흡을 하며 눈이 이완되는 것을 깊이 느낀다. (3회 반복)
? 눈을 감고 눈에 힘을 준다. 이때는 호흡을 멈추고 눈의 힘을 풀면서 날숨을 쉰다. (3회 반복)
? 눈 머리부터 눈 둘레의 혈점을 호흡과 함께 지압을 하며 골고루 천천히 누른다.
? 얼굴은 고정하고 정면을 바라본 후, 눈동자를 천천히 위로 쳐다본다. 그리고 천천히 정면을 바라본다. 정면을 바라볼 때는 지평선을 바라보듯 멀리 응시한다.
? 같은 방식으로 눈동자를 아래로, 우로, 좌로 쳐다본다. 그리고 천천히 정면을 바라본다.
? 눈동자를 천천히 좌우로 크게 한바퀴씩 돌린다.
? 눈을 잠시 감고 나의 판단과 기준을 내려놓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겠다는 의도를 일으킨다.
? 눈을 떠서 앞에 있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사물의 경계를 확인하고 판단과 평가를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모습을 바라본다.
? 사물을 배경과 함께 전체로서 바라본다.
인간에게는 두 개의 눈이 있다. 하나는 육신의 눈, 다른 하나는 영혼의 눈이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고 몸의 눈을 통해 우리는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가슴을 탁 틔울 수 있다. 더 나아가 눈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는 다른 모든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량을 압도할 정도로 많다. 인간은 외부로부터의 시각 정보를 빠르게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대처하는 기능으로 진화했다. 그러므로 부지불식간에 판단하고, 평가하고, 대처하는 자동화된 반응은 진화의 산물이다. 그러나 한 발 더 나아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존재의 본질을 보는 것은 인간의 존재를 넘어 신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본질을 보는 밝은 눈이야말로 긍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눈명상은 특히 무엇을 바라보고 눈을 어떻게 휴식하는지를 훈련하는 것으로 컴퓨터, 핸드폰을 달고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최근 30~40대 젊은 층에서 백내장, 녹내장은 물론 실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근래 중국 진출 한국 기업 중에 눈건강 관련 의약품의 주가가 높아졌다고 한다. 미세먼지를 비롯한 각종 환경오염과 컴퓨터와 핸드폰 사용으로 인한 시력 저하 때문이란다.
잠을 잘못 자는 학생도 원인을 밝혀보니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핸드폰으로 음악감상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면서 오히려 더 심해졌다.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은 ‘어두움의 호르몬’이라고 하여 빛이 있으면 줄어들어서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그런데 핸드폰의 빛은 매우 강해 그 영향이 1시간이 지나도 계속 된다고 한다. 그러니 잠자기 전의 핸드폰 사용은 잠을 방해할 수밖에 없다.
필자도 20대 때 과도한 인터넷 사용으로 눈 건강을 치명적인 수준으로까지 몰고 간 적이 있다. 인강(인터넷 강의)를 청강한 적이 있었는데 건강치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으로 하루 8시간 공부에 몰입하면서, 눈을 혹사시킨 것이다. 안구건조증과 비문증 등 그때 얻은 몇몇 증세들은 지금껏 계속되고 여전히 ‘치열하게’ 눈을 쓰면서도 필자의 상태는 매우 정상적이다. 물론 채소를 중심으로 한 식이요법도 있고 눈 건강제도 먹지만, 그보다 내 눈을 지킨 것은 눈에게 사랑과 휴식을 주는 좋은 습관이었다.
이 봄에 허브향 짙은 화분 하나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잠깐씩 컴퓨터와 핸드폰을 눈에서 떼어놓고 하늘 한번, 화초 한번 바라보자. 푸른 색은 눈을 편안하게 할 뿐만 아니라, 간과 연결되어 있기에 몸에 생기를 준다. 그리고 쉴 때는 제대로 눈을 감자. 눈만 잘 감아도 알파파가 시작된다. 알파파는 휴식이 시작되고 우뇌가 열리는 창의력의 샘이다. 활동할 때는 제대로 환하게 밝혀서 보고, 잘 때는 제대로 암막지 커튼이나 안대로 컴컴하게 하여 자는 습관을 기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