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비키의 명상 24시] 산해진미·산삼보다 몸에 더 좋다는 꿀잠 잘 자려면

출처 구글

 

[아시아엔=천비키 <아시아엔> ‘명상’ 전문기자, 본명상 코치] 잠은 가장 수동적이지만 매우 적극적인 휴식이며 어찌 보면 음식, 운동보다 건강에 있어 필요한 요소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만사가 힘들고 귀찮다. 젖산이 쌓이고 활성산소가 쉽게 생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피곤하면 맛도 잘 모를 뿐더러 소화나 흡수도 더디다.

상당수 사람들은 과거 내가 겪었던 것처럼 잠 부족을 호소하면서도 밀도 높은 수면을 위해 기본적인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명상가들 중에서도 “모든 게 마음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에 따라 마음수련만 하면 수면이 저절로 되는 걸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숙면을 위해서는 우선 마음을 써서 잠자리 환경을 잘 만들 필요가 있다. 혹시라도 당신도 오래 누워 있으면서도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거나,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피로가 그대로 쌓여있다면 기본적인 수면환경을 놓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다음 사항을 점검해 보자.

첫째, 침실에 어떤 조명 즉 희미한 불빛조차 모두 끈다.

필자는 과거 10시간 내지 14시간까지 잠을 잤었다. 하지만 늘 한숨도 못 잤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여러 요인 중 하나는 잠들기 직전까지 핸드폰이나 텔레비전 모니터를 쳐다본 것이다. 불을 켜고 자거나 핸드폰이나 텔레비전에 노출된 채 잠을 자면 실제 우리 뇌는 자는 것 같이 보여도 실제로는 깨어있는 것과 같다.

멜라토닌이라는 수면호르몬은 깊은 뇌 속 송과체(松果體)에서 만들어지는데 어두움의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10룩스 미만의 희미한 불빛에도 멜라토닌 분비는 억제가 되니 정말 숙면을 하려면 칠흑같이 어두운 수면 환경이 중요하다.

특히 눈 앞에서 바로 펼쳐보는 핸드폰 불빛은 너무나 강렬해서 시야에서 멀어진 뒤 30분까지도 뇌에 영향을 준다. 당연히 그만큼 뒤척이다가 잠들게 되는 것이다.

둘째, 베개와 침구류를 점검한다.

머리와 목뿐 아니라 어깨를 이완시키기 위해 경추 베개를 추천한다. 나이가 들수록 힘이 빠지면서 목이 굽으며 휘어지기 쉽다. 게다가 현대인은 핸드폰, 컴퓨터, TV 시청 등의 생활로 꼿꼿하게 머리를 세우기보다는 턱이 빠져 거북목이 되거나 목디스크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자는 동안 베개를 경추에 받쳐 목뼈를 바르게 펼 필요가 있다. 급할 때는 흰수건을 돌돌 말아 경추 아래에 밀어 넣고 이완시킨다.

베개의 재료로 쿠션형이나 솜은 삼간다. 열을 품어 머리를 뜨겁게 하기 때문이다. 대신 나무나 황토, 메밀 등은 열을 시원하게 발산하므로 베갯 속으로 적당하다.

셋째, 잘 자기 위한 옷차림새인지를 살펴본다.

일하는 낮 동안 우리의 삶은 얽매이고 어딘가에 조여있으며 옷이나 장식 등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넥타이, 허리띠, 시계, 안경, 악세사리, 하다못해 양말과 속옷, 코르셋 등에 숨막혀 있다. 잘 때만이라도 풀지 않고 벗지 않으면 우리 몸의 장부와 세포, 신경 등이 어떻겠는가?

잘 자려면 피부도 숨 쉬어야 하고 온 몸도 풀어져야 한다. 집에 오면 고무줄조차 없는 느슨하고 헐렁한 잠옷으로 갈아입자. 체온 유지만 괜찮다면 알몸으로 자는 습관도 조금씩 들여보자.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이브처럼 모든 것을 벗어 숨통을 여는 것이다. 하루의 고된 의복과 짐에서 해방돼야 한다. 해방감의 개운함 속에 잠은 저절로 밀려온다.

넷째, 소음과 습도를 조절한다.

필자는 자기 전에 수건을 적셔 머리맡에 두고 잔다. 아주 건조한 곳에서 잘 때에는 마스크에 물을 적셔 쓰고 자기도 한다. 적당한 습도가 유지되어야 코와 입이 마르지 않아 촉촉한 코로 고른 호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도 고와진다. 귀마개도 하고 자는데 하루 종일 소음에 시달린 귀가 고요 속에 잠겨 침묵의 소리를 듣게 되면 평정심 속에 들뜬 기운도 가라앉아 조금씩 의식이 깜빡깜빡 명멸하며 잠이 오게 된다.

수면환경이 다 조성된 지금, 이제 잠자리에 들기 전 명상으로 하루를 마감하자.

몸을 씻고 감사일기를 쓴다

자기 전에 우리는 비누로 세수를 하고, 몸을 씻고 잔다. 마음은 무엇으로, 어떻게 씻을까? 감사일기를 써서 얼룩진 기억이나 감정을 씻어내 버린다. 아쉽고 힘들었던 일, 해결 안된 일들, 해야할 일 등 머리 속에서 잠을 방해하는 얼룩들은 교훈으로, 배움으로,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다.

감사의 마음으로 하루 일을 되돌아 보면 성장을 위한 좋은 약으로 탈바꿈한다. 의식을 가장 빠르게 변성시키는 방법 또한 잠자기 직전 하루를 돌아보고 성찰하며 감사로 전환하는 것이다. 필자는 상념의 찌꺼기들로 몸과 마음을 뒤척이는 시간을 줄이고 좀더 일찍 잠에 들게 되었다. 매일 자기 전에 쓴 감사 일기덕분이다..

간단한 기혈운동으로 몸을 풀고 잔다

한때 잠자리에 누울 때 ‘에고, 에고’ 또는 ‘아이쿠···’ 소리를 열심히 살았구나로 해석하며 회심의 미소로 잠든 적이 있었다. 완전히 착각이었다. 몸의 차원에서 볼 때 그 소리는 피로하고 고단하니 풀어달라는 소리였다.

몸을 달래주는 마음으로 천천히 호흡을 하면서 5~10분간 몸을 털거나, 치거나, 펴고, 비비며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풀고 잠들기 시작했다. 잠들기 전에 짧게 몸을 풀고 자는 것과 그냥 하루의 피로를 온 몸에 담은 채 잠드는 수면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직접 해보고 느끼시라. 필자도 그 차이를 온 몸으로 인지한 후부터 아무리 피로해도 그냥 잠드는 경우는 거의 없게 되었다.

피라미드 자세로 좌정 후 명상에 든다

잠시 3분 정도 피라미드 자세로 좌정을 한다. 그리고 감사일기에 썼던 내용들을 떠올려본다. 영화 감상하듯 바라보면 하루가 파노라마처럼 스쳐가고 어느 순간 졸음이 밀려온다. 밀려오는 잠의 물결을 타고 천천히 누워서 두 손을 단전을 감싸도록 놓는다. 10회 정도 날숨에 배가 바닥에 붙을 정도로 온몸을 수축하고 들숨에 배를 부풀리며 온몸의 세포를 맑은 기운으로 충전한다.

호흡이 깊어질수록 의식은 저절로 두 손이 놓여진 아랫배로 내려간다. 배가 따뜻해지면서 온몸이 기분 좋게 풀어진다. 마음 속으로 “응, 그래 좋아. 온 생명에 감사합니다” 하고 속삭인다. 소리없는 메아리가 돌고래의 음파처럼 온 몸에, 자는 공간에, 온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그리고는 온 몸에 힘이 하나둘씩 빠지면서 나는 까마득한 저 너머 본연의 세계로 침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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