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비키의 명상 24시] 새봄, ‘의도 명상’ 통해 맑고 고운 ‘마음 씨앗’ 틔우시라
[아시아엔=천비키 <아시아엔> ‘명상’ 전문기자, 본명상 코치] 강의자료를 찾으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순간 우측 하단에 번쩍하며 ‘딩동’ 소리와 함께 팝업광고 창이 떴다. 미간을 찌푸리며 “언제 설치가 되었지?” 하고 힐끗 눈길을 주었다. 주자마자 그 작은 박스는 나를 집어 삼켜버렸다.
다이어트 광고, 그것도 뱃살집중이었으니! ‘먹으면서도 한달 5kg 감량’, ‘가만히 있기만 해도 빠지는 기적’이라는 요란한 문구다. 내 새해목표를 어찌도 이리 잘 알았지? 새해맞이 행사로 가격도 할인해 준단다. 판단할 겨를도 없이 자동적으로 클릭했다. 늘 사진 2장이 있다.
비포(before)란에는 뚱뚱하고 인상을 쓰며 힘겹게 운동을 하는 모델, 그리고 애프터(after)란에는 우아한 표정의 날씬한 모델이 즐겁게 운동하면서 맛있게 음식을 먹고 있다. 날씬한 모델 하단엔 “요요현상도 없다”는 체험수기가 있다. 몇 편을 단숨에 읽고, 동영상까지 살펴본다. 더 좋은 다른 제품은 없을까? 또 다른 사이트를 열어 가격과 성능을 비교하기 시작한다. 이리저리 눈품을 팔며 열고 닫다보면 아뿔싸! 30분이 훌쩍 지났다.
이처럼 잠시 팔린 정신으로 해야 할 일은 못하고, 후회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공부할 때, 수업 도중에, 미팅할 때도 종종 벌어진다. 몸은 여기에 있고 지금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나도 모르게 어느새 생각이 딴 곳으로 가있는 것이다.
이 때 우리에게 필요한 힘은 무엇일까? 집중력이다. 우선 무엇부터 집중해야 할까? 그 시작은 의도이다. 왜 여기에 왔는지, 무엇을 위해 여기에 있는가?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그 뜻부터 명확히 세우는 것이다.
의도는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작용이다. 의지와 의도의 차이는 무엇일까? 필자는 이렇게 말한다. 의지(意志)는 “뜻을 세워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라면 의도(意圖)는 “가슴에서 울리는 심원한 것으로, 행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떨림”이라고. 기꺼이 행동하는 에너지상태가 바로 의도다. 한자로 풀면 좀더 가슴에 와닿는다. 뜻 ‘의’, 그림 ‘도’, 말 그대로 “뜻을 담은 그림”이다. 그림을 그리듯 뜻을 선명하게 그려 생생하게 맛보고, 느끼며‘이루고 싶어 행동하게끔’ 만드는 강한 이끌림의 에너지인 것이다.
이 의도의 힘을 키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의 움직임에는 그 자신이 인식을 하든, 하지 않든 의도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즉, 인간은 끊임없이 생존을 위해 밥을 찾아 움직였기에 그 ‘동작’과 ‘방향’에는 늘 의도가 깔려 있다. 나도 모르게 하는 눈의 깜빡임과 재치기에도 뭔가를 해소하거나 이루기 위한 몸의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다.
이 숨어있는 의도를 의식을 빛으로 비추어 명확히 하고, 분명히 할 때 우리는 습성대로 살아온 삶을 끊어내고 새롭게 살 수가 있다. 몸의 방향을 바꾸고 마음을 바꿀 수 있다. 인류사에 업적을 남기거나 성공한 사람들, 그리고 존경받는 인물들 특징을 보면 그들은 모두 강력한 삶의 의도를 갖고 이를 실행한 사람들이다.
가령 이런 삶의 형태가 아닌가 싶다. 자신의 의도에 맞는 사람을 만나고, 의도에 따른 책을 읽으며 활동을 한다. 자신의 의도를 눈에 쉽게 띄는 곳에 붙이고, 자주 바라보며 메모지에 적어 지갑이나 속 호주머니 등에 소중히 품어 느낀다. 새해를 맞아 붉은 태양을 안고 원대하게 시작한 의도를 오래 간직하며 생명력 가득한 일상을 살고 싶은 당신, 의도의 명상을 함께 해보자.
의도의 명상
1. 의도를 노트 등에 적는다.
2. 명상자세를 취한 후, 아무 것도 하지 말고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며 침묵한다.
3. 몸과 마음의 평정이 이뤄지면 천천히 적어놓은 의도를 가슴으로 읽는다. 마음 속 깊은 침묵의 소리지만 온 세포가 들을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들려준다.
4. 호흡을 하며 그 의도를 온몸으로 느낀다. 잡념이 들면 눈을 뜨고 의도를 바라보며 2.부터 반복한다.
5.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몸과 마음이 고요 속에 의도로 가득차면 의도조차 놓아버린 채 그 느낌 속에 그대로 머문다. 감사로 마무리 한다.
의도의 씨앗을 꽃 피우려면 가슴에 깊이 품고, 고요 속에 침잠하여 씨앗을 심을 시간이 필요하다. 컴퓨터를 켜기 전에, 공부 전에, 강의를 듣기 전 또는 미팅 전에 짧게 의도를 세우고 호흡으로 느껴보자. 그 작은 차이가 내 삶을 명품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