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비키의 명상 24시⑥] 마음을 담은 눈빛은 빛보다 멀리, 빠르게 간다

[아시아엔=천비키 본명상 코치] 필자는 CEO 특강에 가면 이렇게 시작한다.

“대체 어떤 효과가 있길래 세계적인 CEO들은 그 분주한 삶 속에서도 명상을 할까요?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생전 하루도 빠짐없이 선명상을 하였고, 오프라 윈프리는 하루 20분씩 명상을 한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즈>를 제치고 가장 빠르게 미디어의 여왕이 된 <허핑턴포스트>의 아리아나 회장은 과로로 쓰러진 후, ‘지혜의 원천인 직관을 키우는데 명상만큼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효과를 지닌 훈련법은 어디에도 없다’며 명상을 한답니다. ‘야후’ ‘구글’ 등 세계적 기업은 사내 명상프로그램과 명상룸이 있지요. 최근 삼성에서도 사내 자체 명상앱으로 직원들이 언제든지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쯤 되면 수강생 리더들은 자세를 고쳐앉고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도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실리콘벨리에서는 명상이 유행입니다. 도이치뱅크처럼 금융산업 종사자들에게도 인기라고 하는데, 머리를 많이 쓰는 업종일수록 명상에 관심이 높습니다. 명상은 미국상류층의 주류문화로 자리잡고 있으며 병원에서는 명상법을 약 대신 처방전으로 쓰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합니다.”

수강생들 눈빛은 점점 살아난다. 이럴 때 나는 한번 더 묻는다.

“자, 과연 명상이 무엇일까요? 온전히 휴식하는 것, 스트레스를 푸는 기술, 두뇌활용법…. 맞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쫓기는 리더분들에게는 효과적인 휴식이 절대 필요합니다. 온전하게 쉬는 것은 바로 명상의 최고 효과입니다. 이 귀중한 시간, 목적지는 세상에서 가장 깊고 먼 곳, 바로 내면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핸드폰은 항공기모드로 바꿔주세요.”

끊임없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CEO로서는 연락줄을 끊는다는 게 쉽지 않다. 그렇지만 지금 강의장에서처럼 ‘폰을 내려놓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 그들의 눈빛은 확 달라진다. 휴대폰에 빼앗겼던 수십개의 눈동자가 일제히 내게로 쏠리는 순간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진다.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겁고도 평정한 에너지는 강사인 내게 그들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할 기운을 전해준다. 성공한 CEO나 자신의 소신대로 살아가는 분들의 눈빛은 강렬한 기운과 총기로 반짝인다. 나는 그들의 눈빛이 어떤지, 시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관찰해 보면서 어떤 명상 레서피로 감동을 일으킬지 준비한 명상법을 꺼낸다. 그들에게 특별히 전하는 명상은 자세명상, 호흡명상과 더불어 관점을 바꾸는 ‘바라보기 명상’이다. 리더는 수많은 변화 앞에서 순간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러려면 순발력과 유연성이 필요하다.

먼저 그림을 보여준다.

천비키_사진1

“다음 그림에서 무엇이 보이나요? ‘싫다’라는 ‘hate’를 읽으신 분도 있고, ‘Love’라는 사랑의 단어를 보신 분도 있네요. 이제 여기 두 번째 그림이 있습니다. 무엇이 보이나요? 컵이 보이신다구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마주보는 모습이 보인다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젊은 남녀가 마주보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지 않느냐는 분도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요?”

천비키_사진2

그림을 한참 바라보는 그들의 눈은 힘있고 매섭다. 이내 다 꿰뚫어 보았는지 경쾌하게 ‘아하!~’ 소리를 내며 미소 짓는다. 알아차린 눈빛은 부드럽다.

“다 보셨나요? 그림 하나에 사랑도, 미움도 있습니다. 축 쳐진 어르신도, 즐거워 하는 젊은이 모습도 있지요. 이 둘은 상호보완적으로 어느 것 하나가 없다면 다른 것도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양자물리학에서는 상보성의 원리라고 하지요. 마치 빛이 없다면 그림자도 없고, 앞면이 없다면 뒷면도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지요. 중요한 점은 우리 뇌는 한순간에 한 가지 생각만 할 수 있듯, 한순간에 한 가지 그림밖에 볼 수 없다는 겁니다. 선생님들은 매순간 자신에게 일어난 일 중에 무엇을 보고 어떤 선택을 하고 있습니까?”

어떤 마음과 태도로,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자신이 선택하는 거다. 누구도 강요하지 못한다.

“특히 리더들에게는 어떤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는 중요하지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주기 때문입니다. 직원관리, 위기관리, 리더십 발휘, 타업체와의 경쟁, 가장으로서 가족을 돌볼 책임도 많지요. 제가 아는 임원이 있는데 최근 직원이 실수로 아주 큰 일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평소 같으면 큰 소리 치고, 야단났을 텐데 그 순간, 평소에 익혀왔던 명상이 생각나더랍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화가 난 자신을 바라본 후, 잠시 그 직원에게 시선을 떼었답니다. 그리고 창밖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하고 그 느낌을 멈추니 어떤 에너지가 느껴지더랍니다. 마음이 열리며 평정심이 일어나고 부하직원을 바라보았는데 놀랍게도 ‘저 친구 얼마나 당황했을까? 고의로 그런 게 아닐 텐데….’ 하며 오히려 위로의 마음이 들었다는 겁니다. 미팅 후 한 팀장이 와서 ‘상무님께서 그 상황에서 평소 같지 않으셔서 정말 놀랐다’고 얘기해 주더랍니다. 이런 간단한 방법으로 부하에게 인정받을 수 있어서 너무 뿌듯했다며 자랑하더군요.”

리더 수강생들이 내게 공감하는 가운데 드디어 명상을 시작한다. “이제 보기 싫은 사람 봐야 하고, 내키지 않는 미팅을 해야만 하는 현장에서 관점을 바꾸는 명상을 해볼까요? 리더 여러분들의 그 강열하고 빛나며, 맑은 눈으로 상대를 어떤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겁니다.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의도하고 바라보세요. 이때 어떤 현실이 펼쳐질까요?”

관점을 바꾸는 ‘바라보기 명상’은 <매거진N> 5월호에 이어 아래와 같이 계속된다.

? 눈과 목을 충분히 풀고 360도로 주변을 천천히 바라본다.
? 내 몸과 마음에 끌림이나 울림을 주는 대상을 응시한다. 몸을 움직여 가까이 다가가도 좋다.
? 바라볼 때 몸 어디에서 느껴지는지,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드는지 주의깊게 인식한다.
? ‘살아있음’ ‘충만감’ ‘평화’ 등 받은 느낌을 증폭시키기 위해 소리를 내어 말로 표현해 본다.
? 눈을 감고 나를 힘들게 한 대상이나 상황을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다.
? 의도적으로 사랑의 마음을 갖고 좀더 깊이 상대를 바라보며 하고 싶은 말을 자신과 상대에게 나즈막히 들려준다.
? 눈을 뜨고 내 마음을 열어준 대상과, 나를 힘들게 했던 일과 사람에게 미소와 감사를 전한다.

마음을 담은 눈빛은 빛보다 멀리, 빠르게 간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각자에게 있다. 힘 있고 높은 사람이 변하면 좀더 빠르게 변할 수 있다. 리더들이여, 호수같은 당신의 깊은 눈으로 세상을 관조하라. 당신이 원하는 행복과 사랑의 의도로 세상을 바라보면 현실에서 사랑 가득한 가족과 능력 있는 직원이 나와 함께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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