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원 칼럼] 국방부 장관이라도 대행체제 조속히 끝내야

2022년 5월 9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입구에 원래 붙어 있던 합동참모본부 현판이 제거되어 있다. 한달 가까이 장관 대행체제가 지속되는 국방부 모습을 보는 듯하다.

지금은 국가의 위기다. 우리 스스로 위기를 불러왔다. 전쟁은 작을 불씨로 시작합니다. 적이 오판하거나 우리가 실수할 때 큰 전쟁으로 이어진다. 적이 우리를 침공하지 못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내부를 향한 총질이 극에 다다를 때가 가장 위험하다.

한반도는 유사 이래 군사 강국에 포위되어 안보가 위태롭지 않은 적이 단 하루도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나라가 작아도 온 국민이 단결하면 적이 우리는 함부로 넘보지 못하고 또 어떠한 난국도 극복했다.

국회는 대의(大義)를 위해 사익(私益) 버리고 조속히 국방부 장관을 임명하기 바란다.

1945년 광복 이후 지금처럼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모두 대행 체제로 운영된 적이 단 하루도 없었다. 그만큼 위기라는 사실이다.

특히 국군통수권자가 대행의 대행 체제이고 국방부 장관마저 대행 체제로 운영되어 군사적 지휘부가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대통령의 대행의 대행은 어제(12.29) 발생한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 수습에도 여념이 없을 뿐더러 고도의 군사 전문성과 막중한 책임감이 요구되는 군사 상황 관리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한반도는 종심 거리가 매우 짧아 단 분 이내에 엄청난 희생자가 발생한다. 우리의 적은 남한 전역을 순식간에 초토화시킬 수 있는 모든 전력을 갖추었다. 시간 싸움에서 우리가 질 수 있는 상황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국가의 전쟁지휘부가 소멸되면 첨단무기와 최정예의 군사를 갖고도 어이없이 패배한다.

우리가 이토록 힘들여 쌓아온 국가의 번영과 자유 민주주의가 단 한 번의 실수로 잿더미로 변하는 상황을 상상하면 평범한 소시민일지라도 불안에 몸서리를 떨게 된다.

평시 국방부 장관은 군사 상황을 총괄하고 국방부 차관은 내치(內治)에 치중하여 상호보완적 임무를 수행한다. 국방부 차관의 장기간 권한 대행 시 군사 상황관리 및 전투력 지원 모두 막대한 차질이 발생한다.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고 영호남 지역이 따로 없다. 오직 국가 하나만 존재한다.

우리는 불과 80여 년 전에 나라 잃은 서러움을 당했고, 그 얼마 후 전쟁도 치른 나라다. 안보를 훼손하는 그 어떠한 행위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의 오만 불손과 나태 무능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민주당은 소아(小兒)적 자세를 버리고 국방부 장관을 임용하는 용기를 보여주기 바란다. 정쟁에 능한 정당 못지않게 국가 운영에도 능하고, 국가 위기관리도 빈틈이 없다는 포용을 보일 때 등 돌린 반쪽 국민도 두 손을 내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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