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아덴만작전’ 지휘 한민구를 주목하는 이유
2011년 1월 해군 청해부대가 아덴만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주얼리 호를 급습, 인질을 구출하였다. 해적과의 협상은 없다는 한국정부의 의지를 힘으로 뒷받침한 작전이었다. 국가가 군사력을 기르는 것은 이런데 활용하기 위해서다. 아덴만에 해군력을 전개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영국 등 몇 나라에 지나지 않는다. 국력이 일취월장하는 중국도 아직 어림도 없다. 해양력 신장이란 그냥 돈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명작전의 성공이 우리 국위를 한껏 선양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전통적 해양강국 영국과 미국이 한국을 다시 보게 되었다. 3면이 바다인 우리로서 국가전략의 핵심으로 해양력을 중시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다. 초대 국방부장관 신성모는 영국 선장 출신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초기에는 육해공군이라고 부르지 않고 꼭 해륙공군이라고 불렀다. 미국에서 많은 망명세월을 보낸 그는 해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래로 부산과 목포 등지에 세워진 국립 해양대학교는 우수한 해원의 요람지였다.
이번 청해진호 사건에서는 국민의 公賊 유병언의 탐욕, 선원들의 무책임한 행태와 해경의 무능력이 만천하에 들어 났지만, 해양대 출신 선원의 원래 기질은 그렇지 않다. 박정희 대통령의 조국근대화를 뒷받침한 것은 구로공단의 여공과 함께 원양선단에 의한 참치잡이였다. 월남전 참전용사와 독일 광부, 간호사의 봉급이 들어온 것은 그 다음이다.
아덴만 여명작전은 합동참모본부의 합동작전의 개가였다. 청해부대의 활약은 손발이었고 두뇌와 신경은 우리 합참의 지휘·통제·통신·정보 체계였다. 이는 그동안 국민 세금으로 이룩한 군현대화의 결과였다. 얼마 전 빈 라덴을 사살하는 작전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작전지휘관 옆에 수수하게 앉아 있는 광경이 방영되어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 여기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이 완전작전을 가능하게 한 것은 전 세계에 걸친 미군의 작전체계이다. 중국도, 러시아도 어림 없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에 버금간다. 한미연합사령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민구 신임 국방부장관 지명자는 당시 합참의장으로 아덴만 여명작전을 총괄 지휘하였다. 사단이나 함대 등 단위부대를 지휘하는 것과는 달리 합참의장은 거대한 합참의 군사지휘시스템이 한치도 어긋나지 않고 정교하게 움직이도록 시스템을 유지 통제한다. 합참의 군사지휘본부는 외부 접근이 극히 통제되어 있어 그 전모를 알고 있는 것은 합참에 근무한 경험이 있지 않으면 장군이라 할지라도 잘 모른다. 따라서 국민 일반에 구구하게 설명할 수는 없으나 영화에 나오는 미군들의 작전시스템을 방불케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북한이 통합군체제를 갖고 있지만 지휘통제통신체계는 도저히 우리를 따라오지 못한다. 돈과 기술 때문이다. 즉 국력의 차이다.
김관진 장관이 기본에 충실한 군대를 만드는데 집중하였다면 한민구 신임 장관 내정자는 거대한 국방조직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여나가도록 지휘통솔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군에는 아이젠하워식 지휘와 맥아더식 지휘가 있다. 한민구는 중용을 중시하는 충청도인의 기질과 의병장 손자로서 기백도 아울러 갖추었다.
육사 졸업후 서울대에서 서양사를 공부한 학도로서 인문학 폭도 넓어 활약이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