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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무의 진료실] 진료의 조건

나만큼 소통이 잘 안 되는 사람이 있을까? 소통의 전제는 대화다. 혼자서 중얼거리면 독백이라고 하니 대화는 당연히 상대가 있어야 한다. 한두 마디 대화는 가능하지만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에는 도통 자질이 없다. 의사로서 생활하면서 터득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대화, 소통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환자와 대화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데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돌이켜 보면 […]

[박선무의 진료실] 다시 신뢰를 생각한다

참 오랜만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글을 읽었다. 평소 참 마음에 와 닿는 글을 많이 쓰신다고 생각하던 최재천 교수님의 <조선일보> 2013년 12월 31일자 칼럼 ‘신뢰와 칫솔’을 읽었다. 신뢰란 서로 믿고 의지하는 상태이지만 완벽하게 대칭되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내가 믿고 싶고 상대가 나를 믿지 않으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어릴 적 어른들 말씀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그저 흘러가는 […]

[박선무의 진료실] 신자(信者)와 힉스입자

영어로 believer는 ‘믿는 사람’이라는 의미다.?faith는?일반적인 믿음과는 조금 다른 종교적 의미의?신앙(信仰)과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러면 무엇을 믿는가. 교회, 성당, 절, 모스크(이슬람 사원) 등에 다니는 사람들은 ‘믿는 사람’이라고 하면 ‘아 그러십니까?’ 혹은 ‘아, 예’라며 마치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인 듯 반가워한다. 또는 서로의 믿음에 찬사를 보내거나 좋은 일을 실천해야 한다며, 말의 시작과 끝, 혹은 도중에 신을 찬양하거나 […]

[박선무의 진료실] 번역작업

[박선무의 진료실] 번역작업

일본의 내과의사 가카우치 요시유키씨가 저술한 책, 몸 구조와 병을 아는 사전을 의뢰 받았던 날이 한참이나 되짚어 봐야 하는 시간이 지나갔다. 세월이 빠른 것인지, 내 기억이 마치 어제 밤늦게까지 번안된 자료를 이리저리 뒤적거리던 생각이 아직도 새록새록한 것을 보니 쓸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는 것이 쉬운 듯하면서도, 재주만큼 나오지 않거나 생각대로 글이 나오지 않을 때는 스트레스로 […]

[박선무의 진료실] 원격통신, 원격의료

커뮤니케이션(communicaitons)은 소통, 대화, 통신이란 의미로 알려져 있다. 이는 누군가의 말, 생각, 등을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다는 의미이다. ‘tele-’는 ‘멀리 떨어진’이란 뜻이다. 즉 원격(遠隔)이다. 그래서 이 두 단어가 합쳐지면 telecommunicaitons 즉 원격통신이 된다. ‘멀리 있다’라는 말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딱히 정해 놓은 거리가 없는 것 같다. 펜스 근처에 떨어지는 공을 주워서 […]

[박선무의 진료실] 와각지쟁

하긴 와각지쟁(蝸角之爭)으로 보일 것이다. 십수조인지 수십조인지 아니면 수백조인지도 모를 나라의 명운을 걸고 일을 하는 분들은 얼마나 가소로울 것인가. 이 틈에 와각지쟁(달팽이 촉각 위에서 싸움, 하찮은 일에 싸우는 것)이란 고사도 한번 알게 되었으니 그들의 박식함에 감사드려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진료하는 의사, 그것도 질병과 관련되어 일을 하는 의사들은 그런 폭넓은 우주를 배우지 못했다. 설사 배웠다고 한들 쓸모가 […]

[박선무의 진료실] 천사의 미소

“어허허”, 언제부터인가?환이가 “아버, 아버” 하며 따라옵니다. “그래 말 잘 듣지” 하면 제 말은 잘 따라 합니다. 그런 환희가 오늘은 병원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것도 노란 링거액을 맞으면서. 오늘도 환희는 웃습니다. 나를 바라보면서, 환이는 오늘도 “아~녕” 하고 인사합니다. “어 어” 그것이 환이가 할 수 있는 말의 전부인가 봅니다. 그런 환이를 보는 사람들은 가련한 눈짓을 지어봅니다. 환이는 그렇지만 […]

[박선무의 진료실] 우리 동네 ‘준이’ 이야기

우리 꽃동네에 가족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 장애가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최소한 정신적 장애 한 가지는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누가 장애인이고 아닌지 헷갈릴 때가 많다. 그래서 그런지 부랑인으로 지내다가 몸에 병이 생겨 우리 동네에 오면 얼마 가지 못해서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단지 그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장애로 지내니 그 […]

[박선무의 진료실] 치매예방, 생활습관에 달렸다

치매는 영어로 ‘dementia’라고 하는 데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서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네이버사전)고 한다. 영어로도 정신이 없다는 의미인데 한문을 보면 어리석다는 치(癡)자와 어리석다는 매(?)자를 쓰고 있다. 두 번이나 어리석은 것이다. 한번 어리석은 행동을 해도 사람들이 고운 눈초리로 바라보지 않는데 하물며 두 번씩이나 반복해서 하니 오죽하겠나 싶은 생각이 든다. 치매는 알쯔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등이 […]

[박선무의 진료실] 손톱, 발톱 그 참을 수 없는 번뇌

[박선무의 진료실] 손톱, 발톱 그 참을 수 없는 번뇌

우리가 살아가면서 매일 하는 것 하나 꼽으라면 밥을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한 순위가 될 것 같다. 가령 1~2주일에 한번 신경 써야 하는 것을 꼽으라면 글쎄, 손발톱 관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손발톱(nail)은 무심코 지나기에는 사실 좀 까탈스러운 면이 있다. 특별히 예쁘게 보이게 하려면 치장을 하고, 소위 메니큐어를 하게 되지만, 그런 화려함을 자랑하고 싶지 않다면 잘 […]

[박선무의 진료실] 통증에도 등급이 있다

의사라고 하면 질문이 아픈 곳에 대한 것들이다. 혹은 가족 중에 누가 어찌 아픈데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이다. 이전에는 그런 질문이 어떤 분야에 관한 것, 예를 들면 내가 외과의사이니까 외과적인 것만 물어보는 것은 아니었는데 이제는 ‘저 외과 의사요’라고 이야기 하면 다른 질문은 쑥 들어간다. 질문의 내용도 여러 가지이지만 들어보면 사실 진료실에서?이루어지면 좋을 법한 내용들이 많다. 그러나 요즈음은 […]

[박선무의 진료실] ‘아, 불쌍한 사람들!’

영화 ‘레미제라블’이 나왔다기에 어느 휴일, 조조 티켓을 끊어 가족과 함께 영화관으로 갔다. 딸 아이는 영화가 끝난 뒤 여운 때문인지 한참동안 멍한 모습이었다. 그랬다. 영화 속 주인공 ‘장발장’은 불쌍했다. 육당 최남선은 레미제라블을 ‘너 참 불쌍타’라고 번역했다고 한다. 소설 ‘레미제라블’은 당시 시대상황을 극적으로 잘 묘사한데다 일각에서는 사회참여 의미를 부여하기도 해 많은 반향을 일으켰던 것 같다. 사회는 복잡한 […]

[박선무의 진료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간병비’ 시대

Patients burdened by high cost of caregivers(월 200만원, 배보다 배꼽이 큰 간병비/중앙일보 3월25일)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라고 ‘건강한 100세’를 누릴 것이라는 각 개인의 희망이 담긴 메시지는 매우 반갑습니다. 마지막 그날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가족들과 도란 도란 이야기하다가, 꿈꾸듯이 마감을 하는 그런 행복을 기대하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무병 무탈하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모든 생물은 나이가 들면, 심지어 […]

[박선무의 진료실] 내가 아는 의사

1987년의 봄은 유난을 떠는 건조한 시기가 길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그래도 봄가뭄을 해갈하는 비가 드문드문 오기도 했는데 그러지도 않았던 것이다. 의무장교 훈련을 마치고 갈색 흙먼지를 뒤로?음성꽃동네에 부임하게 되면서 인연의 꼬리가 시작되었다. 막상 의사면허를 취득하였지만 그 순간까지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오히려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마치 거추장스런 장신구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남들은 그 부러운 의사가 되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이냐고 […]

[박선무의 진료실] 과유불급(過猶不及)

60대가 축구로 건강을?··· 각 연령대에 맞는 건강법 알아야 ?? 가끔 이곳에, 꽃동네, 근무하는 자신에 대해 질문이 온다. 처음 이곳을 정하고, 있던 자리에서 엉덩이를 뗄려고 할 때와 같은 질문이다. “왜?” 그러다 오랜만에 연락온 동기들의 모임에 갔을 때도 그랬다. “왜?” 마치 삶의 질문과 같았다. 그것은 나 자신에 대한 나의 의문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어찌된 일인지, 알고도 모른 척하는 […]

[박선무의 진료실] 잠 못드는 밤에

하얀 눈이 내렸다.? 속삭이듯 내리는 눈이 언제 멈출지 모르겠다. 도심의 눈은 회색빛 고층 건물에 비쳐 어두운 회색인데 비해 가평의 눈은 자연을 베개 삼아 내리는 눈이라 그런지 정말 하얗다. 문득 솜이불을 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평의 첫 겨울은 이렇게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족히 십리는 될 듯한 먼 산기슭에서 흉물처럼 높게 뻗은 굴착기며 온갖 기계가 골프장을 만드느라 […]

[박선무의 진료실] 의사에게 ‘폼잡는 것’이란?

오늘날 좋은 일이란 돈을 잘 버는 것이 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자~알 버는 것이다. 그 수단과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그나마 폼이라는 것을 중요시하기도 한다. “폼을 잡는다”라고 함은 일의 시작형태를 잡거나, 으쓱대고 뻐기는 예를 말한다. ‘개발에 편자’,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등은 어울림이 없다는 것, 폼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제차 탄다고 눈길 주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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