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를 돌아보면서 앞을 향해 걸었다 너를 향해 걸었다 내 희망은 단순한 것 내 믿음은 단단한 것 내 사랑은 단아한 것 돌아보면 그랬다 가난이 나를 단순하게
Author: 박노해
[오늘의 시] ‘기침 소리’ 박노해
찬 겨울 아침 어흠, 어른의 기침 소리 마당 위 얇은 싸락눈이 한번 날리고 갓 깨어난 참새들 대숲으로 난다 물동이를 머리에 인 누나가 발자국 소리
[오늘의 시] ‘序 그 여자 앞에 무너져내리다’ 박노해
그 해 첫눈이 펑펑 내리던 밤 엉금엉금 기어가는 마지막 호송차는 만원이었지요 그 바람에 규정을 어기고 나는 그 여자 옆에 앉혀지게 되었습니다 눈송이 날리는 창 밖만을
[오늘의 시] ‘가득한 한심’ 박노해 “양지바른 무덤가에 누워”
오늘은 한심하게 지냈다 일도 하지 않고 책도 읽지 않고 마루에 걸터앉아 우두커니 솔개가 나는 먼 산을 바라보고 봉숭아 곁에 쪼그려 앉아 토옥토옥 꽃씨가 터져 굴러가는
[오늘의 시] ‘살아서 돌아온 자’ 박노해 “거짓은 유통기한이 있다”
진실은 사과나무와 같아 진실이 무르익는 시간이 있다 눈보라와 불볕과 폭풍우를 다 뚫고 나온 강인한 진실만이 향기로운 사과알로 붉게 빛나니 그러니 다 맞아라 눈을 뜨고 견뎌내라
[오늘의 시] ‘우주의 가을 시대’ 박노해 “첫 서리가 내렸다”
첫 서리가 내렸다 온 대지에 숙살肅殺의 기운 가득하다 하루아침에 찬란한 잎새를 떨구고 흰 서릿발 쓴 앙상한 초목들 나는 텅 빈 아침 숲에 서서 하얀 칼날을
[오늘의 시] ‘하루’ 박노해 “감동하고 감사하고 감내하며”
여명은 생의 신비다 밤이 걸어오고 다시 태양이 밝아오면 오늘 하루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짐을 진 발걸음은 무겁고 느리지만 이 삶의 무게에 사랑이 있고 희망이
[오늘의 시] ‘가을 열매 소리’ 박노해 “도토리 산밤 잣 다래 개암”
가을 산은 숙연해라 태풍이 지나간 정적 속으로 도토리 산밤 잣 다래 개암 가을 열매들이 투신하는 소리 나 이 한 생에 그토록 성장하며 폭풍
[오늘의 시] 박노해 ‘오늘처럼만 사랑하자’···”작은 꽃씨처럼 가난할지라도”
오늘은 사랑 하나로 눈부신 날 오늘처럼만 사랑하자 검푸른 우주 어느 먼 곳에서 그대와 내 별의 입맞춤이 있어 떨리는 그 별빛 이제 여기 도착해 사랑의 입맞춤으로
[오늘의 시] ‘우울’ 박노해 “우울한 거리에서 우울한 마음으로”
우울한 거리에서 우울한 마음으로 유리창의 자화상을 본다 세상의 모든 우울이란 찬란한 비상의 기억을 품은 중력의 무거움 날자 우울이여 찬란한 추락의 날개로 우울을 뚫고
[오늘의 시] ‘은빛 숭어의 길’ 박노해
그 가을 고향 갯가에 노을이 질 때 나는 마른 방죽에 홀로 앉아서 바다로 떨어지는 강물을 바라보았지 숭어들이 눈부신 은빛 몸을 틀며 바다에서 강물 위로 뛰어오르는
[오늘의 시] ‘가을볕이 너무 좋아’ 박노해 “가만히 나를 말린다”
[오늘의 시] ‘숨 쉬는 법’ 박노해 “해와 달과 바람으로 쉬어라”
숨을 가슴으로 쉬지 말고 단전으로 둥글게 쉬어라 숨을 얕게 쉬지 말고 발뒤꿈치로 깊이 쉬어라 숨을 공기로만 쉬지 말고 해와 달과 바람으로 쉬어라
[오늘의 시] ‘사랑의 적’ 박노해 “사랑 때문에 애태우고”
사랑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하다 자신을 전면적으로 내어줄 사랑 하나 키우며 살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하다 누군가에게 존재 깊숙한 사랑과 믿음 확인 받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하다
[오늘의 시] ‘사람이니까 괜찮다’ 박노해 “넘어지지 않고는 걸음마를 배울 수 없으니”
사람은 괜찮다 넘어지지 않고는 걸음마를 배울 수 없으니 사람은 괜찮다 잘못 걷지 않고는 나의 길을 찾을 수 없으니 사람은 괜찮다 잃어보지 않고는 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