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기침 소리’ 박노해
찬 겨울 아침
어흠, 어른의 기침 소리
마당 위 얇은 싸락눈이 한번 날리고
갓 깨어난 참새들 대숲으로 난다
물동이를 머리에 인 누나가 발자국 소리 죽이고
숙취 어린 눈동자들 흠칫 옷깃을 매만진다
어흠, 이른 아침
어른의 기침 소리
정신 차려 자세를 가다듬는
맑고 차운 시대정신의 기침 소리
찬 겨울 아침
어흠, 어른의 기침 소리
마당 위 얇은 싸락눈이 한번 날리고
갓 깨어난 참새들 대숲으로 난다
물동이를 머리에 인 누나가 발자국 소리 죽이고
숙취 어린 눈동자들 흠칫 옷깃을 매만진다
어흠, 이른 아침
어른의 기침 소리
정신 차려 자세를 가다듬는
맑고 차운 시대정신의 기침 소리